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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두브로브니크 DUBROVNIK 로크룸 LOKRUM 마카르스카 MAKARSKA 브라치 BRAC 스플리트 SPLIT 프리모슈텐 PRIMOSTEN 쉬베니크 SIBENIK 자다르 ZADAR 카를로바그 KARLOBAG 센 SENJ 파진 PAZIN 모토분 MOTOVUN 풀라 PULA 리예카 RIJEKA 카를로바츠 KARLOVAC 플리트비체 PLITVICE 자그레브 ZAGREB 벨리카 고리차 VELIKA GORICA EPILOG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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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어디론가의 도착이 아닌, 끝없이 이어지는 걸음의 연속이라 생각한다. 거닐며 만나는 그 모든 낯선설렘이 좋다.
--- p.35 할아버지가 곧바로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슬쩍 슬쩍 내 뒤를 살핀다. 이 정도는 그동안의 여행 경험으로 쉽게 알 수 있다. 일행은 없고, 나 혼자라며 손가락을 하나 들어 보였다. 할아버지는 또 무언가를 물어온다. 이번엔 손가락을 둘 들어 보였다. 며칠을 머물지 물었던 것이다. 할아버지가 웃으며 고개를 끄떡인다. --- p.67 하지만, 끝을 보기 위한 건 여행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남겨두는 것, 다시 돌아와 남은 길을 걷지 않게 되더라도 남겨두는 것, 여행은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 p.127 나와 함께한 추억이 모두 게워내진 그 공간에 다른 누군가 들어와 웃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나여서가 아니었다는 듯 나일 필요는 없었다는 듯 여전히 행복해 보입니다 --- p.153 가끔은 대화를 하다가 말고, 수첩을 꺼내 떠오른 단상들을 적기도 했다. 다 적고 나서야 당신의 말을 잘랐다는 것을 깨닫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럴 때마 다 당신은 웃었다. 그 모습이 나인데 왜 미안하냐고 했다. 사랑하기에 괜찮았고, 괜찮기에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 p.176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나에겐 여행이었지만, 그들에겐 일상이었다. 여행자 에겐 언젠가 한번은 와보고 싶은 도시 중 하나일지라도, 정작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이 사람들은 잠시 숨을 돌리고 떠나고 싶어 하는 곳이었다. --- p.238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더 가졌는가가 부러움의 척도가 될 수 있겠지만, 여행자들에겐 반대로, 얼마나 덜 가지고 있는가가 부러움의 척도가 된다. 적어도 그날, 그는 내가 만난 여행자 중에 가장 부자인 사람이었다. --- p.2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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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부터 벨리카 고리차까지
크로아티아, 그 영화 같은 순간을 거닐다 지독한 여행후유증에 시달리면서도 열병을 앓듯 자꾸 어딘가로 떠나는 한 남자가 있다. 스토리 디렉터이자 작가로, 때로는 작사가로 정신없이 살아가는 그에게, 여행은 일상을 잠시 끊어낸 채 호흡을 고르는 ‘쉼’이며,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기회’와 ‘자유’다. 그는 스스로를 여행중독자라 소개한다. 일상으로 돌아왔다가도 공허함을 떨쳐내지 못하고 곧바로 다시 떠나버리거나, 쪽지 한 장 달랑 남긴 채 마닐라에 가서 1년 넘게 머무는 등 여행을 향한 그의 열정은 대단하다 못해 지독하기까지 하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크로아티아로 떠났다. 8번 국도를 따라 달리며 시작된 이 여행은 두브로브니크DUBROVNIK에서 벨리카 고리차VELIKA GORICA까지 18개 도시를 도는 동안 쉬지 않고 계속된다. ≪낯선설렘 크로아티아≫는 도시여행자 감성현의 네 번째 여행기다. 책장을 여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크로아티아의 하늘과 바다. 예로부터 저명한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은 이 나라는, 황홀한 풍경과 따뜻한 기후 때문에 사계절 내내 수많은 여행자들이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다. 크로아티아의 도시들은 저마다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가진 도시라고 평했다는 자다르ZADAR,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천공의 성 라퓨타]의 배경이 된 모토분MOTOVUN, 단테가 ≪신곡≫을 집필할 때 영감을 받았다는 파진PAZIN 등 때로는 감탄이 나올 만큼 웅장하고, 때로는 눈물이 날 정도로 쓸쓸한 도시들을 거닐면서 저자는 끊임없이 여행과 사랑에 대해 말한다. 낯설기에 더욱 설레는 여행, 그리고 사랑 여행은 연애와 닮아 있다 이 책은 ‘여행은 연애와 닮아 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두근거림으로 출발해 결국에는 아쉬움과 함께 끝이 난다는 점, 잊히지 않는 기억에 한동안 시달리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또 다시 시작하게 된다는 점에서 여행과 연애는 매번 ‘낯선설렘’을 받아들이는 일과 같다. 어느 골목에서 ‘불 켜진 네 방’을 떠올리거나 어두운 항구에 앉아 ‘당신이 제발 내 곁에 머물면 좋겠다’고 고백하는 저자처럼,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는 소소하면서도 아름다웠던 사랑을 추억하게 된다. 사진으로부터 시작되는 짧은 로드에세이ROAD ESSAY는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가사처럼 강렬하게 기억에 남으며, 크로아티아에서의 경험과 지난 날 겪었던 일을 엮어 풀어낸 로드다이어리ROAD DIARY도 읽는 재미가 있다. 각 도시들을 온전히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간략한 소개 페이지도 잊지 않았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저자의 감성이 듬뿍 담긴 사진이다. 명소를 방문하기보다는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거리를 걷는 일이나 말이 통하지 않는 현지인과의 손짓 대화를 즐긴다는 저자의 사진 속에는 미소 짓는 사람들과 창문 밖에 걸린 빨래, 분주한 시장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크로아티아의 이국적인 풍경이 한층 더 가깝고 정겹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의 눈을 통해 보고, 그의 입을 통해 듣는 크로아티아는 우리의 가슴을 낯선설렘으로 채우기에 충분하다. 그러니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 한 권을 들고 지금 당장 크로아티아로 향하는 것도 좋겠다. 8번 국도를 달리며 아드리아의 바다를 만끽하는 순간, 지금 막 연애를 시작한 사람처럼 크로아티아에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