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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론: 대처리즘과 좌파의 위기

1부 우파의 새로운 도전
1. 위기에 대한 대처
2. 거창한 우경화 쇼
3. 사회 민주주의의 ‘작은 시저들’
4. 제국의 반격
5. 차갑고 안락한 농장
6. 터널 끝에는 빛도 전혀 보이지 않고

2부 이론의 문제들
7. 국가와 사회, 1880∼1930
8. 대중 민주주의적 포퓰리즘 대 권위주의적 포퓰리즘:
‘민주주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두 가지 방식
9. 권위주의적 포퓰리즘: 제솝 등에 대한 반론
10. 그람시와 우리

3부 좌파의 위기와 혁신
11. 사회주의 이념을 위한 1980년대의 투쟁
12. 노동당 이념의 위기
13. 문화 격차
14. 국가: 사회주의의 늙은 임시 관리인
15. 미래를 직시하라
16. 무엇을 위한 재정렬인가?
17. 피플 에이드: 새로운 정치가 휩쓸고 있다
18. 우울한 선거, 선거의 우울함

4부 결론
19. 대처리즘에서 배운다

저자 소개

역자 : 임영호
현재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이다. 서울대학교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책으로는 ≪전환기의 신문 산업과 민주주의≫, ≪기술 혁신과 언론 노동≫, ≪민주화 이후의 한국 언론≫(공저), ≪스튜어트 홀의 문화 이론≫(편역) 등이 있다.
저자 : 스튜어트 홀 Stuart Hall
1932년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태어나 영국에 건너 와 활동한 문화 이론가이다. <뉴 레프트 리뷰>의 초대 편집장, 버밍엄 대학교 현대 문화 연구소 소장, 개방 대학교 교수 등을 지냈다. 이론적 저술뿐 아니라, <오늘의 마르크스주의> 등 잡지 기고, 텔레비전 출현 등 활발한 현실 참여 활동을 통해 영국 노동당의 노선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896g | 153*224*35mm
ISBN13
9788955660753

책 속으로

여기서 제시되는 이야기는 흔히 전략, 전술과 선거 정치의 리듬이라는 시급한 문제에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정치’는 항상 더 넓고 확장된 의미로 사용된다. 권력은 단순히 억압적이기만 하지는 않으며, 푸코가 말한 대로 늘 생산적이기도 하다. 정치는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이 중 하나는 좁은 의미에서 조합주의적이며 선거 중심의 정치 개념으로, 주로 노동당의 공식적인 사고와 전략을 지배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확장되고 다면적이며 헤게모니적인 정치 개념이다. 이는 정치를 ‘진지전war of position’으로 보고 있으며, 대처리즘은 (아무리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수준이라 할지라도) 늘 바로 이 정치 개념을 통해 작동한다. 여기서 정치는 다양한 권력 양식modality(즉 정치적, 경제적인 양식뿐만 아니라 문화적, 도덕적, 지적 양식)의 측면에서 이해된다. 이 정치는 다양한 장 내부나 장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권력의 ‘작동’이며, 일정한 계기에서만 국가와 관련해 ‘정당’이나 선거 제도로 농축된다. 또한 정치는 그람시가 마키아벨리의 비유를 빌어 반인반마(켄타우루스)의 ‘두 계기moments’로 규정한 것들, 즉 ‘힘과 동의, 권위와 헤게모니, 폭력과 문명’ 사이의 상호 작용이기도 하다. 요컨대, 이는 그람시가 말한 대로 사회 내에서 ‘세력 관계들의 다양한 수준들’로서의 정치를 뜻한다

---본문 중에서

관련 자료

이 책은 스튜어트 홀이 쓴 The Hard Road to Renewal: Thatcherism and the Crisis of the Left를 번역한 것이다. 홀이 1978년부터 1988년 사이에 쓴 글을 토대로 편집된 이 책은 영국 사회의 정치 현실에 관한 분석을 내용으로 한다. 이 책에서 홀의 주된 관심사는 영국 사회에서 어떻게 해서 대처리즘이라는 보수주의가 이념이자 정치 세력으로서 부상하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홀이 보기에 대처리즘으로 대표되는 보수의 성공담은 동시에 변화하는 현실에 제대로 대처, 적응하지 못한 노동당, 진보, 좌파의 실패에 관한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다. 어떤 면에서 이 둘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따라서 홀은 대처리즘의 비판적 분석을 통해, 영국 보수주의의 득세 과정과 더불어 좌파 세력 내부의 고질적인 한계를 동시에 조명하고 21세기에 필요한 새로운 진보의 의미와 방향을 모색하려 한다. 홀이 분석한 문제는 단지 1980년대 영국 정치에만 국한되는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 현실을 보는 홀의 접근 방식을 잘 예시해 주며, 진보와 보수의 정체성 문제로 고심하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출판사 리뷰

홀은 대처리즘이 등장하고 좌파가 몰락해가던 당시 정치 현실의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 미시적이면서도 거시적인 접근 방식을 적절히 조합하여 적용한다. 그의 이론 역시 크게 보면 마르크스주의의 관심사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지만 전통적인 좌파의 경제주의적이고 도식적인 이론적 분석을 버리고, 구체적인 현실의 국면에 작용하는 요인들의 입체적인 분석과 더불어 역사적인 분석에 의존한다. 특히 문화와 이데올로기 문제는 홀의 분석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언어학적인 관점(담론, 이데올로기, 기호학 등)은 홀의 이론적 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보는 홀의 기본적인 시각은 그람시와 매우 흡사하다. 이 점에서 홀은 자신의 글에서 인용하는 비중보다는 훨씬 더 깊숙이 그람시의 사상을 수용하고 있다.

홀은 대처리즘의 등장을 영국 정치 상황의 특수성뿐 아니라 문화적 전통, 역사적 흐름 등 종합적인 맥락 속에서 파악한다. 흔히 대처리즘은 대체로 신자유주의의 한 흐름이라 불리지만, 홀이 보기에는 경제적 이념으로서의 시장 자유주의와 더불어 ‘유기적 토리주의’라 불리는 도덕적 복고주의가 결합해서 형성된 독특한 이념이다. 경제주의적인 계급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 없는 이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홀은 ‘권위주의적 포퓰리즘’이란 용어를 제안하는데, 이 개념은 홀의 현실 접근 방식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전형적으로 보여 준다.

홀이 보기에 대처리즘은 단순히 일부 보수 정치 세력에 의한 권력 장악을 통해서만 등장한 게 아니다. 이는 크게 밑으로부터의 흐름과 위로부터의 흐름이 동시에 작용해서 생겨났다고 그는 본다. 현실에 대한 대중의 불만과 위기 의식 같은 것들이 대처리즘의 토양을 제공했으며, 대중적 상식은 대중의 이러한 현실 인식을 낳는 주요한 메커니즘이 되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슈는 국가의 개입주의적 성격 문제이다. 좌파, 우파를 막론하고 국가의 개입주의적 성격은 영국 정치에서 일종의 전통으로 작용해왔으며, 이 전통은 1880년대∼1920년대 사이에 기본 틀이 형성되었다고 홀은 본다.

대처리즘은 20세기 영국 정치의 근간을 이루었던 이러한 정치적 합의와 전통의 대대적인 재편과 시장, 개인주의의 부활을 표방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대처리즘 국가 역시 이데올로기적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적극적인 개입주의의 성격을 띤다. 시장과 경제 문제에서는 자유주의와 탈규제를 추구하지만, 이데올로기 부문에서는 개입주의적인 양면성을 띠는 게 바로 대처리즘 국가의 특징이다. 홀의 권위주의적 포퓰리즘 개념은 바로 대처리즘의 이러한 복합적 성격을 부각시킨다.

홀은 대처리즘 분석에서 특히 이데올로기적 측면의 중요성에 주목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좌파의 관점에서는 주변적으로 간주되던 문제들이 홀의 논의에서는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도덕적 상식에 관한 문제라든지, 젠더, 인종, 종족성, 지역, 국가적 정체성에 관한 문제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마치 대처리즘이 “사회적 삶에서 다양한 구분이나 정체성의 영역을 가로질러 새로운 구분이나 정체성 구분을 만들어내면서 작동”했듯이, 진보의 문화 정치 역시 다양한 차이의 영역들을 가로질러 다양한 주체성과 세력을 결집한 ‘블록’ 형성을 통해 진보의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는 진보냐 보수냐 하는 전통적인 구분은 계급 경계와 무관해졌다. 따라서 진보 역시 전통적인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일보다는 오히려 이른바 전통적인 ‘진보 세력’(노동자) 속에 내재한 보수의 요소들(인종주의, 가부장주의, 배타적인 민족주의)을 성찰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진보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이 점에서 홀은 좌파 역시 대처리즘에서 배워야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일을 소홀히 한다면 좌파는 시대착오적인 이념으로서 역사의 주변부로 밀려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비록 홀은 1980년대의 영국 사회라는 특수한 사례를 다루고 있지만, 그의 분석은 시공간의 차이를 넘어서 문화의 정치성에 주목한다면 진지하게 받아들일 만한 시사점을 많이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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