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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1장 정치란 무엇인가? 여성정치의 모범답안, 메르켈 총리 2장 대통령, 우리들의 대통령, 라 미첼 3장 여성 지도자를 향한 일그러진 시선 4장 숭배와 증오를 한 몸에 받은 철의 여인, 매기 5장 냉정과 열정 사이, 여성 정치인의 두 얼굴 6장 거센 여풍을 일으킨 좌파 여성 지도자 7장 남성의 역할은 무엇인가? 8장 시대의 운명과 맞선 정치계의 두 여성 거목 9장 아시아의 패러독스 10장 시련속의 권력 맺는 말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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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으로 점철된 인생 역정을 걸어온 여장부들의 공통점은 과연 무엇일까? 다들 똑같이 장애를 극복하고 똑같이 난관을 뛰어넘어야 했을까? 다들 하나같이 조롱을 이겨내야 했을까? 놀라움이나 희귀성의 효과를 누렸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다들 후원자나 스승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방하고 닮으려고 노력하다가 차버리거나 배신한 적이 있을까? 마침내 행동의 순간이 오면, 그들이 선택하는 우선순위와 방법론에 뭔가 남다른 점이 있을까? 권력과 돈과 측근들에 의해 원칙이 무너지고 행동이 문란해지면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행태를 보여줄까? 권력을 행사하는 여성도 다른 여자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고 할 수 있을까? ---p.17중에서
그런데 독일인들은 총리라는 단어를 여성형과 남성형 중 어떤 형태로 쓸까? “여성형으로 씁니다. 그게 문법에도 맞습니다. 독일어에서는 당연한 일이죠.” 앙겔라 메르켈의 예의바른 미소를 보니 그런 질문을 자주 듣는 게 틀림없었다.--pp.23~24중에서 혹시 여성이라서 사람들이 약간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 기분 상하는 일이 있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저는 독일 정부를 이끌어가는 사람입니다. 갈수록 중책을 담당하는 여성이 늘고 있어요. 자연스러운 일이죠. 독일에서는 이제 여자가 국가 원수가 되더라도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게 입증되었어요.”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는 메르켈 총리의 얼굴에 장난기가 서려 있었다. “아시다시피 사람들은 지도자가 여성인지 남성인지 신경 쓰지 않아요. 최대의 관심사는 그들의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행동하고 노력하는 것,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국민들이 그러라고 우리를 뽑은 것이니까요.--pp.24~25중에서 전통적으로 남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기존의 영역에 여자가 끼어들겠다고 나서는 순간, 그 여자는 온갖 독설의 표적이 되기 마련이다. 시선이 싸늘해지고 말에 가시가 돋으면서 의심부터 시작된다. 여자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을까? 우연히 아니라면 술수나 미인계를 쓴 게 틀림없어. 잘한 일이 뭔데? 자타가 공인하는 성공을 거둔 뒤에야 겨우 능력을 인정받을까 말까이고 그나마 기회만 있으면 깎아내리고 의심한다. 옷차림, 화장, 머리 모양에 대해 너도 나도 한 마디씩 늘어놓는다.--pp.58~59중에서 바첼레트는 인생을 즐기고 춤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말을 할 때는 요란하게 손짓을 하고 가식적으로 꾸미지 않는다. 웃고 싶으면 얼마든지 마음껏 웃는다. 바첼레트의 매력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능력과 무관하지 않다. '라 미첼’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체 접촉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녀를 보고 뺨에 입을 맞추려고 달려온 사람들, 특히 여자들을 피하지 않는다. 소아과 의사로 교육받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시련을 겪은 탓에 따스한 온기가 저절로 풍겨나게 된 것일까? 바첼레트는 처음 만나도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 같고 마음속에 꽁꽁 묻어둔 비밀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싶게 만드는 그런 여성이다.--pp.61중에서 대선 캠페인 초반에는 무례한 남자 기자가 이런 질문을 한 적도 있었다. “남편도 애인도 없이 이 힘든 일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바첼레트는 그 말에 부아가 나서 이렇게 쏘아붙였다. “남자 후보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보시지 그래요? 내연녀들에 대해서 왜 못 물어보는 거죠? 이렇게 하시죠. 앞으로는 남자들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하는 거예요. 내 아래서 일할 남자 장관들한테 자녀들은 언제 돌볼 것이냐고 물어보세요.”--pp.65중에서 미첼 바첼레트의 정적 중에는 바첼레트에 대해 ‘결단력 없고 기질적으로 권위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통치 역량’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사람도 있었다. 바첼레트는 바로 그 점에 대해 대응하기로 했다. 자신이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고 과거에 쌓은 경력을 내세우며 상대방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대신 신뢰의 문제를 들고 나왔다. 성차별적 공격을 서슴지 않는 돈 많은 사업가가 정말 그렇게 청렴한 인물이란 말인가? 이익 공유라든가 노동자와 빈민, 하물며 여성의 권리를 논하는 기업가의 말을 과연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그를 정말 신뢰해도 좋을 것인가?--pp.69중에서 총리와 오찬을 나누는 자리에서 손님 하나가 마가렛 대처의 면전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마가렛 대처가 여성이라던데 그게 정말입니까? 대처는 ‘여자를 조종하기가 훨씬 쉬울 것’이라고 굳게 믿은 몇몇 의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전쟁에 뛰어들었다. 당시의 언론은‘두 목석의 대결이라고 표현했다. --pp.82중에서 1987년, 총선에서 세 번째로 압승을 거두고 기세가 등등해진 마가렛 대처는 권위와 권위주의를 혼동하기 시작했다. 여당이 하원에서 100석의 의석을 확보한 데 강한 자신감을 얻은 대처 총리는 자신이 추진하는 일을 가로막거나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모든 것에 조급증을 나타냈다. 그녀의 이름에 따라붙는 수식어도 빗발치듯 쏟아졌다. 폭군, 독재자, 정신적 경직, 심지어 스탈린주의자라고 비난하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pp.91~92중에서 “정치에서 아무짝에 쓸모없는 허풍을 원하면 남자를 찾아가고 구체적인 행동을 원하면 여자를 찾아가라.” 대처가 이렇게 독설을 퍼부은 것이 1975년의 일이었다. ---p.99중에서 앙겔라 메르켈은 방법론적으로나 기질적으로나 기대를 부풀리기보다는 줄이려고 애쓴다. 대신에 분명한 목표를 제시한다. ---p.106중에서 원래 직업이 소아과 의사인 미첼 바첼레트는 남자와 여자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최신 연구에서도 입증된 점이죠. 여자 아이들은 탁아소에서부터 남자 아이들과 행동 패턴이 달라요. 그러니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야 말할 것도 없겠죠.” 그리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남자는 승리라는 결과에 관심이 있지만 여자는 승리를 달성하는 과정에 신경을 씁니다. 그리고 여성은 원래 멀티태스킹에 익숙하지 않던가요? 아이와 살림, 남자와 일, 그 모든 게 있기만 하다면 한꺼번에 뚝딱 해치우잖아요.”---p.113중에서 “국민들을 공론에 참여시키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나약한 게 아닙니다. 아무 공약이나 남발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게 바로 약간 다른 정치입니다. 물론 우선순위가 달라질 것입니다. 저는 남자들에 비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 힘없는 사람들의 동요, 어린 아이들의 운명에 민감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건 페미니즘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윤리, 형평성의 문제입니다.” ---p.114중에서 라고스 대통령도 여성의 정치 방식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여성 나름의중에서 독특한 (정치중에서 방법이 있다. 그것은 감정이 아니라 정치를 풀어나가는 방법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p.114중에서 ‘라 미첼’이 칠레에서 희망과 변화에 대한 의지를 상징하는 데 성공했다면 그것은 칠레 국민들과 그들의 관심사, 그리고 특히 여성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겠노라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라틴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이고 국민의 18퍼센트가 최저 생계 이하의 삶을 살아가는 칠레에서 비록 엘리트층에 속하기는 해도 바첼레트가 서민과 상위층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로 인식된 것이다. ---p.116중에서 “저는 화해를 믿지 않습니다. 그 말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종교적 의미가 너무 강하거든요. 화해에는 내면의 응어리를 푸는 용서가 동반되어야 하죠.” 바첼레트 대통령은 필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그보다는 재회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칠레인들이 다함께 잘 살려면 서로 다시 만나야 합니다. 누구나 다 똑같은 눈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똑같은 의견을 가질 수 없으리라는 것도 압니다. ---p.124중에서 앙겔라 메르켈도 정계에서 오랫동안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못한 경우다. 멘토였던 헬무트 콜도 그녀를 무시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정치적 양녀’는 기껏해야 젊고 쓸 만한 여성 엑스트라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메르켈은 동독 출신이 아니었던가. 헬무트 콜도 그녀를 이용해 출세에 방해가 되는 남자들을 밀어 제치거나 제거한 적은 있을지언정, 메르켈이 자립적으로 사고를 하거나 독자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p.162~163중에서 칠레 국민들은 벌써 15년 째 똑같은 연합 정부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 대통령이 아무리 대단해도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밀월이 끝난 뒤 일상적인 결혼생활이 완벽하지 않은 것처럼 정부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칠레 국민들이 알아차렸다. 그래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기 손으로 뽑은 여성 대통령과 사랑에 빠져 있다.” 한 유력 일간지의 논설위원은 이렇게 썼다.---p.166~167중에서 에디트 크레송이 총리에 임명되던 날, 야당 의원인 프랑수아 도베르Franois d'Aubert는 크레송 더러 ‘마담 드 맹트농Madame de Maintenon’이라고 불렀다. 30년을 함께 한 정부 막강한 권력을 쥔 프랑스의 실세 ‘여왕’과 백성들 몰래 비밀 결혼식을 올린 루이 14세와 미테랑 대통령을 나란히 비교한 엉뚱한 발언이었다.---p.170중에서 “마가렛 대처가 정통 여전사, 아테네 여신의 후예 같은 이미지라면 에디트 크레송은 남자의 피조물인 판도라의 면모를 보여준다.” 영국의 페미니스트 정치학자 제인 프리드만Jane Freedman은 세월이 약간 흐른 뒤에 이렇게 설명했다. ---p.172중에서 프랑수아즈 지루Franoise Giroud가 남긴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무능한 여자가 책임이 막중한 자리에 임명되는 날이 곧 남녀평등이 완벽하게 실현되는 날일 것이다.” 에디트 크레송은 그 말이 백번 옳다는 것을 그녀만의 방식으로 보여줬다. ---p.176중에서 엘렌 존슨 설리프는 자신이 수행하는 대통령직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산적한 어마어마한 과제를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제가 대통령이 된 것이 일종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여자가 마침내 난관을 극복하고 남자들에게만 문호를 개방하는 국가원수들의 폐쇄적인 집단에 발을 들여놓았으니까요. 그 점 하나만으로도 아프리카와 라이베리아 여성들에게 위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229중에서 비범한 여성은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개인적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남자들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다. 사생활에서 소중한 삶의 동반자가 들러리로 전락한다. 옛날에 마가렛 대처가 그랬고 최근에 라트비아와 핀란드의 두 여성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앙겔라 메르켈은 남편을 권력의 소용돌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떼어놓다 못해 아예 남편의 성조차 따르지 않는다. ---p.239중에서 정계에서 여성은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권력에 대한 욕구, 희생을 불사하는 정신, 권력을 쟁취하는 능력, 자기 재능을 확신하는 자신감, 야심 그리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 만큼은 여성도 남선 못지않다는 사실이 누가 봐도 확실해졌다. ---p.241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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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왜 도전과 변화를 꿈꾸는가?
민심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라! 세계적인 정치권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프랑스 국영 TV 20시 뉴스의 최초 여성 단독 진행자 출신인 크리스틴 오크렌트의 명쾌한 정치에세이,『왜, 여성대통령인가』(MADAME LA...Ces Femmes Qui Nous Gouvernent)가 출간되었다. 영국의 대처부터 독일의 메르켈, 칠레의 바첼레트 등 오늘 날 세계를 통치하는 최고의 여성 지도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그들의 성공과 좌절, 야망과 상처를 현 시점에서 날카롭게 분석했다. 대선에서 여성 후보가 승리를 거둬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뭔가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통치 방식은? 행동 양식은? 과연 어떤 식으로 내각을 구성하고 주요 사안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변화무쌍한 국가적 대소사와 세계화된 사회에서 비롯되는 여러 가지 제약에 대응할까? 고통당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전보다 화합하는 희망찬 사회가 될까? 무엇보다도 여성이 대권을 잡으면 과연 세상이 나아질까? 『왜, 여성대통령인가』는 변화에 대한 갈망으로 목말라 있는 프랑스 정치판의 한가운데서부터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정치 토론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의문이 제기되었다. 우파와 좌파의 구분은 엄연히 존재했고 진영별로 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권력 투쟁이 계속되고 있던 시점에서 여성대통령 출현에 대한 요구와 논쟁에 대해 정치 평론가들은 너도나도 정신분석학적 분석을 내놓았다. 장장 30년 동안 주연이든 조연이든 그 밥에 그 나물로 항상 똑같은 얼굴밖에 보이지 않는 정치 드라마에 신물이 났던 것일까? 민주주의 체제와 그 체제를 이용해 제 잇속만 차리는 남자들을 바라보며 환멸을 느끼고 신뢰를 상실한 탓이었을까? 케케묵은 각본처럼 보이면 내용도 보지 않고 일언지하에 거부해버리는 프랑스인 특유의 기질? 아니 혁신까지는 아니라도 약간 다른 목소리, 다른 얼굴, 다른 미래를 희구하는 욕구나 욕망이라고 할까? 기진맥진해 있던 프랑스 사회에서 21세기 들어 예상치 못했던 방향 선회와 속도에 허를 찔린 프랑스인들이 엄마 품에 안겨 응석을 부리고 다정하게 위로를 받고, 여성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온화한 성품과 권위를 두루 갖춘 대상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어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그런 변화의 필요성과 의문을 몸소 대변하는데 성공한 인물이 바로 세골렌 루아얄이다. 프랑스 국립행정학교 출신인 그녀는 비록 대선에는 실패했지만, 남성의 전유물이다시피 한 프랑스 정치권에 새로운 국민적 욕구와 열망을 심어준 인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었다. 그렇다면 과연 여성이 대권을 잡으면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더 나은 점이 있을까? 『왜, 여성대통령인가』는 이러한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놓는다. 독일을 비롯해 여러 민주주의 국가가 여성을 통치자로 선택했고, 영국의 대처여사는 무려 11년 이상 영국의 총리를 지낸 바 있다. 나라마다 헌법이 부여한 역할의 범위와 정도는 다르지만 핀란드, 아일랜드, 라트비아 등도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다. 문화적으로 여성이 남성과 평등한 권리를 향유하지 못하는 나라에서조차도 여성이 최고 통치권을 쥔 경우가 많이 있다. 심지어 이슬람 국가인 방글라데시와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브라질도 최근에 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왜, 여성대통령인가』는 이들 국가와 문화, 정치 체계가 달라도 정치권력의 최정점에 도달한 여성들을 집중 분석해, 정권의 속성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해낸다. 그리고 모두 비범한 여성들인 그녀들을 한자리에 모아 여성 권력자의 초상을 그리는 한편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궁극적인 질문을 던진다. 여자가 대권을 잡으면 과연 세상이 나아질까?『왜, 여성대통령인가』는 독자들로 하여금 질문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현명한 필독서다. 저자 자신은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강요하지는 않는다. 선택은 순전히 읽는 독자의 몫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틀렸다. 권력은 더 이상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성과 남성, 무엇이 다른가? 에 대한 이성적이고도 논리적 접근! 『왜, 여성대통령인가』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에 대한 고전적인 생각을 부정한다. 권력은 더이상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고, 남자들만 권력 행사 능력을 타고나는 것도 아니라고 반박한다. 오히려 반대로 남자들이 저지른 과오와 터무니없는 행동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여성이 서서히 부상하는 것을 보면서 변화와 긍정의 힘을 피력하기도 한다. 역사의 종언으로 주목받은 미국의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말을 빌려 “여성이 지배하는 세상은 종전과 약간 다른 규칙에 따라 움직일 것이고 그 규칙에 의해 공격성, 폭력, 무지막지한 경쟁, 자가당착이 배제되거나 억제될 것이다.”라고 낙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검증이 필요한 이론이라고 덧붙이며 여성 권력자라고 해서 반드시 남성보다 청렴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최고 권력의 행사는 정치 문화와 더불어 개인 윤리와도 관련된 문제라 항상 유혹이 따르기 마련이고 여성이라고 해서 저항하는 힘이 남성보다 더 크지 않다고 경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여성대통령인가』에서 여성은 생명을 잉태하는 능력, 일상적인 가사 관리에서 비롯되는 제약, 직장이나 전문직 활동을 병행하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난관 등으로 인해 여러모로 남보다 뛰어난 적응력과 실용 감각을 갖추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역설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힘들게 일하며 여러가지 역할을 겸하거나 온갖 일을 혼자 도맡아 하는 등 사회나 공동체의 발전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제는 상식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정치의 백과사전, 남성에게 ‘매력 있다’와 여성에게 ‘꼬리 친다’는 같은 단어? 여성 정치가들을 향한 편견과 일그러진 시선들. 한편,『왜, 여성대통령인가』에서는 그런 보편화된 여성의 역할과 능력에 못지않게 여전히 여성에 대한 남성의 성희롱에 가까운 비난과 일그러진 시선들을 생생한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한다. 매력은 정치적 재능에서 빼놓을 수 없이 중요한 측면이다. 남성 정치인은 가진 매력을 다양하게 활용해도 그것이 당연한 일로 간주되지만 여성 정치인은 다르다. 여성에게는 쓰는 말부터 다르다. 남자는 ‘권위 있다’라고 해도 여자에게는 기껏해야 ‘권위적’이라는 말밖에 하지 못한다. 남자에게는 사람을 끄는 ‘매력 있다’라고 하지만 여자에게는 ‘꼬리 친다’라고 한다. 남자에게는 ‘상대방을 사로잡는다’라고 하면서 여자에게는 ‘환심을 사려고 한다’라고 말한다. 눈가가 거무죽죽해질 정도로 피곤한 남자는 정력을 다 바쳐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지만 얼굴에 피로의 기색이 역력한 여자는 볼썽사나운 얼굴에 불과하다. 남자가 대중 앞에 나서서 일하면 존경을 받았지만 여자가 밖에 나가 일을 하면 창녀 취급 밖에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여자가 정권을 쥐거나 권력을 행사하면 여지없이 비웃음과 조롱의 대상이 된다. 야유와 악의에 찬 암시가 쏟아지고 외모, 머리 모양, 몸매, 취미 혹은 취미의 부재에 대해서까지도 무례한 언사로 공격을 받는다. 남자들끼리 얼마든지 쉽게 주고받는 관용이나 동조적 태도를 여자에게는 눈곱만큼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같은 여자들이라고 해서 여자를 대할 때 남자들보다 너그러운 것도 절대 아니다. 독일 정치계의 거목 ‘헬무트 콜의 양녀’라는 불쾌한 별명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던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은 찌푸린 얼굴과 촌스러운 옷차림 때문에 걸핏하면 언론의 비웃음을 받았고, 슬하에 자녀가 없다는 이유로 독일 저 출산까지 책임지라는 적들의 어이없는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멘토인 라고스 전 대통령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말을 들었던 칠레의 바첼레트 대통령 또한 남성 정치인들이 그녀를 내세워 뒤에서 통치하려고 한다든가, 결정은 결국 내각 팀에서 하게 될 것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심지어는 라스 콘데스 시장으로부터 “마음씨 좋고 웃음이 헤픈 뚱녀”라는 수모를 겪기도 했고 미혼이라는 이유로 적들에게 온갖 의심과 구설수, 정치 능력에 대한 논쟁거리를 제공했다. 그렇다고 여성의 뛰어난 미모가 정치적 호의만을 불러일으켰던 것도 아니다. 프랑스의 농업부 장관을 지낸바 있는 미모의 에디트 크레송은 “향수 냄새 풍기는 여자” “장관 말고 밤일이나 잘하시지”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었고, 국회 출석 당시 몸에 꼭 끼는 원피스를 입었다고 해서 야당의원들로부터 “안에 속옷은 입었는가?”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이런 편견으로부터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영국의 대처 수상 또한 예외는 아니었는데, 그녀에 대해 우호적이던 미테랑 전 대통령은 “칼리굴라의 눈에 마릴린 먼로의 입을 가졌다” 고 치켜세우기도 했지만 시라크 전 대통령은 브뤼셀에서 “저 식모 아줌마가 대체 뭘 더 바라는 건가? 내 거시기라도 잘라 접시에 올려 바치란 말인가?” 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한술 더 떠 캐나다 정치인 라보리는 “대처여사는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 없다. 왜냐하면 거시기가 덜렁거리는 게 보일 테니까······.”라는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왜, 여성대통령인가』는 여성정치가들이 이런 대우를 극복하려면 스스로 완전무장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렇게 덧붙인다. “여성이 야심을 품는 동기나 권력을 쟁취하고 행사하는 방법은 남자들과 거의 다를 바가 없다. 대권을 잡은 여성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합당한 방법을 선택할 뿐, 그것이 여자라는 사실에 의해 좌우잵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해서, 여성 정치인들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결국 여성이라는 사실이 현 정치계에서 장점은 아니더라도 권력에 도전하고 권력을 행사하는 데 있어 도저히 뛰어넘지 못할 장애는 아니라는 유익한 결론을 이 책은 독자들에게 명쾌하게 제시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