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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소중한 알맹이였습니다
‘껍데기’라는 말은 흔히 알맹이가 없는 것, 쓸모없는 것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그 존재 이유를 생각해 보면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껍데기를 소중한 것을 품고 지켜주는 사랑의 형상으로 그려 냅니다. 돌아보면 우리 주변에도 무언가를 지켜 주는 껍데기들이 있습니다. 소중한 선물을 곱게 감싸는 포장지, 비바람을 견디며 콩알을 키워 내는 콩깍지, 작은 생명을 단단한 껍질로 보호하는 알이 그러합니다. 소중한 존재가 안전하게 자라고 자신의 힘으로 세상에 설 수 있을 때까지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킵니다. 알맹이가 다 자라면 역할이 끝난 그저 빈 껍데기로 남을 것을 알면서도, 껍데기는 기꺼이 제 알맹이를 감싸 안습니다. 우리에게도 껍데기가 되어 준 존재가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우리를 사랑으로 품고 지켜 준 가족입니다. 때로는 나 홀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바탕에는 늘 누군가의 사랑과 헌신이 있었습니다. 나에게는 엄마가 있었고, 엄마에게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한 세대가 다음 세대를 품으며 이어 온 사랑 덕분에 우리는 지금 이 세상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사랑을 받는 아이에서 사랑을 건네는 아이로 나를 지켜 준 ‘껍데기’의 사랑을 발견하고, 그 사랑을 다시 누군가에게 건네는 것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는 이제 자신도 누군가를 품어 주는 존재가 됩니다. 할머니에게서 엄마로, 엄마에게서 아이로. 그리고 아이에게서 다시 또 다른 소중한 존재에게로. 아이와 부모가 함께 책을 읽으면 ‘나를 소중하게 감싸 준 껍데기는 누구였을까’,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껍데기가 되어 줄 수 있을까’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게 됩니다. 『껍데기』는 우리를 감싸고 지켜 준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사랑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으로 담아낸 사랑의 모습 두부 작가는 깊이 있는 색감의 아크릴, 맑고 섬세한 수채화, 따스한 질감의 색연필을 사용해 사랑의 온기를 그려 냈습니다. 거북이 등딱지 위에 달팽이, 땅콩, 바나나 같은 친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장면, 꽈리 열매 속 아이들이 포근히 잠든 장면,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주인공 아이까지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겹겹이 포개진 장면처럼 각 페이지의 그림에는 껍데기가 있는 다양한 생물과 사물들을 통해 소중한 존재를 지켜 주는 사랑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장면마다 아이 곁을 지키는 단짝 구름이와, 마지막에 “껍질로 말하자면… 내가 최고지!!” 하고 뽐내는 양파까지 찾아보다 보면 책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껍데기』에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우리를 품어 준 고귀한 존재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때로 세상 앞에서 작아지는 모든 알맹이들에게, 한때 사랑으로 감싸 주던 그 품처럼 이 책이 따뜻한 위로로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