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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뒤돌아보니, 내가 있었다
첫째 마당 - 춤의 뿌리를 만나다 눈깔사탕 · 대추나무 · 할머니와 팥빙수 · 핏줄은 뜨겁다 · 주렁주렁, 추억 속의 빨래 · 냄새, 집으로 돌아가는 길 · 엄마의 일기장 · 유월이 오면 자두를 산다 · 엄마의 꿰맨 양말 · 삼백 원짜리 순대 · 루샤야, 노~올~자~ 둘째 마당 - 춤보다 먼저 배운 사랑 이야기 엄마 · 가문의 영광 · 강아지 · 사과 한 알의 기억 · 미영이라는 이름으로 · 요란했던 잠버릇 · 엄마는 천재야 · 커피를 저으며 · 사촌오빠 · 수건 고기와 두부 고기 · 첫 '알바'비 · 사이다 뚜껑 · 복제인간 · 수다 궁합 셋째 마당 - 품어 보아야 알게 되는 질투도 사랑이다 · 아기 엄마는 누구? · 씨도둑질 · 한 끼의 그리움 · 어버이날 단상 · 착한 엄마로 살아가는 것 · 아프면서 크는 아이 · 미역국 · 통깁스 위의 쓴 글씨 · 사랑에도 세대 차이가? · 돌상 앞에서 · 엄마 같은 딸 · 희망 · 건강해서 미안한 날 · 연분홍 추억 · 10월의 사진관 · 친손주와 외손주 · 팔불출 · 아이들이 남긴 흔적 넷째 마당 - 멈춤 속에서 들리는 숨결 아침의 단상 · 천수라니? · 이번 생도 여전히 진행 중 · 암막 커튼을 열며 · 무소유 · 옥편 · 감은 익어야 달다 · 툇마루와 족보 · 낙엽 앞에서 멈추다 · 고장 난 눈물샘 · 잠시, 소풍 · 슈퍼 엄살 · 일곱 가지 치약을 쓰는 남자 · 사우나에서 만난 여인 · 쌀 한 가마 · 아직도 젊은 줄 알았네 · 선물꾸러미 · 딸의 자리, 엄마의 자리 · 아날로그가 날 붙잡는다 다섯째 마당 - 춤은 사람을 닮는다 뒤죽박죽 외국어 · 좋아서도 운다 · 엄마의 왕수다 · 부자가 되고픈 마음에 · 셔터 앞에서 멈춘 오후 · 뜻밖의 휴가 · 신데렐라도 아니고 · 어른과 아이 사이 · 왕수다 반성문 · 탕수육 한 접시 · 소파여 안녕 · 노동의 얼굴 · 복숭아와 떠난 사람 · 만 원짜리 한 장 · 기타 선율에 설레던 열일곱 여섯째 마당 - 춤이 내 삶의 모두가 되어 치킨 세 마리의 행복 · 게으름뱅이 손가락 · 돋보기를 내려놓다 · 〈별〉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 나와의 전쟁 · 백만 불짜리 다리 · 도포 자락 휘날리며 · 도미니카 수녀님 · 방울이 떨어지던 날 · 체중계? 체중계! · 등번호 9번 선수 일곱째 마당 - 스승에게 배워, 제자에게 건네다 실수의 온도 · 인두의 입김 · 마음으로 배우는 춤 · 춤보다 먼저 가슴을 · 진정한 춤꾼 · 무용실의 마지막 전등 · 춤은 세월이 말해 준다 · 끝내 놓지 못한 춤 · 혼이 머무는 무용실 · 춤에도 지름길이 있다 · 교태를 배우고 신명을 만나다 · 춤으로 드린 기도 · 부채춤을 배우는 미국인 · 스승님의 질문 · 나는 무당의 신기가 없어요 에필로그 - 시로 춤추고, 춤으로 시를 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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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시간이 많다고 믿었다. 그래서 내일 해도 될 일을 미루기 도 했고, 다음에 만나도 될 사람에게는 전화를 미루기도 했다. 그런 데 어느 순간부터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하 루가 귀해지고, 한 번의 만남이 소중해지고, 평범한 오늘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알게 되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나는 요즘 조금 다른 생각을 한다. 정말 이름을 남기는 것이 중요할까. 세월이 지나면 이름도 흐려지고, 업적이란 것도 언젠가 뭇 사람의 기억에서 사라진다. 나도 잊힐 것이다. 그 사실을 이제는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궁금한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그 사람이 행복했을까?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는지 모르지만, 진정 자기 삶을 사랑했을까? 잠들기 전, ‘오늘도 참 잘 살았다’하고 빙그레 웃을 수 있었을까? 그 질문이 오래 남는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오래 사는 것이 정답도 아니고, 유명하게 사 는 것이 정답도 아니다. 많이 남기는 것이 성공도 아닐 것이다. 마지막 에 남는 것은 아주 단순할지도 모른다. 오늘도 사랑했고, 오늘도 감사 했고,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마음,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p.141 .........겉으로는 젊잖은 척, 사람들 앞에서 사회를 보고, 제자들을 이끌고, 무대에서는 태연한 모습으로 춤을 추지만, 아프고 두려운 순간 에는 나도 별수 없이 겁 많은 아이가 된다. 생각해 보면, 어린이가 어 느 날 갑자기 완벽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책임져야 할 때 어른이 되고, 아프고 두려울 때 다시 아이가 된다. 춤도 그랬다. 몸을 혹사한다고 좋은 춤이 나오는 게 아니다. 아픈데도 참는 것이 열정이고, 쉬는 것은 게으름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듣는 것도 춤을 오래 추기 위한 필수과 정이다. 멈추어야 할 때 멈추는 것, 쉬어야 할 때 쉬는 것, 그리고 다 시 설 수 있을 때 천천히 일어나는 것…. 춤추는 사람이 배워야 할 몸의 지혜다. 깁스하고 꼼짝없이 누워 있지만, 다시 두 발로 서서 춤 을 출 것이다. 그날이 오면, 이 두려웠던 시간을 모두 잊어버리고 깔 깔 웃을 내 가까운 미래다. ---p.209 .......중학교 때 무용 선생님에게서 들은 말씀이 떠올랐다. “무용은 시간예술이란다. 공연하는 그 순간 존재하고, 그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예술이지.” 선생님은 이사도라덩컨을 예로 들은 것이다. 덩컨 이 위대한 무용가였다고 해도, 그녀의 춤을 직접 보지 못한 우리가 그녀가 실제로 어떻게 춤을 추었는지 온전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어린 나는 그 이야기가 몹시 허망하게 들렸다. 화가는 그림을 남기고, 작가는 글을 남기는데, 춤을 추는 사람은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아무리 아름답게 춤을 추어도 막이 내리면 그 춤은 사라진다. 또 춤꾼이 세상을 떠나면 그 춤도 함께 사라진다. 안타까웠다. 요즘처럼 손쉽게 영상을 찍어 보존할 수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는 휴대전화 하나만 있으면 연습실에서 도 춤을 찍을 수 있다. 공연장이 아니어도 좋다. 그 자리에서 몸짓 하나를 기록하고, 멀리 있는 사람들과 그 기록을 나눌 수 있다. 순간 에 피어났다가 순간에 사라졌던 춤이 화면 속에 남는다. 내가 추었 던 춤도 남고, 내 몸짓과 표정까지 남는다. 그러니 유튜브로 치킨 세 마리 값을 번 것이 모두가 아니었다. 유튜브는 사라지는 시간을 하나씩 붙잡아두고 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통장에 들어온 돈보다 내가 올려놓은 영상들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내 젊은 날의 춤과 지금의 춤은 같지 않다. 세월이 흐르면 몸도 달라지고 호흡도 달라진다. 같은 춤을 추어도 그 안에 담기는 이야 기가 달라진다. 춤꾼의 몸에는 시간이 그대로 쌓이기 때문이다. 그래 서 잘 추었든 못 추었든, 그때의 춤은 그때만 출 수 있는 것이다. 이 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이 새삼 고마웠다. ---p.229 나의 무대 실수 흑역사를 풀어놓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만 큼 많다. 순서를 잊어버려 애드립으로 음악을 따라간 적도 있고, 음 악을 놓친 적도 무수히 많다. 동선을 잊어버린 순간도 있고, 심장이 너무 뛰어 발이 굳어버린 날도 있었다. 제자들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그 시절을 떠올리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무대에서의 실수는 꼭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의욕이 너무 앞섰기 때문에도 실수한다. 실수하지 않는, 실수가 적은 사람만이 꼭 훌륭한 무용수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실수를 관객이 모르면 그 만이다. 임기응변으로 대처해 관객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의 실수 라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시 자신의 몸짓과 호흡을 다듬어 무대에 서는 용기를 내는 게 바람직한 무용수이다. 나도 공연이 임박하면 후들거리며 긴장한다는 한마디가 위안이 되었는지, 단톡방은 어느새 다시 웃음 이모티콘으로 가득 찼다. 무대 는 여전히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겠지만, 그 떨림이 우리를 또 한 번 성장시키고 단단하게 만든다. ---p.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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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뜨거웠던 그 시절! 그때부터 심규순 선생은 제게 늘 사랑스럽고 믿음직스러운 제자였습니다. 어려운 순간마다 특유의 너그러움과 포용력으로 사람들을 아우르며 자신의 춤 길을 묵묵히 걸어왔습니다.
춤을 닮은 사람, 사람을 닮은 춤. 이 책에 담긴 소박한 삶의 이야기에서도 그의 따뜻한 인품과 깊어진 춤의 향기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 강혜숙 (전 청주대학교 무용학과 교수, 제17대 국회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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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여 년 전, 심규순 선생이 용인에서 홀로 ‘오석 장군 추모문화제’를 매년 열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후 심 선생과 추모문화제 등 여러 문화예술공연 기획에 함께하면서, 이분의 능력과 열정, 추진력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이 책은 심 선생의 인간적 품성과 문화예술에의 열정을 기록한 ‘완결판’이라 할 수 있는바, 잔잔한 삶을 꿈꾸는 분들에게 나침반이 되리라 믿습니다. - 김학민 (전 경기문화재단·경기아트센터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