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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미 투 더 문
FLY ME TO THE MOON 양장
김현지 저
그늘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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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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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플라이 미 투 더 문
반보영
귀신을 전해 줘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1994년 경기도에서 태어났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3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05*180*15mm
ISBN13
9791174578501

책 속으로

신의 이동 수단이 무엇일지 상상해 봤나? 날개? 구름? 순간이동? 모두 틀렸다. 신은 독일산의 번지르르한 바이크를 타고 다닌다. 망할 오토바이 말이다.
“신한테 깡통을 찰 만큼 억울한 사연, 어디 들어나 보자.”
“일일 환생, 그거 내 차례라고요.”
--- p.12

나는 이루나, 오형주의 친구. 달이 시리도록 밝은 날에 태어나서 이루나. 슈퍼문이 절정이라는 새벽 1시에 오형주와 만나기로 해 놓고 밤 11시에 죽어버린 이루나. 달이 밝은 날에 태어나서 달이 밝은 날에 죽은 것은 신의 의도였을까.
--- p.37

오형주든 이루비든 이렇게까지 슬퍼하는 모습을 봤다면 더 이상 뛰지 않은 심장으로 무엇을 감당해야 했을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 죽은 마당에 이기적이면 어떠한가.
“만약에 내가 너무 보고 싶으면 달을 보고 뛰어.”
--- p.43

서로의 못된 기억을 멱살 잡고 끄집어내는 일이 없도록 다시 만나는 일이 없기를 바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영의 불편함과 나의 불편함을 재는 저울이 평행할 것이라고 여겼던 나의 오만함을 다시는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 p.76

나를 따라다니는 귀신, 내게 비가 오지 않을 거라고 속닥거렸던 신고의 불투명하고 물컹한 덩어리를 쳐다봤다. 교탁 근처에서 어른거리던 신고는 무딘 덩어리를 으쓱하더니 사라져 버렸다. 귀신 주제에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이었다. 귀신도 틀린 것을 맞춘 고이삭이라. 우연으로 넘기기엔, 나는 이미 고이삭의 정체를 의심하고 있었다.
--- p.84

“운명이니 받아들여.”
운명 같은 소리 하네. 나는 감히, 큰 신을 모셨다는 신당에 대자로 뻗어 버렸다. 그리고 신고보다 더 큰 소리로 울며 악을 질러댔다. 나는 의사가 될 사람인데 무슨 얼어 죽을 무당이냐고,
--- p.90

“부탁이 있어.”
“무슨 부탁?”
“우리 엄마한테 귀신을 전해 줘.”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듣는다면 코웃음 칠 소리에도 고이삭은 반응이 없었다. 네가 귀신을 본다는 것은 물론이고 그 기운이 엄청나다는 것도 알고 있으니 수고스럽게 아닌 척할 필요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 p.100

출판사 리뷰

그늘 단편선 006 『플라이 미 투 더 문』

스릴러, 판타지, SF, 미스터리, 문학을 고루 다뤄 오던 소설 브랜드 ‘그늘’에서 국내 소설 단편선을 기획했다. 우리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반짝이는 작품들을 모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세상의 모습을 담은 ‘문학’이라는 거울은 우리를 비춘다. 거기에는 그 책을 읽는 우리의 삶도, 그리고 저마다 다른 에너지를 가진 젊은 작가들의 시간 역시도 담겨 있다.

장르에 상관없이 세상의 목소리를 내는 작품이라면 무엇이든 모았다. 한 손에 들어오는 이 책은 언제 어디에서든 펼칠 수 있다. 이야기가 일상에 스며드는 동안 작은 파동이 독자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며 소설을 가로지르는 다정한 통찰을 책의 등에 담았다. 시리즈 도서를 책장에 모아 꽂으면 힘이 있는 각각의 서사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짓게 된다. 기본에 충실한 흑백의 이미지는 독자들의 내면에서 조화를 이룬다.

그늘 단편선 시리즈는 총 세 편의 단편이 담긴 짧은 단행본이다.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을 수 있지만 마음에 오래 남는 이야기들이다. 우리 일상에 깃든, 우리를 닮은 세 편의 이야기를 통해 서사를 읽는 기쁨과 즐거움이 독자들의 마음에 가닿기를 바란다.

후회하고 외면하면서도 계속되는 선택의 이야기

누군가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이 있기도 하고, 평생을 바쳐 이루고 싶은 꿈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바라던 미래가 그대로 이루어지기란 어렵다. 옳다고 믿었던 선택이 뜻밖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플라이 미 투 더 문』은 이러한 삶의 예측 불가능한 순간들을 세 여성의 이야기로 펼쳐 보인다. 동생을 위해 단 하루 동안 이승으로 돌아오는 「플라이 미 투 더 문」,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방관했던 이가 피해자와 재회하는 「반미영」, 귀신을 보는 여고생이 운명을 바꾸려는 「귀신을 전해 줘」이다. 세 편의 이야기는 죽음과 환생, 무당과 목사, 학교 폭력 같은 서로 다른 사건을 다루지만 인물들이 자신과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맞닿아 있다. 한 언니는 동생을 위했던 마음이 남긴 상처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하고, 한 엄마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다시 외면을 선택한다. 한 딸은 자신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가 자신과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의 마음까지 이해하게 된다.

김현지 작가는 현실적이지 않은 존재들로 지극히 현실적인 사회를 이야기한다. 세 여성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과 심리적 갈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냈다. 김현지의 섬세한 묘사와 맛깔난 대사들이 독자에게 지나온 선택과 앞으로 마주할 선택들을 돌아보게 한다.

‘무당의 딸은 귀신을 보지 않으려 하고,
목사의 아들은 귀신을 누구보다 선명하게 본다’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 저마다의 삶을 찾아가는 사람들


「귀신을 전해 줘」는 무속 신앙과 기독교, 거침없는 소녀와 무심한 듯 속을 알 수 없는 소년 등 상반된 설정이 돋보이는 단편이다. 무당의 딸 영은우는 타고난 신기를 거부하며 의사가 되기를 꿈꾼다. 반면 목사의 아들 고이삭은 무당 못지않은 강력한 신기를 지녔지만 그 사실을 철저히 감추고 살아간다. 주어진 운명을 따르지 않으려는 은우와 자신의 능력을 태연하게 숨기는 이삭. 정반대의 방식으로 살아가던 두 사람은 은우의 엄마에게 변화가 생기면서 뜻밖의 비밀을 나누게 된다. 무당의 딸과 목사의 아들,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귀신까지 기묘한 조합의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는 톡톡 튀는 문체로 유쾌하면서도 매끄럽게 읽힌다.

“그건 둘 다 재미가 없지. 있지도 않은 운명을 순순히 따르는 것 같잖아.”
_「귀신을 전해 줘」 중

은우는 억울하게 죽은 귀신의 사연에 분노하는 등 남의 슬픔을 외면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은우에게 의사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무당이 되는 것이 정해진 운명이 아니라면 의사가 되는 것 역시 반드시 지켜야 할 운명은 아닐 것이다. 오래도록 바라 왔던 꿈이 더 이상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누군가의 기대를 저버리더라도 다른 길을 선택해도 괜찮을까. 이런 고민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은우가 결말에 이르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귀신을 보는 무당조차도 정작 자신의 미래는 알 수 없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사람과 이미 정해 둔 길을 걷느라 지친 사람에게 김현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인간에게 운명이 있다면 그것은 평생 헤매며 답을 찾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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