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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해 ㅣ 낙산사동종을 추억하며
In Search of the Beauty of the Korean Bell 한국종, 그 신기와 보문의 메아리 한국종의 출현 시기 ㅣ 한국종의 구조와 상징 ㅣ 원통유절에 담긴 창의성 ㅣ 용은 왜 한 마리인가 ㅣ 쇳물로 빚은 생명의 소리 ㅣ 종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ㅣ 한국종의 양식과 변천 신라범종 - 한국종의 전형을 형성한 독창성 개원13년명동종(상원사) ㅣ 성덕대왕신종(국립경주박물관) ㅣ 국립청주박물관 신라 동종 고려 전기 범종 ㅣ 전통의 계승과 새로운 변화의 모색 천흥사명동종(국립중앙박물관) ㅣ 용주사 고려동종 ㅣ 청녕4년명동종(국립중앙박물관) ㅣ 장생사명동종(국립중앙박물관) ㅣ 삼선암 고려동종 고려 후기 범종 - 또 다른 독창성의 탄생 오어사동종 ㅣ 청림사명동종(내소사) ㅣ 탑산사명동종(대흥사성보박물관) ㅣ 무술명동종(국립광주박물관) ㅣ 국립중앙박물관 고려동종 ㅣ 연복사명동종(개성 남문루) 조선 전기 범종 - 한중 혼합양식의 출현과 사찰범종양식의 부활 흥천사명동종(덕수궁 광명문) ㅣ 성화4년명동종(국립중앙박물관) ㅣ 낙산사동종 ㅣ 봉선사동종 ㅣ 홍치4년명동종(해인사성보박물관) ㅣ 태안사동종 ㅣ 갑사동종 조선 후기 범종 - 신조와 복고의 병립 봉선사명동종(현등사) ㅣ 숭정3년명동종(고견사) ㅣ 보광사동종 ㅣ 숭정8년명동종(대복사) ㅣ 무량사동종 ㅣ 쌍계사동종 ㅣ 용흥사동종 ㅣ 안곡사명동종(마곡사) ㅣ 대원사명동종(선암사 대각암) ㅣ 운봉사명동종(직지사성보박물관) ㅣ 수타사동장 ㅣ 통도사동종 ㅣ 실상사동종 ㅣ 능가사동종 ㅣ 선암사동종 ㅣ 청계사동종 ㅣ 운흥사명동종(화엄사) ㅣ 직지사동종 ㅣ 숭암사명동종(천은사) ㅣ 증심사명동종(송광사) ㅣ 유마사명동종(화엄사 대웅전) ㅣ 옹정명동종(범어사) ㅣ 안심사명동종(보석사) ㅣ 대흥사 종루 동종 ㅣ 옥천사동종 ㅣ 칠장사 대웅전 동종 ㅣ 법주사동종 일본에 남아 있는 한국범종 연지사명동종(조구진자) ㅣ 송산촌대사명동종(우사진구) ㅣ 운쥬지 신라동종 ㅣ 고묘지 신라동종 ㅣ 수미요시진자 고려동종 ㅣ 사이다이지 간논인 고려동종 ㅣ 오노에진자 고려동종 ㅣ 청부대사명동종(온조지) ㅣ 엔세이지 고려동종 ㅣ 후쿠오카 시립미술관 고려동종 ㅣ 엔쓰지 조선동종 참고문헌 안장헌 ㅣ 산사에 울리는 범종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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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 그 신기와 보문의 메아리
천 년을 갈고 다듬은 경어 한 마리 종체에 거세게 부딪히는 순간, 세찬 경련과 요동의 일각을 타고 파르르한 진동으로 파생되는 쇳소리, 사방에 번지는 거친 숨결, 이내 깊은 번뇌를 사르르 녹이는 참회의 소리, 삼매경 속 여음으로 만물을 깨치는 묘법의 메아리... 이것이 우리가 전통종을 떠올릴 때 흔히 생각하는 종소리의 이미지다. 그러나 그 소리보다 더욱 심오한 경지는 형체, 곧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구상 어디에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한국종만의 조형미다. 종은 무엇인가? 종은 악기로, 부장품으로, 의식구로, 신호도구로, 권력의 표징으로, 심지어 도량형기로까지 예로부터 인류의 삶이 녹아든 위대한 발명품의 하나였다. 즉 금속으로 빚은 최초의 소리도구이자 인류문명의 탄생과 진화의 이기였던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종을 사용하지 않는 민족은 드물다. 불교가 전래된 나라는 물론이거니와 프로방스의 호젓한 바닷가에서도 어김없이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러나 제야의 타종식 같은 성대한 퍼포먼스로 새해를 맞는 민족은 드물다. 그만큼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타종 의식에 심오한 의미를 부여해왔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종을 가장 많이 만드는 제종강국이 된 원동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우리 범종의 우수한 독창성이나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릴 만큼 장중하면서도 청아하고 긴 여음의 종소리가 갖는 미학적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심지어 작년 봄 낙산사 일대를 덮친 산불로 보물 제479호인 '낙산사동종'이 완전히 소실되고 말았지만, 그 종의 진가를 아는 이가 드물기에 안타까움도 피상적인 인식에 그치고 말았다. 이제 긴 세월 동안 낙산팔경의 하나로 여겨질 만큼 아름다운 소리를 지녔고, 한국전쟁 때 파괴의 위기를 두 개의 총탄 구멍으로 극복한 우리의 소중한 성보는 사라졌다. 그리고 종은 산불의 흔적보다 더 빨리 우리의 기억에서 멀어졌다. 지금 현전하는 우리의 범종들은 비록 낙산사동종처럼 소실되지는 않았더라도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져 민족정신이 응축된 조형예술과 첨단기술력의 진수로서의 그 존재가 잊혀지기는 마찬가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