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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듯 사뿐 돌아
춤이 꿈이었던 열 살 소녀의 50년 반양장
심규순 저
학민사 202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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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 뒤돌아보니, 내가 있었다

첫째 마당 - 춤의 뿌리를 만나다
눈깔사탕 · 대추나무 · 할머니와 팥빙수 · 핏줄은 뜨겁다 · 주렁주렁, 추억 속의 빨래 · 냄새, 집으로 돌아가는 길 · 엄마의 일기장 · 유월이 오면 자두를 산다 · 엄마의 꿰맨 양말 · 삼백 원짜리 순대 · 루샤야, 노~올~자~

둘째 마당 - 춤보다 먼저 배운 사랑
이야기 엄마 · 가문의 영광 · 강아지 · 사과 한 알의 기억 · 미영이라는 이름으로 · 요란했던 잠버릇 · 엄마는 천재야 · 커피를 저으며 · 사촌오빠 · 수건 고기와 두부 고기 · 첫 '알바'비 · 사이다 뚜껑 · 복제인간 · 수다 궁합

셋째 마당 - 품어 보아야 알게 되는
질투도 사랑이다 · 아기 엄마는 누구? · 씨도둑질 · 한 끼의 그리움 · 어버이날 단상 · 착한 엄마로 살아가는 것 · 아프면서 크는 아이 · 미역국 · 통깁스 위의 쓴 글씨 · 사랑에도 세대 차이가? · 돌상 앞에서 · 엄마 같은 딸 · 희망 · 건강해서 미안한 날 · 연분홍 추억 · 10월의 사진관 · 친손주와 외손주 · 팔불출 · 아이들이 남긴 흔적

넷째 마당 - 멈춤 속에서 들리는 숨결
아침의 단상 · 천수라니? · 이번 생도 여전히 진행 중 · 암막 커튼을 열며 · 무소유 · 옥편 · 감은 익어야 달다 · 툇마루와 족보 · 낙엽 앞에서 멈추다 · 고장 난 눈물샘 · 잠시, 소풍 · 슈퍼 엄살 · 일곱 가지 치약을 쓰는 남자 · 사우나에서 만난 여인 · 쌀 한 가마 · 아직도 젊은 줄 알았네 · 선물꾸러미 · 딸의 자리, 엄마의 자리 · 아날로그가 날 붙잡는다

다섯째 마당 - 춤은 사람을 닮는다
뒤죽박죽 외국어 · 좋아서도 운다 · 엄마의 왕수다 · 부자가 되고픈 마음에 · 셔터 앞에서 멈춘 오후 · 뜻밖의 휴가 · 신데렐라도 아니고 · 어른과 아이 사이 · 왕수다 반성문 · 탕수육 한 접시 · 소파여 안녕 · 노동의 얼굴 · 복숭아와 떠난 사람 · 만 원짜리 한 장 · 기타 선율에 설레던 열일곱

여섯째 마당 - 춤이 내 삶의 모두가 되어
치킨 세 마리의 행복 · 게으름뱅이 손가락 · 돋보기를 내려놓다 · 〈별〉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 나와의 전쟁 · 백만 불짜리 다리 · 도포 자락 휘날리며 · 도미니카 수녀님 · 방울이 떨어지던 날 · 체중계? 체중계! · 등번호 9번 선수

일곱째 마당 - 스승에게 배워, 제자에게 건네다
실수의 온도 · 인두의 입김 · 마음으로 배우는 춤 · 춤보다 먼저 가슴을 · 진정한 춤꾼 · 무용실의 마지막 전등 · 춤은 세월이 말해 준다 · 끝내 놓지 못한 춤 · 혼이 머무는 무용실 · 춤에도 지름길이 있다 · 교태를 배우고 신명을 만나다 · 춤으로 드린 기도 · 부채춤을 배우는 미국인 · 스승님의 질문 · 나는 무당의 신기가 없어요

에필로그 - 시로 춤추고, 춤으로 시를 쓰다

저자 소개 1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났다. 청주대학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고,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를, 명지대학교 체육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명지대학교 자연미래교육원의 무용과와, 같은 대학 테크노아트대학원 무용예술학과의 주임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는 한편, 예원춤너울무용단을 창단하여 예술감독으로 일하면서 한국무용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 국제 교류에 힘쓰고 있다. 국가무형유산 살풀이춤 이수자로 전통춤의 전승에 힘쓰면서, 경기아트센터, 용인문화원, 춤으로 만드는 행복한 세상 '춤만세' 등의 강사로 활동하며 전통춤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1월 15일
판형
반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153*225*18mm
ISBN13
9788971932759

책 속으로

이제껏 시간이 많다고 믿었다. 그래서 내일 해도 될 일을 미루기 도 했고, 다음에 만나도 될 사람에게는 전화를 미루기도 했다. 그런 데 어느 순간부터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하 루가 귀해지고, 한 번의 만남이 소중해지고, 평범한 오늘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알게 되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나는 요즘 조금 다른 생각을 한다. 정말 이름을 남기는 것이 중요할까. 세월이 지나면 이름도 흐려지고, 업적이란 것도 언젠가 뭇 사람의 기억에서 사라진다. 나도 잊힐 것이다. 그 사실을 이제는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궁금한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그 사람이 행복했을까?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는지 모르지만, 진정 자기 삶을 사랑했을까? 잠들기 전, ‘오늘도 참 잘 살았다’하고 빙그레 웃을 수 있었을까? 그 질문이 오래 남는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오래 사는 것이 정답도 아니고, 유명하게 사 는 것이 정답도 아니다. 많이 남기는 것이 성공도 아닐 것이다. 마지막 에 남는 것은 아주 단순할지도 모른다. 오늘도 사랑했고, 오늘도 감사 했고,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마음,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p.141

.........겉으로는 젊잖은 척, 사람들 앞에서 사회를 보고, 제자들을 이끌고, 무대에서는 태연한 모습으로 춤을 추지만, 아프고 두려운 순간 에는 나도 별수 없이 겁 많은 아이가 된다. 생각해 보면, 어린이가 어 느 날 갑자기 완벽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책임져야 할 때 어른이 되고, 아프고 두려울 때 다시 아이가 된다.

춤도 그랬다. 몸을 혹사한다고 좋은 춤이 나오는 게 아니다. 아픈데도 참는 것이 열정이고, 쉬는 것은 게으름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듣는 것도 춤을 오래 추기 위한 필수과 정이다. 멈추어야 할 때 멈추는 것, 쉬어야 할 때 쉬는 것, 그리고 다 시 설 수 있을 때 천천히 일어나는 것…. 춤추는 사람이 배워야 할 몸의 지혜다. 깁스하고 꼼짝없이 누워 있지만, 다시 두 발로 서서 춤 을 출 것이다. 그날이 오면, 이 두려웠던 시간을 모두 잊어버리고 깔 깔 웃을 내 가까운 미래다.
---p.209

.......중학교 때 무용 선생님에게서 들은 말씀이 떠올랐다. “무용은 시간예술이란다. 공연하는 그 순간 존재하고, 그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예술이지.” 선생님은 이사도라덩컨을 예로 들은 것이다. 덩컨 이 위대한 무용가였다고 해도, 그녀의 춤을 직접 보지 못한 우리가 그녀가 실제로 어떻게 춤을 추었는지 온전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어린 나는 그 이야기가 몹시 허망하게 들렸다. 화가는 그림을 남기고, 작가는 글을 남기는데, 춤을 추는 사람은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아무리 아름답게 춤을 추어도 막이 내리면 그 춤은 사라진다.

또 춤꾼이 세상을 떠나면 그 춤도 함께 사라진다. 안타까웠다. 요즘처럼 손쉽게 영상을 찍어 보존할 수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는 휴대전화 하나만 있으면 연습실에서 도 춤을 찍을 수 있다. 공연장이 아니어도 좋다. 그 자리에서 몸짓 하나를 기록하고, 멀리 있는 사람들과 그 기록을 나눌 수 있다. 순간 에 피어났다가 순간에 사라졌던 춤이 화면 속에 남는다. 내가 추었 던 춤도 남고, 내 몸짓과 표정까지 남는다.

그러니 유튜브로 치킨 세 마리 값을 번 것이 모두가 아니었다. 유튜브는 사라지는 시간을 하나씩 붙잡아두고 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통장에 들어온 돈보다 내가 올려놓은 영상들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내 젊은 날의 춤과 지금의 춤은 같지 않다. 세월이 흐르면 몸도 달라지고 호흡도 달라진다. 같은 춤을 추어도 그 안에 담기는 이야 기가 달라진다. 춤꾼의 몸에는 시간이 그대로 쌓이기 때문이다. 그래 서 잘 추었든 못 추었든, 그때의 춤은 그때만 출 수 있는 것이다. 이 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이 새삼 고마웠다.
---p.229

나의 무대 실수 흑역사를 풀어놓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만 큼 많다. 순서를 잊어버려 애드립으로 음악을 따라간 적도 있고, 음 악을 놓친 적도 무수히 많다. 동선을 잊어버린 순간도 있고, 심장이 너무 뛰어 발이 굳어버린 날도 있었다. 제자들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그 시절을 떠올리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무대에서의 실수는 꼭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의욕이 너무 앞섰기 때문에도 실수한다. 실수하지 않는, 실수가 적은 사람만이 꼭 훌륭한 무용수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실수를 관객이 모르면 그 만이다. 임기응변으로 대처해 관객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의 실수 라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시 자신의 몸짓과 호흡을 다듬어 무대에 서는 용기를 내는 게 바람직한 무용수이다.

나도 공연이 임박하면 후들거리며 긴장한다는 한마디가 위안이 되었는지, 단톡방은 어느새 다시 웃음 이모티콘으로 가득 찼다. 무대 는 여전히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겠지만, 그 떨림이 우리를 또 한 번 성장시키고 단단하게 만든다.
---p.259

추천평

1980년대, 뜨거웠던 그 시절! 그때부터 심규순 선생은 제게 늘 사랑스럽고 믿음직스러운 제자였습니다. 어려운 순간마다 특유의 너그러움과 포용력으로 사람들을 아우르며 자신의 춤 길을 묵묵히 걸어왔습니다.

춤을 닮은 사람, 사람을 닮은 춤. 이 책에 담긴 소박한 삶의 이야기에서도 그의 따뜻한 인품과 깊어진 춤의 향기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 강혜숙 (전 청주대학교 무용학과 교수, 제17대 국회의원)
10 여 년 전, 심규순 선생이 용인에서 홀로 ‘오석 장군 추모문화제’를 매년 열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후 심 선생과 추모문화제 등 여러 문화예술공연 기획에 함께하면서, 이분의 능력과 열정, 추진력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이 책은 심 선생의 인간적 품성과 문화예술에의 열정을 기록한 ‘완결판’이라 할 수 있는바, 잔잔한 삶을 꿈꾸는 분들에게 나침반이 되리라 믿습니다. - 김학민 (전 경기문화재단·경기아트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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