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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아르뚜어 펭귄 1장 2장 3장 4장 5장 6 6장 제2부 객관적 사실로 구성된 세계와 펭귄의 인식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제3부 강간 1장 제4부 불투하는 것들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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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펭귄은 자신의 목소리를 큼큼, 재정돈하느라 여자의 얼굴을 너무 길게 응시했다. 혼자 남겨져 다소곳하게 앉아 있던 여자는 슬그머니 접근한 펭귄을 향해 “왜요?!”라고 너무 크게 말했고(조금 취해 있었던 모양이다-), 난데없는 심문에 당황한 펭귄은 곧장 자신의 행위를 얼버무리기 위해, “미인이라서요.” 따위의, 완전히 쓰레기 같은 말을 해버렸던 것이다. 더군다나 창피함을 견디지 못하고 급하게 술잔을 내려놓은 바람에 탁! 하고 큰 소리까지 내버렸다.
--- p.40 그 이후로 여자는 간혹 펭귄 앞에서 약도 복용했다. 여자는 약을 입에 털어 넣을 때 이렇게 말하고는 했다, “그냥 안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제가 약을 먹는 것 말이에요.” 펭귄이 대꾸했다. “응.” 펭귄은 아주 슬픈 감정이 들었다. 그러자 여자는 이렇게 말했다,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우리의 영혼이란 것이, 정말 정교하게 짜여 있는 톱니바퀴에 불과하다는 생각 말이에요.” 그 말을 들은 펭귄은 여자에게, 어 쩌다 그런 무서운 생각까지 하게 된 것이냐고 물었다. --- p.80 펭귄은 얼굴에 주름이 지는 걸 경계하며 이런저런 말로 둘러 대기만 했다. 대답을 마친 펭귄은 여자에게, “당신은 뭐라고 했는데?”라고 물었지만 여자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들려주겠다고 했다. 펭귄은 알겠다고 했다. 여자는 다음번 상담 치료가 아주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것은 자신의 고통을 빨리 떨쳐내고 싶다는 뜻에 가까웠지만, 경험적으로 빚어진 펭귄의 세상에서 ‘기대’라는 단어는 대개, 아주 즐거운 일을 앞둔 사람이 쓸 법한 단어였기 때문에 여자의 발언은 펭귄을 다소 혼란스럽게 했다 --- p.120 여자는 서둘러 길을 나서는 펭귄을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다. 밖으로 나온 펭귄이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는 가만히 앉아 상상에 잠기는 것뿐이 없었기 때문에 펭귄은 여자의 집 앞에 덩그러니 놓이곤 했다. 펭귄은 책을 읽거나 작은 공책에 이런저런 내용을 끄적이거나, 혹은 무심한 듯 지나치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간혹 여자의 집 안에서 큰 웃음이 터져 나오기라도 하면 머리를 두세 번 절레거렸다. 펭귄은 그렇게 허무하게 시간을 보내다, 그 즐거운 모임이 끝날 때쯤에 맞춰 슬그머니 되돌아왔다 --- p.1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