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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학교가 끝날 때까지 아무도 가위바위보를 하지 않았다. ‘유치하게 가위바위보 왕이라니.’ 나는 속으로 잘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 혼자만 애들하고 멀어진 느낌이 들었다. 학교가 끝날 때까지 누구도 나하고 말을 안 했다. 사실 나도 애들이랑 잘 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같이 재미있게 노는 게 어렵다. _
--- p.17 “무조건 게임에서 이기는 것보다는 친구들이 다음에도 계속 계속 같이 놀자고 하면 더 기쁘겠지? 친구들이 같이 놀자고 하는 게 진짜로 이기는 거야.” --- p.58 은결이가 내가 한 번 더 이겼다고 큰 소리로 말해 줬다. 반 애들이 다 들었는지 나를 쳐다봤다. 기분이 좋았다. 보성이는 한 번도 못 이겼는데도 신나 했다. 결국은 내가 졌다. 그런데도 이긴 것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_ --- p.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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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있다고?
가위바위보, 구구단 배틀, 뒤뚱뒤뚱 두꺼비 콩알 먹기 보드게임까지. 교실에서는 매일 새로운 놀이가 펼쳐지지만 준호에게는 억울한 일만 생깁니다. 분명히 이겼는데 늦게 냈다고 트집을 잡히고, 친구가 혀를 쑥 내밀며 약을 올리는 바람에 구구단 대결에서 지고, 준호가 도와준 보성이가 게임에서 준호 대신 1등을 차지하기도 하죠. 분명히 내가 이겼는데! 원래 내가 이겨야 하는데! 화가 날수록 준호의 목소리는 커지고, 친구들은 준호의 곁에서 떠납니다. 결국 체육 시간, 준호는 혼자 남고 말았어요. 눈물을 펑펑 쏟는 준호를 꼭 안아 준 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친구들이 같이 놀자고 하는 게 진짜로 이기는 거야.” 하지만 준호는 이해가 가지 않아요. 이기는 건 이기는 거지, 어떻게 친구들이랑 같이 노는 게 이긴다는 걸까요? 준호의 마음에 알쏭달쏭 수수께끼가 생겨납니다. 그 답은 뜻밖의 순간에 찾아왔어요. 빙글빙글 빌리보를 돌리는 체육 활동에서, 누군가 준호의 등을 살짝 밀어 준 거예요. 준호는 뺨이 뜨거워집니다. 막 웃음도 나고요. 준호는 그 작은 손길 덕분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신에게도 친구가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용기를 내어 묻지요. “다음에도 나랑 같이 놀래?” · 서툴러도 괜찮아. 우리는 다 크는 중이니까! 준호는 나쁜 아이가 아닙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 큰데, 그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아직 모르는 어린이일 뿐이에요. 배다인 작가는 준호의 속마음을 1인칭으로 생생하게 들려 줍니다. “흥!” “치!” 하고 콧방귀를 뀌면서도 사실은 친구들의 웃음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는 준호의 모습에서 많은 어린이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지도 몰라요. 이 책은 준호 같은 아이에게만 필요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준호에게 핀잔을 주는 얄미운 은결이, 준호를 쏙 빼고 조를 짜는 친구들, 자신이 도움을 받은 만큼 준호에게 도움을 주는 보성이 등 교실 속 여러 아이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그럴 때 친구의 기분이 어떨지 자연스럽게 헤아려보게 되지요. 늘 “빽!” 소리를 지르는 친구에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을 수 있고, 사과를 받아 주고 다시 손을 내밀면 우리 모두 행복하고 즐거워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광주교육대학교에서 강의를 해온 배다인 작가는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말과 마음을 오래 들여다본 작가입니다. 작가는 친구 사귀는 것을 자전거 배우기에 빗댑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자꾸 넘어지지만, 계속 연습을 하다 보면 조금씩 잘하게 된다고요. 친구 관계 때문에 마음 졸이는 어린이들, 그리고 그런 아이를 곁에서 지켜보며 마음을 쓰는 부모님과 선생님께 『나랑 또 놀래?』가 따뜻한 응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조금 서툴러도 괜찮아요. 서로를 이해하는 법을 연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랑 또 놀래?”라는 말을 건넬 수 있을 거예요.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에요.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자주 넘어지듯이, 친구 사귀기도 비슷해요. 지금은 조금 서툴러도 괜찮아요. 준호도, 여러분도, 친구와 함께 활짝 웃는 날을 꼭 만나게 될 거예요.” - 작가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