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
작은 곡예사 할리돈
선장님을 찾아서 선장님의 극장 말하는 강아지 행운의 원숭이 자전거모자 절름발이 개장수 우리 안에 갇힌 할리돈 늙은 도박꾼 탈출 눈보라 등대 에스페란자 작품 해설 |
|
‘새로운 세상, 즐거운 책읽기!’라는 관점으로 세계 문학에 새롭게 접근한 다림 세계 문학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에스페란자》가 출간되었다. 그 동안 다림 세계 문학은 중국, 이탈리아, 불가리아, 아르헨티나 등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참신하면서도 새로운 문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해 왔다.
이번에 소개되는《에스페란자》는 북유럽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야곱 베겔리우스의 세 번째 작품이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주로 활동하며, 이제까지 많은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던 야콥 베겔리우스는 《에스페란자》를 통해 스웨덴은 물론 유럽에서도 주목받는 작가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했다. 《에스페란자》는 2003년에 스웨덴 최우수 아동문학상을 받았고, 스웨덴 최고의 문학상으로 불리는 아우구스트 스트린베리 문학상과 독일 청소년 문학상 후보에도 오르는 등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노르웨이 아동도서 비평가인 안네 새페르는《에스페란자》를 읽고 우리가 잊고 사는 너무나도 소중한 것들을 일깨워 주는 책이기 때문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 누구에게나 꼭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국내에 출간되는《에스페란자》는 스웨덴 출신의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잉에르 뤼덴이 그림을 그렸다. 잉에르 뤼덴은 섬세하면서도 환상적인 그림으로 한국의 독자들이 작품에 흐르는 스웨덴의 독특한 분위기를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 《에스페란자》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다. 주인공인 할리돈도 할리돈이 찾아헤매는 선장님도 할리돈이 만나는 사람들도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다. 심지어 할리돈을 우리에 가두는 개장수조차도 남모르는 외로움을 토로한다. 할리돈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배경도 화려한 분위기의 도시 모습이 아니라,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감도는 항구의 밤이다. 할리돈 이상으로 중요한 등장인물인 ‘말하는 강아지’는 할리돈과 여러 가지 면에서 닮아 있다. 둘은 정처없이 떠돌아다니고, 마음에 상처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누군가가 다가오면 긴장하고 경계한다. 한 가지 다른 점은 강아지는 혼자이지만 할리돈에게는 선장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할리돈은 여전히 선장님 외의 다른 사람에게는 마음을 열지 못한다. 할리돈은 강아지에게 냉정하게 대하면서도 이상하게도 자신의 자화상 같은 강아지를 계속 뿌리치지는 못한다. 절름발이 개장수에게 붙잡혀 우리에 갇히면서 둘은 하나의 계기를 맞게 된다. 개장수의 우리 안에 있던 수십 마리의 개들은 자신을 데려갈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러나 개장에 오랫동안 갇혀 있던 개들은 그런 희망마저 버리고 체념을 한 상태이다. 그런 쓸쓸한 모습을 한 개들을 보면서 할리돈은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그리고 우리를 나오면서 강아지도 같이 데리고 나온다. 외로운 할리돈이 마음을 열고 선장님이 아닌 새로운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순간이다. 그래서 작품 마지막에 보면 강아지에게는 ‘에스페란자’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다. 책의 제목이자 할리돈이 선장님을 찾는 과정에서 찾아 헤맨 배의 이름이기도 한 ‘에스페란자’는 ‘스페스’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희망과 기대를 뜻하는 말이다. 밤새도록 할리돈이 찾아 헤매던 것은 다름 아닌 희망이었다. 이제 에스페란자라고 이름 붙여진 강아지를 옆에 두게 된 할리돈은 자신만의 희망을 찾은 것일까? 적어도 더 이상은 외롭지 않을 것이다. 캄캄한 바다 위의 배들이 등대를 찾아가듯, 외로운 할리돈이 자신만의 절실한 희망을 찾아가는 모습이 더 간절하게 비치는 건 우리에게도 그런 외로움의 공간이 있고 할리돈과 닮은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리돈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샌가 할리돈을 응원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