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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란 제의
이희규 희곡집
이희규 저
문학들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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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장무적霧笛, 끝섬에서 울다
무적霧笛, 끝섬에서 울다9
샤프란 제의祭儀56
화火, 화花, 화華89

제2장안개꽃
안개꽃125
오카리나, 새는 울지 않는다162
유리벽184

제3장양자量子, 혹은 양자樣姿
양자量子, 혹은 양자樣姿203
첼로꽃 지는 소리222
목련꽃246

제4장그 사이, 새
그 사이, 새271
너에게 부치는 방백傍白294
대낮 같은 달빛311

발문 샤프란 제의를 위하여_ 김세근330
작가의 말344

저자 소개 1

李希圭

1954년에 태어났다. 전남대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2000년 『문학전남』에 희곡 「무덤산에 소쩍새는 울고」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살레시오여자고등학교 교사, 전남대, 광주교육대, 남부대, 목포대 외래 강사로 활동했으며 광주문인협회 편집위원, 광주문인협회 사무처장, 광주문인협회 희곡·시나리오분과위원장을 역임했다. 2021년에 「안개꽃」이, 2024년에 「무적, 끝섬에서 울다」가 『한국희곡명작선』(평민사)에 선정됐다. 2024년 「첼로꽃 지다」으로 국제PEN광주지역위원회의 올해의작품상을 받았으며 2025년에는 「안개꽃」이 한국문인협회의 월간 문학상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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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152*224*16mm
ISBN13
9791194544463

출판사 리뷰

해결할 수 없는 부조리를 통해
단절된 의식과 소통의 부재를 조명하다
이희규는 희곡집 『샤프란 제의』에 실린 12편의 단막극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틀에 갇힌 인간의 삶과 단절된 소통을 집요하게 탐색한다. 저자가 창작한 희곡의 순서에 따르자면 몇 번의 습작 과정을 거친 후에 내놓은 「유리벽」이 가장 앞에 위치한다. 헤롤드 핀터의 정치적 부조리극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그가 오랫동안 익혀온 여러 연극적 요소와 기교들을 원형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보여도 보이지 않는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갇힌 사내 1과 사내 2가 등장하고, 절대권력자인 ‘소리’가 이 둘의 생존을 위한 타협과 생존하고자 하는 저항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준다. 이 작품에 나타난 소통 부재와 갇힌 현실 인식이라는 주제는 이후 작품들을 계속해서 관통하기에 작가가 당대 현실에서 느끼고 있는 시대 인식과 고민 해결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단절의 모습은 「양자(量子), 혹은 양자(樣子)」나 「그 사이, 새」에서도 나타난다. 「양자, 혹은 양자」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돔의 안팎으로, 「그 사이, 새」에서는 조명에 의해 무대 공간이 양분되어 있다. 이러한 장치는 해결할 수 없는 부조리라는 늪에서 단절된 의식과 소통의 부재를 돋보이게 한다.


시공간의 복합 구조를 통해
드러나는 삶의 제의
앞서 얘기한 희곡들이 부조리극을 표현하는 데 치중했다면 2021년 『한국명작희곡선』(평민사)에, 2025년 한국문인협회 월간 문학상에 선정된 「안개꽃」은 19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한다. 광주의 봉쇄로 헤어졌던 연인들의 사연과 노쇠, 죽음의 문제가 서로 얽히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무대인 옛날식 역전 다방은 지켜야 할 과거와 폐쇄되어 재개발될 미래 사이에서 갇힌 현재를 보여주며, 이 현재 위에는 김진수와 박영희라는 과거의 인물과 남자와 여자라는 새로운 시간의 인물들이 과거 장면의 재현과 안개꽃의 상징성을 공유하여 시간 영역을 중첩시킨다. 이러한 시공간의 복합 구조는 인간의 삶이 지닌 모순의 불가피성과 소통의 비실제성을 드러냄으로써 인간을 실질적으로 가두는 거대한 지배 구조로 존재한다.
표제작인 「샤프란 제의」는 종교적 전제를 빌려 한 세계를 마무리하는 귀소 같은 안정을 가져다주는 작품이다. 작품의 얼개는 곧 피정센터가 될 한국의 한 시골 공소와 샤프란 축제가 열리던 스페인의 콘수에그라, 그리고 요섭의 수도원이 있는 이태리의 로마다. 이것들을 현실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오랜 시간 문희가 요섭과 동일시해온 샤프란이다. 문희와 요섭이 만나게 된 결정적 계기도, 펼쳐진 앞날에의 동인이 되어주는 것도, 요섭의 기부금을 통해 현재의 그들을 연결시키는 것도 모두 ‘샤프란’과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샤프란이 무대 위의 시공간을 적절하게 교직시킴으로써 나타난 공유감은 사람, 또는 사람 너머의 존재와 삶과 죽음을 함께한다는 공유감을 생성한다. 그것은 “사람의 길을 넘어서는 ‘더 큰 사랑’이고 ‘아침을 향해 가는 고독한’ 밤길의 황홀”이다. 그에 따라 문희는 샤프란 화원을 만들기로 하고, 비로소 샤프란 제의가 이루어진다. 고독한 삶 속에서도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려는 지극한 마음, 이것이 바로 고독한 밤길을 걸어온, 또는 걸어갈 이희규 극작가가 바라는 연극의 길이다. 그에게 연극은 곧 삶의 제의이기 때문이다.

이희규의 희곡들에는, 이 시대의 연극들이 거의 그렇듯이, 연극의 무정형적 형식과 아리스토텔레스적 구조에 사실주의극의 내용과 표현주의극의 기법, 부조리극의 관점이 담겨져 있고 그가 오랫동안 몸으로 겪었던 무대 체험의 증거들이 곳곳에서 자체발광 하듯이 모습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그의 희곡들은 우리와 우리의 삶에서 우리가 무엇인지를 치열하게 보여준다. 그의 희곡들 곳곳에서 보아왔듯이, 무대 장치에 갇힌 우리, 가면의 얼굴로 움직이는 우리, 무대 요소에 지배당하는 우리, 그리고 대사를 잃는 순간 역할을 잃고 존재까지 끝내야 하는 우리, 그래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공간의 복합 구조 아래, 소통 단절의 위기에 처해 허우적거리거나 보이지 않는 것에 매달려, 이번에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피하기 위해서, 무대 밖을 향해 꿈틀거려야 하는 우리, 이것들이 이희규가 그의 희곡에서 우리에게 보여주는 우리의 모습이다. 그래서 우리가 진정으로 우리를 위해 제의를 열 수 있을 것인가 하고 물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것이 극작가 이희규가 이루어낸 성과이다. _ 김세근, 「샤프란 제의를 위하여」 중에서.

이희규 극작가는 전남대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2000년 『문학전남』에 희곡 「무덤산에 소쩍새는 울고」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살레시오여자고등학교 교사, 전남대, 광주교육대, 남부대, 목포대 외래 강사로 활동했으며 광주문인협회 편집위원, 광주문인협회 사무처장, 광주문인협회 희곡·시나리오분과위원장을 역임했다. 2021년에 「안개꽃」이, 2024년에 「무적, 끝섬에서 울다」가 『한국희곡명작선』(평민사)에 선정됐다. 2024년 「첼로꽃 지다」으로 국제PEN광주지역위원회의 올해의작품상을 받았으며 2025년에는 「안개꽃」이 한국문인협회의 월간 문학상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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