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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따로 쓰게 된 방
강남주 저
두두 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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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풍장의 꿈
풀 속에 눕다
화투놀이
따로 쓰게 된 방
바람섬
부재자의 증언
캡틴 페커
새가 되어
깨진 안경

epilogue

저자 소개 1

저강남주

 
경남 하동 출생. 부산수산대(現 부경대)를 졸업하고 부산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수산대 교수, 부경대 총장을 거쳐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일공동 등재 한국 측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다. [시문학] 추천이 완료되어 시인으로 활동했으며, 2013년 [문예연구] 신인 소설상에 당선되었다. 저서로는 『반응의 시론』 등 20여 권이 있다. 근정훈장 청조장, 부산시 문화상, 봉생문화상, 한일문화교류 기금상 등을 받았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30g | 148*210*16mm
ISBN13
9791196456238

책 속으로

정말이지 가끔씩 집으로 돌아오다가 길을 놓친 일도 있었다. 데우려던 음식도 깜빡하다가 태운 일도 있었다. 스스로는 일상생활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건망증이 잦은 것은 사실이다. 기억장애, 사고력, 추리력이 전만 못하고 온종일 입을 닫고 있어 그런지 언어능력도 전만 못하다. 때로는 우울하고 때로는 매사에 짜증스럽다. 취미생활이나 적당한 소일거리가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생각했을 뿐이다.
--- 「풍장의 꿈」중에서

바닷가 마을에서 비명으로 죽은 자의 초분을 만들기 위해 시신을 들것에 담아 높이 들고 운구하는 장면은 현란한 그로테스크였고 신비였다. 그 장면들은 내가 풀어야만 할 숙명과도 같은 문제를 던져주었다. 그렇게 강렬한 충격은 그날 밤 나의 잠까지 송두리째 휘저어버리고 말았다.
--- 「풀 속에 눕다」중에서

갑자기 집에 혼자 있는 영감이 걱정스러워졌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영감 점심을 어떤 것으로 하지, 늘 하던 걱정이 새삼스러워졌다. 여자는 늙으나 젊으나 아이와 함께 사는 팔자인지도 모른다. 젖먹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어 결혼하고 집을 나가버리면 이번에는 남편이 늙어서 새로운 아이가 되어버린다. 끼니마다 챙겨 먹여야지, 때로는 이런저런 뒷바라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노인이 된 뒤 영감이 가끔씩 밖에라도 나가면 우물가에 노는 아이처럼 불안해질 때도 있다.
--- 「화투놀이」중에서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문을 열고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 얼핏 본 그 모습 그대로 반드시 누워 아직 자고 있다. 문에 어깨를 기대서며 일어나라고 말했지만 여전히 무응답이다.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기척이 없다. 덜컥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 「따로 쓰게 된 방」중에서

우리가 이 섬에서 존재 여부를 밝히고자 하는 초분도 그런 면에서 보면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그냥 풀 속에 무덤을 쓰는 특이한 이 중장제의 지속성 여부를 알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초상집의 출산연극을 보면서 우리 모두는 생각이 달라졌다. 초분장은 단순히 시신을 풀 속에 묻는 행위가 아니었다. 더 넓은 상상세계의 초원으로 망자의 영혼을 보내면서 인생 유전에 따른 재현을 꿈꾸는 것이 아닌가.
--- 「바람섬」중에서

집을 오래 비울 일이 있었다면 경비실에 말이라도 하고 갔을 것이다. 그런데, 말없이 어디로 갔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어떻든 김 씨는 현관문 앞에 우편물을 두고 온 것이 신경이 쓰였다. 가며 오며 누가 봐도 그 집에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도둑들은 그런 집을 노린다. 현관 앞에 쌓인 우편물은 자칫하면 도둑에게 〈안에 사람 없음〉이라는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어 찜찜했다.
--- 「부재자의 증언」중에서

영어도 제대로 안 되는 가난한 나라의 대학생, 우선 미국 입국을 위해서는 미국인의 초청장이 있어야 했다. 국민소득 겨우 100달러를 좀 넘긴 나라의 가난한 학생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굶어 죽지는 않아야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에 재정보증인도 있어야 했다. 그런 일들을 캡틴 페커가 해 줄 수 있었으면 하고 나는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던 터였다.
--- 「캡틴 페커」중에서

결심을 하자 다시 전신이 부르르 떨렸다. 동아줄에 칭칭 묶여 살던 자신이 어쩌면 이제 그 동아줄에서 풀려날 것 같았다. 아니, 새장에 갇혀 살다가 새장 밖으로 나와 하늘로 높이 치솟아 날아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새가 되어」중에서

어두운 것이 좋아서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게 됐다. 그런 목적의 색안경은 익명성을 보장해 준다. 그 익명성 뒤에서 음흉한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른다. 남이 모르니까 무서워하지도 않고 보고도 못 본 척 방관자가 되기도 한다. 가끔은 나도 그랬다.

--- 「깨진 안경」중에서

출판사 리뷰

80대 신인 소설가의 첫 단편소설집,
한국 사회가 직면한 노년 문제를 재조명하다


국립대학교 교수 및 총장, 부산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 등 다양한 공직을 수행한 저자는 왕성하게 활동하는 동안에도 문학에 대한 꿈을 놓지 않고 틈틈이 10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그러다 70대에 신인문학상 소설 부문에 당선되며 소설가라는 새로운 삶에 도전한다. 이제 80대에 접어들었지만 생물학적 나이와 상관없이 신인 소설가로서 누구보다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노령화 사회에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각종 문제를 다루는 작품을 꾸준히 쓰고자 계획 중이다.

“나에게 왜 소설을 쓰느냐고 묻는다면 쓰는 것이 재미있어서 그런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래도 또 묻는다면 돌아가는 기계보다 서 있는 기계가 더 빨리 녹슨다고, 그래서 녹슨 인생을 살지 않기 위해 쓴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래도 재차 묻는다면 헤밍웨이의『노인과 바다』에서 대미를 이루고 있는 주인공 산티아고의 명구 ‘인간은 파괴될 수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
- 에필로그 ‘왜 쓰는가’ 中

문학과 예술을 통해 우여곡절의 세계를 탐구하는
두두 소설선 ‘알레아 Alea’를 시작하며


‘알레아 Alea’ 는 우연이며 운, 삶의 부침이며 우여곡절이다. 알레아는 삶의 고비마다 문득 나타나 우리를 예기치 않은 세계로 데려가는데, 그 세계는 공평하지 않고 자주 막막하다. 두두 소설선 ‘알레아 Alea’는 문학과 예술을 통해 이 우여곡절의 세계를 다시 탐구한다. 새로운 감수성으로 우리 주변과 일상을 다시 느끼고 누구에게 닿을지 전혀 모른 채로 또 하나의 유리병 편지를 띄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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