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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숭고한 상식
수운·해월의 사상과 문학
박현수 저
울력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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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1부 수운의 개벽

이토록 솔직한 한울님
한울님의 이동 경로
외재적 초월자와의 줄다리기
내 안에 모신 한울님
기적은 바른 도리가 아니다
영성(靈性)의 재탈환
각지(各知), 자발적 고독
중요한 것은 옮기지 않는 마음!
각지동귀(各知同歸), 따로 또 같이
거대한 흐름과 자유 의지
마음은 닦는 걸까, 지키는 걸까
성(誠)·경(敬)·신(信)
영세, 흙 묻은 영원!
동학의 눈에 비친 서학
불연기연, 진리의 환유 공식
동학 필법(筆法)
한울님과 함께 쓰는 시
난해시를 읽는 즐거움
실험시에 깔린 개벽 정신

2부 해월의 실행

해월이라는 위대한 번역
물이 있어 용이 하늘을 오른다 
일하는 한울님
새소리도 시천주
삼경(三敬) 사상
천지부모(天地父母)
이천식천(以天食天)
향아설위(向我設位)
천어(天語), 경이로운 지상의 말
양천주(養天主), ‘신-사제’로서의 인간
타자들의 귀환 ― 어린이
영성 여성주의
‘성자-혁명가’
해월의 시

3부 해석의 엇갈림

『동경대전』
『용담유사』
『해월신사법설』

참고 문헌

저자 소개 1

199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세한도」로 등단하여 꾸준하게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시인이자 우리 시를 비평적인 안목에서 다루는 문학평론가이다.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시집으로 『우울한 시대의 사랑에게』, 『위험한 독서』, 『겨울 강가에서 예언서를 태우다』 등이 있으며, 평론집으로 『황금책갈피』, 『서정성과 정치적 상상력』이 있다. 주요 문학 관련 학술서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수사학-이상문학연구』, 『한국 모더니즘 시학』, 『시론』, 『전통시학의 새로운 탄생』, 『시 창작을 위한 레시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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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9쪽 | 135*205*20mm
ISBN13
9791185136844

출판사 리뷰

이 책에서 주목할 점

1. 동학 사상의 본질은 신비주의를 걷어낸 ‘숭고한 상식’이다
동학에는 저 멀리 하늘 보좌에 앉아 인간을 지배하는 외재적 초월자는 없다. 동학은 내 몸과 마음에 한울님을 모시는 ‘시천주(侍天主)’를 통해, 인간을 스스로 구원하는 주체적 존재로 격상시켰다. 그리고 해월은 대중을 현혹하는 이적과 조화는 “결코 대도의 바른 도리가 아니다”라며 그것을 결연히 거부했다. 이처럼 동학은 눈먼 맹신이 아니라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일상과 상식의 세계에서 숭고한 가치를 발견하는 탁월한 사상이다. 이 책은 이러한 동학 사상의 본질을 ‘숭고한 상식’으로 바라본다.

2. ‘따로 또 같이’ 나아가는 실천 철학으로서 동학의 핵심 개념을 명쾌하게 해석
이 책은 수운의 사상을 〈선천의 실패를 자인한 ‘실패를 고백한 신’과의 대면, 초월성을 주체성으로 바꾼 ‘냉철한 합리주의’, 내면의 신성을 자각하는 ‘내 안의 영성’, 서민도 군자가 되게 한 수행법 ‘수심정기’, 고독 속 깨달음과 사회적 연대를 조화시킨 ‘각지동귀(따로 또 같이)’, 인간의 의지를 강조한 ‘주체적 역사관’〉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를 통해 수운의 사상이 갖는 핵심을 ‘개벽과 합리성’으로 정의한다.

한편, 해월의 사상은 〈관념을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일하는 한울님’, 사람 만물까지 공경하는 ‘삼경(三敬) 사상’, 외재적 초월자가 아닌 ‘나’를 향해 제사를 지내는 ‘향아설위’, 음식을 먹는 행위를 생명 순환의 제사로 본 ‘이천식천’, 인간을 주체적 ‘신-사제’로 세우는 ‘양천주’, 그리고 소외되었던 ‘어린이와 여성’의 영성 회복〉의 관점에서 설명하며, 그를 통해 해월의 사상이 지닌 ‘번역과 실행’의 측면을 드러낸다.

3. 베일에 싸여 있던 ‘수운과 해월의 한시’ 분석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점 한 가지는 바로 수운과 해월의 한시를 본격적으로 다룬 점이다. 명나라 말기부터 짝을 찾기 쉽지 않아 ‘천고절대(千古絶對)’로 불려 온 구절 ‘연쇄지당류(烟鎻池塘柳: 안개는 연못가 버들을 가두어버리고)’가 수운의 한시 「영소」에 등장함을 학계 최초로 확인하여 그 의미를 설명했다. 연쇄지당류’는 다섯 글자의 부수가 화·금·수·토·목(火·金·水·土·木) 오행을 완벽히 갖추어 예로부터 어울리는 구절을 제시하기 어려웠던 최고의 수수께끼였다.

수운은 이 난제에 대해 밤바다를 비추는 등불과 출렁이는 해면 풍경을 인상파 그림처럼 몽롱하고 감각적으로 묘사한 ‘등증해도구(燈增海棹鉤: 등불은 바다 위에 노와 낚싯대를 늘리는구나)’라는 참신한 대구를 내놓았다. 이는 문학적 텍스트 속에 숨겨져 있던 수운의 지극한 예술성과 대구법을 향한 깊은 관심을 날카롭게 증명한다.

4. 번역과 원문 비평을 통해 구송설(口誦說)의 움직일 수 없는 증거 포착
구송설(口誦說)이란 동학 경전을 간행할 당시 이미 수운의 원고가 모두 사라진 상태였기에, 해월이 자신이 암송하고 있던 내용을 기억해 내어 복원했다는 추론이다. 현재 비판되고 있는 학설이지만 저자는 구송설의 증거로 볼 수 있는 구절을 제시하여 구송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몇 가지 예시 중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며 쓴 구절, “고아일명(孤我一命) 연지이팔(年至二八)”(기존 해석: 외로운 나의 한 목숨이 나이 열여섯에 이르니)이다. 문맥을 고려하면 ‘내 목숨을 돌아보니 나이 겨우 열여섯이라,’가 자연스러우므로, 원문의 ‘孤(외로울 고)’는 ‘顧(돌아볼 고)’로, ‘至(이를 지)’는 ‘只(다만 지)’의 오자이다. 발음이 같은데 뜻이 다른 한자를 사용한 이런 예시는 구송설의 결정적인 증거이다. 저자는 이런 예시를 여러 개 제시하여 구송설(口誦說)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책의 구성

1부 “수운의 개벽”은 1860년 수운 앞에 나타나 ‘노이무공(勞而無功)’, 곧 애썼으나 공이 없었다고 고백하는 한울님에서 출발한다. 외부 절대자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신앙과 결별하고, 내 안에 한울님을 모시는 '시천주(侍天主)'로 나아가는 과정을 짚는다.

2부 “해월의 실행”은 머슴살이와 조지소 일꾼으로 떠돌던 해월이 그 화두를 삶으로 번역한 기록이다. 제사상을 나를 향해 차리는 ‘향아설위’, 아이를 때리지 말라는 ‘물타아’, 부인 수도의 강조가 어떻게 근대 한국의 어린이 운동과 여성의 주체화로 이어졌는지 보여 준다.

3부 “해석의 엇갈림”은 『동경대전』, 『용담유사』, 『해월신사법설』에서 기존 번역의 오류로 보이는 구절을 모아 대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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