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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수필이 현대적 감각과 균형을 맞춰 그림책으로 탄생
이 작품은 ‘규중칠우쟁론기’라는 옛 수필을 원작으로 하여 다시 글을 쓰고 그것에 맞게 그림을 그린 작품이다. 작자 미상이며, 언제 쓰인 것인지 정확한 연대를 모르는 옛 수필이지만, 우리 것에 관심이 많은 작가 이영경의 노력으로 새롭게 그림책으로 재탄생했다. 글을 직접 쓰고 그림을 그린 이영경은 이 책에 등장하는 바느질 도구와 옛 의복, 그리고 규방에서 사용되었던 문갑이며, 수예품 등을 자세하게 조사하여 그대로 그림책 속에 담아 냈다. 또한 우리 옛 노래의 운율을 충분히 살려 어린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까지 안겨 준다. 이 책은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안겨 주는데, 척부인(자), 가위 색시(가위, 바늘 각시(바늘), 홍실 각시(실), 골무 할미(골무), 인두 낭자(인두), 다리미 소저(다리미) 이 일곱 동무가 무대 앞에 한 사람씩 나와 각자 자랑을 하는 한 장면 한 장면은 어린이들을 이야기 속으로 쉽게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또 각 도구들이 생김새나 역할에 맞게 의인화되어 있어서, 지금은 흔히 볼 수 없는 몇몇 옛 바느질 도구들의 쓰임새를 쉽게 이해하고 알 수 있도록 돕는다. 더불어 일곱 동무와 빨강 두건 아씨가 서로 제일이라고 다투고 나서, 화해하는 이야기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각자 주어진 역할은 따로 있지만, 그 역할에 더 낫고 못한 것은 없다는 것, 어느 것 하나 보잘것없고, 소중하지 않은 것은 이 세상에 없다는 소중한 교훈까지 담고 있다. 한지의 아름다운 물성이 빚어낸 색다른 감동 표지와 내지 모두 고감한지 닥향을 사용해 한지가 주는 색다른 매력을 그림책에 한껏 담았다. 기존 작품과는 차별화된 감성으로 한지가 주는 부드러우면서도 거친 촉감, 종이 자체가 뿜어내는 부드러운 색감 등의 물성이 어우러져 특별함을 전한다. 이영경 작가가 한지에 그렸을 원화의 느낌을 더욱 원화에 가깝게 구현해 독자는 마치 실제 그림을 눈앞에서 한 장 한 장 넘기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한복부터 다양한 우리의 소품과 가구들이 세세하게 잘 표현되어 전시장에 온 듯하다. 독특한 누드 제본으로 소장의 가치를 더욱 높인 예술품 옛 수필의 이야기인 만큼 만듦새 또한 독자들에게 재미난 매력을 느끼게 한다. 마치 조선시대 책자를 만지는 듯한 독특한 누드 제본으로 옛날 이야기에 더욱 흠뻑 빠져들 게 만든다. 한땀 한땀 이어 붙인 실제본 형식으로 접어지는 가운데 부분이 접힘 없이 양면으로 쫙 펴진다. 그림의 굴곡 없이 양면이 시원하게 펼쳐져 보는 이들도 잘린 부분 없이 온전히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영문으로도 읽을 수 있도록 특별 부록 수록 맨 마지막 장에는 그림책 텍스트의 전문이 영문으로 실렸다.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전통 이야기와 그림을 국외 독자들도 동시에 한껏 빠져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국의 아름다움은 이미, 한국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다양한 나라 사람들과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 자체가 되었다. 이번 우리 고유의 이야기와 그림으로 빚어진 그림책이 또다시 한지라는 우리 고유의 종이를 만남으로써 더욱 국외 그림책 팬들에게도 신선하고 아름다운 감동이 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