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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UNG-DONG,金聖東, 호:시은(市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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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머리 : 음력 4월 찔레꽃이 필 무렵.
--- p.16 풀쳐생각 : 맺혔던 생각을 풀어버리고 스스로 위로함. --- p.20 옛살라비 : 고향. --- p.23 꽃두레 : 큰아기. 숫색시. ‘처녀(處女)’ 본딧말. 시집갈 나이 찬 숫색시는 몸에 꽃다발을 두른 것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휴전협정 때까지 쓰였음. --- p.37 꽃두루 : 총각 본딧말. --- p.39 고루살이 : 평등한 삶. 화백(和白). --- p.43 풀솜할아버지 : 제 딸이 낳은 자식이라 느끼는 정이 풀솜처럼 따스하다고 해서 생긴 말로, 외할아버지를 일컫던 말이다. ‘풀솜할머니’는 외할머니를 일컫는 말이다. --- p.61 살그미 : 남몰래 살며시. 살그머니. 살그래. --- p.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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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솜할머니? 난데없이 등장한 이 낱말 때문에 소설을 읽다 말고 국어사전을 뒤진다. 얼레? 사전에 나온다. '외할머니를 친근하게 이르는 말'이라는 설명이다. 옛날 충청도에서는 외할머니를 ‘풀솜할머니’라고 불렀다. 그렇다면 외할아버지는 뭐라고 했을까? '풀솜할아버지'다. ‘외할머니’라는 말은 할머니와 나와의 친족 관계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만 ‘풀솜할머니’는 ‘외할머니’라는 말이 지니고 있는 따스함과 정을 느끼게 해준다. ‘풀솜할머니’라 부르면 ‘외할머니’가 삶은 옥수수, 찐 감자를 들고 부엌에서 금방이라도 뛰어나오실 것만 같다. 이제부터라도 외할머니를 ‘풀솜할머니’라고 바꿔 불러보면 어떨까.
K-팝, K-드라마 등 K-컬쳐가 화두다. K-소설도 인기란다. 노래든, 춤이든, 영화든, 소설이든 모든 언어를 기반으로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찬(?) 생각을 해본다. 풀솜할머니, 풀솜할아버지, 꽃두레, 꽃두루 등 듣기만 해도 아름다운 우리말들이 세계 속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이 책은 ‘작가가 살려쓰는’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김성동 작가 소설에 등장하는, 충청 사투리를 포함하여 모두 365개의 우리말이 담긴 이 책을 읽다 보면, ‘작가’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게 고개가 숙여진다. 독자를 다소 불편하게 할지라도 그 불편이 독자를 한 단계 성숙시킨다는 것, 우리말과 우리의 얼을 지키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에 자긍심을 갖게 한다. 머리말 충청도 말은 유독 느리고 길게 늘이는 특성이 있어 이를 빗댄 우스갯말도 많습니다. 돌이 굴러가는 위급한 상황에서 아들이 말을 길게 늘이는 바람에 아버지가 죽고 말았다는 얘기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느려터진 충청도 사람이 가장 짧게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개인의 식습관과 무관하게, 한여름 복날에 개고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상황입니다. 상대가 개고기를 먹는지 그 취향을 물을 때, 충청도 사람은 딱 두 음절이면 됩니다. ‘개혀?’ 이렇게 극단적인 대비가 가능한 게 바로 충청도 말입니다. 충청도 말의 이런 특성을 가장 잘 살려 쓰는 작가로 이문구와 김성동을 듭니다. 특히 두 작가의 고향이 우리 조선말의 본디 특성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내포 칠읍이고, 또 도저한 한학 교양을 갖추고 치렁치렁한 만연체로 충청도 말의 유장함을 맛깔나게 구사한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자라고 살던 고향의 언어에 대한 자각과 애정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우리말로 살려 내는 의도적 노력을 일관되게 해 온 작가는 역시 김성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략) 김성동의 소설은 내포 지역이 간직해온 아름다운 우리말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줍니다. 하지만 낯선 우리말을 각주를 찾아보며 읽어야 하는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물론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살려내 언어생활을 풍요롭게 해 주는 것이 작가 본연의 임무인 만큼, 그 가치와 업적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가독성이 떨어져 독자층의 외면을 받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김성동은 이렇게 말합니다. “평론가들도 그렇고 독자들도 그렇고 제가 소설에 쓴 우리말이 어렵다는 말이 많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철학이 어려운 게 아니라 ‘우리말이 어렵다’는 겁니다. 출판사 대표들도 독자에게 맞춰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어려우니까 독자에게 맞춰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읽는 자가 우리말을 모른다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진짜 문화, 우리 언어가 아버지 할아버지 시대 때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사라지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이유를 기억하고 우리진짜 언어와 문화를 찾아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말을 고집하는 것은 저의 고집이나 취미가 아닙니다. 제가 하는 작업이, 우리가 왜놈들에게 빼앗긴 것을 되찾는 일이 옳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또한 진정한 독서는 읽는 자를 괴롭히는 겁니다. 술술 넘어가는 책은 책이 아닙니다. 그런 책은 덮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오락거리일 뿐입니다.” 『김성동 작가가 살려 쓰는 아름다운 우리말 365』는 작가의 우리말 살리기 노력을 적극 반영하면서도, 독자들이 아름다운 우리말을 언어생활 속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사전처럼 ㄱ부터 ㅎ까지 단어의 뜻풀이와 용례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김성동의 작품을 중심으로 내포 지역 충청도 말에 바탕을 둔 아름다운 우리말 중 우리가 기꺼이 살려 써 보고 싶은 말이나 관용어를 중심으로, 그 말이 쓰인 작품의 출처와 맥락을 앞에 제시한 뒤, 현재 일상에서 쓰는 말로 다시 풀어 써서 독자들이 이를 대비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런 구체적 문맥의 대비를 통해 어느 쪽이 우리의 삶을 더 정겹고 실감나게 표현하는지 확인하고, 독자 스스로 자신의 언어생활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