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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다른 특별한 ‘김과장’이 되기 위해 미술시장에 뛰어 들어 연봉의 상당한 부분을 투자해 그림을 구입했다면, 이제는 그에 걸맞은 논리와 모양새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미술품은 감상과 향유의 도구인 동시에 투자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맘에 드는 그림 한 점 구입해서 한 10년 잘 감상해왔는데, 그림 가격이 서너 배쯤 뛰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취미가 있을까? 반면에 먹을 것, 입을 것, 기거할 곳에 쓸 돈 아껴가며 미술품을 잔뜩 구입했는데 나중에 거래조차 어려운 작품들뿐이라면 꽤나 마음이 상할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 이와 반대되는 경우가 많다면 배까지 아플 수 있다. 그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내재적인 욕구에 부응하는 적절한 지식과 안목을 갖춰나가는 것이다.
--- p.15 이 책에서 시도하는 미술시장에 대한 분석은 이처럼 우리 자산의 상당한 부분을 투자하여 향유하게 되는 미술품 컬렉션과 감상이라는 영역에 대하여 단순히 취향이나 선호라는 잣대 말고 좀 더 정교하고 분석적인 잣대를 적용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 책에 담아낸 것의 많은 부분이 우리보다는 뉴욕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미술시장에 대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우리 미술시장이 큰 흐름의 면에서 국제적인 미술시장을 따라가고 있으며 나아가 우리 미술시장이 이제는 국제적인 미술시장의 흐름과 동시성을 갖고 변화해간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내용들이 나름의 안목을 갖추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적어도 우리 미술시장의 변화 흐름과 방향을 가늠하는 데 참고할 만한 내용이 되리라 생각한다. --- pp.15~16 미술시장의 기본적인 맥락과는 상관없이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미술시장에서 새로운 흐름이 생겨나는 것 자체가 국내 미술시장의 후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만화의 한 장면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이 710만 달러(약 80억 원)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에 고무된 국내 미술투자자들이 이른바 팝아트 작품에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이것은 결코 객관적인 미술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 아니었다. 이처럼 국내 미술시장에서는 돌발적인 사건이나 감성적인 판단에 의한 미술작품 수요가 꽤 큰 비중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술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이 같은 주관적인 판단보다는 좀 더 객관적인 지표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게 마련이다. 이는 서구 미술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객관적으로 수치화되지 못하고 증명되지 않은 입소문보다는 일반인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개별 작품이나 미술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다양하게 전개되어오고 있다. --- pp.147~149 미술품 수장 서비스의 확산은 곧 미술품에 대한 전문적인 투자가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미술품을 자신의 주거 공간이나 업무 공간에 두어 미적 감상의 대상으로만 삼는 것이 아니라 장래 어느 시점에서 투자 수익을 안겨줄 투자대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유수의 은행들이 프라이빗 뱅킹 사무실을 통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와 더불어 미술품 투자 상담을 제공하기도 하며, 각종 펀드와 투자 상품을 운용하는 금융회사들이 미술품을 주요 투자대상으로 삼는, 이른바 미술펀드 상품을 개발하여 내놓기 시작했다. --- pp.182~183 마르셀 뒤샹으로 인해 미술작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전에는 그저 평범한 일상용품의 하나였을 그 물건들이 이제는 수십, 수백억 원의 가치를 갖게 된 것이다. 마르셀 뒤샹의 이 같은 혁신적인 접근으로 인해 컨템퍼러리 미술에 대한 가치를 매기는 것이 이전과 달리 매우 어려운 작업이 되었다. 이른바 아티스트가 자신의 작품에 부여하는 개념 혹은 의미라는 것이 미술작품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 p.230 그렇다면 다시 한국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서 미술품의 감정과 한국식 진위감정 간의 차이는 무엇일까? 진위감정도 미술품 감정에 포함되는 것일까? 미술품 가치에 대한 감정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진위감정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미술품 감정사가 직접 진위감정의 전문가나 책임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술품 감정사는 감정에 앞서서 감정의 대상이 되는 작품의 진위를 증빙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와 논거를 갖고 있어야 한다. 미술품 감정사는 설사 감정의 주목적이 진위 여부에 대한 판단은 아니더라도 자신이 감정한 미술품의 진위에 대한 논쟁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가치감정을 시도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진위에 관한 증빙자료를 갖고 있지 못한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이에 관한 자료를 확인하거나 확보해야 한다. --- p.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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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부침은 있어도, 시장은 영원하다
2007년 시작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세계 미술시장이나 한국 미술시장도 위축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소더비의 최근 경매에서 자코메티의 작품이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다는 뉴스가 들리고, 아트페어의 관객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이쯤 되면 “미술시장에 부침은 있어도, 미술시장은 영원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 『뉴욕 미술시장』은 미술투자의 노하우나 기술을 알려주기보다는 미술시장 자체를 이해해보자는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다. 미술품 컬렉팅에 관심을 갖는 잠재 컬렉터층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확한 정보 없이 단순한 취향이나 트렌드에 따른 구입은 컬렉팅의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미술품 자체의 배경지식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술과 경제가 만나는 곳’, 다시 말해 미적 가치가 경제 가치로 환산되는 미술시장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움직이는지, 미술품이라는 재화가 다른 상품들과 어떻게 다른지 등을 살펴봄으로써 현대 미술계의 흐름에 동참할 수 있는 기초를 닦아보자는 것이다. 특히 저자가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곳은 뉴욕이다. 뉴욕은 현재 런던, 홍콩과 더불어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한국 미술시장도 “큰 흐름의 면에서 국제적인 미술시장을 따라가고 있으며 나아가 우리 미술시장이 국제적인 미술시장의 흐름과 동시성을 갖고 변화해간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되어온 뉴욕 미술시장의 구조, 여러 가지 제도와 정책, 지금 현재의 모습과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한국 미술시장의 변화 흐름과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저자가 직접 취재한 미술시장의 키 플레이어(Key Player)들의 인터뷰, 뉴욕 미술계의 다양한 모습들을 각 장 끝에 담아서, 각 분야의 사람들(아티스트, 대안공간 운영자, 갤러리 큐레이터, 아트컨설턴트, 미술관 큐레이터, 컨템퍼러리 미술품 감정사)이 시장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뉴욕 미술계는 어떤 모습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뉴욕으로 대표되는 세계 미술시장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1장에서는 미술시장의 전체 구조를 조망해봄으로써, 미술시장을 전반적으로 이해해본다. 미술품은 다른 재화와는 확실히 다르다. 아티스트에 의해 만들어지는 순수한 창작품인 미술품은 유일성을 지닌다. 또한 가격 결정이 단순히 제작비와 운송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수요가 많다고 공급이 원활히 충족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구입 수요와 감상 수요가 늘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미술품의 특징이 미술시장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하고, 정확한 분석도 힘들게 하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미술시장의 특성을 파악해보고, 실제로 시장에서 미술품이 어떤 방식으로 분류되고 거래되는지 알아본다. 2장에서는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주체들인 아티스트, 아트딜러와 갤러리, 경매장, 컬렉터, 아트페어, 비엔날레, 미술관, 비평가와 아트컨설턴트, 아티스트 매니저에 대해 살펴본다. 시장을 구성하는 주요 주체들은 수요, 공급 부문이면서 미술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외부 요소들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들이 전체 시장 구조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를 다양한 실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3장에서는 투자로서의 미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미술품의 가치와 가격 형성의 원리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다양한 요소들의 복합적 상호작용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실은 미술투자는 비효율적인 투자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시장은 존재해왔고, 미술품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다. 경제적인 이유와 더불어 심미적인 기쁨도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4장에서는 미술투자를 위해 개발된 다양한 미술지수들에 대해 살펴본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객관적인 지표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메이 모제스 미술지수, 글로벌 미술지수와 미술시장 확신지수, 한국의 미술시장지수 등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미술지수를 만들기 위한 여러 노력이 있었다. 저자는 이러한 지수들은 참고할 만한 자료일 뿐이며, 여러 투자 정보 제공 사이트들을 참고하여,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5장에서는 미술품 투자를 위해 만들어진 구체적인 금융상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미술펀드의 성공, 그리고 그 이후에 등장한 미술펀드들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성공적인 미술투자를 위해 필요한 요소를 알아본다. 또한 미술품을 소유한 컬렉터가 이익을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안인 미술품 담보대출도 소개하고 있다. 은행, 경매회사, 전문회사의 담보대출을 소개하면서, 이 금융상품의 위험성과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6장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미술품 감정과 감정 제도에 대한 내용도 한 장으로 다루고 있다. 진위감정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자산으로서 가치를 평가하는 가치감정도 미술시장의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특히 저자는 국립현대미술관이 고가로 구입해 논란이 되었던 「여행가방 속의 상자」(마르셀 뒤샹, 1941)도 가치감정 제도가 확립되어 있었다면 불필요했을 논란이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