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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당신과 발렌티나를 함께 찾았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지. 그러다가 조르다나가 수정궁에서 마지막 공연을 한다는 얘길 들었소. 오늘밤 당신을 봤을 때 난 그동안 내가 눈먼 장님이나 마찬가지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지. 당신.....내 아내 발렌티나와 같은 여자는 세상에 결코 둘일 수 없으니까 말이오.'
마침내 마르키스는 손을 뻗어 베일을 풀고 그토록 오랫동안 그의 뇌리 속에 맴돌던 발렌티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남편은 아내의 몸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소. 난 당신 몸을 너무나 잘 알지. 당신이 무대에 올라선 순간, 조르다나와 발렌티나는 한 사람이었다는 걸 알았고.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당신처럼 아름답고 우아할 수는 없소.' '마르키스, 난....' 손을 들어 그녀의 입을 막으며 그가 말을 이었다. '쉬잇! 내 말 끝까지 들어보시오. 오늘밤 당신을 봤을 때 결국 진실을 깨닫고 나서, 난 그동안 미심쩍었던 모든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소. 그 때 내 마음이 어땠는지.. 조르다나가 내 아기를 낳았고 발렌티나의 뱃속에 있던 아기도 내 아이였다는 사실을 말이오.' --- p. 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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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프랑스의 독보적인 발레리나였던 이본느와 영국 귀족 워드 배럿을 부모로 둔 열아홉 살의 발렌티나 배럿은 하녀 살라마와 단둘이 영국에서 쓸쓸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부모님으로부터 편지를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황금의 땅 미국으로 건너가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병든 어머니와 아버지의 실종이라는 절망적인 소식과 난감한 현실뿐이다. 아버지를 찾아 길을 떠난 그녀는 우연한 마차 사고로 스페인 귀족 마르키스 빈센트와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갖게 되고, 발렌티나를 처음 본 순간 마르키스는 그녀의 순수한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미 약혼녀가 있는 상태였기에 두 사람은 기약 없는 이별을 아쉬워하며 헤어진다.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간 발렌티나는 어머니의 약값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정궁이라는 술집에서 댄서로 일할 것을 결심한다. 조르다나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얼굴을 베일로 가린 수수께끼의 댄서가 되어……. 한편, 마르키스는 약혼녀와 파혼하고 발렌티나와 결혼할 것을 결심하나, 수정궁에서 우연히 신비로운 댄서 조르다나를 만난 뒤로는 매혹적인 그녀의 모습 또한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조르다나와 발렌티나가 동일인임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결국 그는 발렌티나를 위한 아내의 자리는 남겨두고, 고급 매춘부임이 분명한 조르다나를 정부로 삼기로 결심하는데……. 콘스탄스 오베니언은 로맨스를 단지 남녀 주인공의 애달픈 사랑이라는 극히 제한적인 소재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숨쉬는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을 통해 진정한 로맨스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또한 책 중간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식 비극을 연상시키듯 죽음에 임박한 두 주인공의 처절한 감정 묘사가 나오는데, 독자들은 바로 이 부분에서 로맨스소설의 참다운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로맨스는 해피엔딩이므로 굳이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결말을 상상할 필요는 없다는……. 여주인공 발렌티나 배럿은 낮과 밤이 다른, 두 가지 모습으로 인생을 산다. 낮에는 정숙한 숙녀 발렌티나로, 밤에는 남자를 유혹하는 요부 조르다나로! 인생에는 연습이 없다고들 한다. 하루하루 묵묵히 살아가는 우리들이지만, 가끔은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하는 독자라면 발렌티나의 상반된 두 가지 인생을 보며 찰나의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