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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등장인물 1. 폭풍우 몰아치다 2. 음모의 소용돌이 3. 운명의 세여인, 그리고 두 남자 4. 인현왕후가 국혼을 올리다 5. 장옥정이 다시 입궁을 하다 6. 감고당의 여인 7. 영조의 탄생 8. 왕비의 눈물과 한 9. 희빈이 사약을 받다 10.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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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 내 새끼.’
안씨는 어린 딸을 꼭 껴안았다. 새끼라서 그런가. 아무리 가슴에 품고 있어도 사랑스러웠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았다. ‘우리 동이도 민씨댁 같은 양반 가문에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가회방의 민 규수를 생각하자 안씨는 저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최효원을 처음 만났을 때는 부귀나 재물도 필요 없고 오로지 사랑만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딸이 태어나자 그렇지가 않았다. 딸에게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었다. 남편이나 자신은 평민으로 살아도 상관이 없었으나 딸만은 귀하게 키워서 좋은 사람에게 시집을 보내고 싶었다. ‘민 규수와 비교하면 우리 딸이 더 예쁜데….’ 안씨는 딸이 꽃이라고 생각했다. 민 규수를 딸에게 비교하면 어림없다고 생각했다. ---「폭풍우 몰아치다」 중에서 ‘아…!’ 신여철을 따라 사랑채에 이른 장희재는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속이 또 다시 매슥거려서 토할 것 같았다. 신여철을 따라온 포졸들도 웅성거리고 다모는 돌아서서 헛구역질을 했다. 사랑채 마루에는 머리 없는 시체 하나가 나뒹굴고 있었다. 바지저고리를 입고 있는 것을 보아 시체는 남자이고 집주인인 오정일로 보였다. 마룻바닥이 온통 핏자국으로 가득했다. ‘잔인한 놈들. 꿈에 보일까 무섭구나.’ 장희재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포도청에서 일을 하다가 보면 살인사건을 많이 접하지만 머리를 자른 시체를 본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역모사건에 연루되면 참수형이나 거열형을 집행하기 때문에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장희재가 포도부장이 되었을 때는 그런 사형을 집행한 일이 없었다. “머리를 가져간 것인가?” 신여철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현상운에게 물었다. “나무에 매달아 놓았습니다.” ---「음모의 소용돌이」 중에서 숙종은 궁녀의 뒤로 부엌을 들여다보았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었던 듯했다. “음식을 만들고 있었느냐?” “예.” “과인이 시장하구나. 네가 만든 것을 좀 주려느냐?” 궁녀는 선뜻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당황하고 난처한 기색이다. 어쩌면 장옥정의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장옥정은 벌써 숙종이 승은을 내린 궁녀에게 가혹하게 매질을 했다. “방으로 안내하라.” “처소가 누추하여…” “괜찮다.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게 하지 마라.” 숙종이 내관에게 영을 내리고 마루로 올라섰다. 궁녀는 화들짝 놀라 방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음식을 차려 오너라.” “황공하오나 음식은….” “어찌 그러느냐? 음식에 독이라도 넣었느냐?” 숙종이 궁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농을 했다. 그러고 보니 궁녀의 얼굴이 낯익었다. 인현왕후의 처소에 있다가 장옥정의 처소로 옮긴 궁녀다. 7품 궁녀였는데 무수리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죄를 지어 강등 당한 것이다. “소인이 부엌에서 만들던 음식은… 폐비 민씨의 생일 음식입니다.” “뭐라?” 숙종이 눈을 부릅뜨고 궁녀를 쏘아보았다. 이런 망할 놈의 계집이 있나? 숙종은 눈에서 불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어스름한 불빛에 비친 궁녀의 얼굴이 마음을 끌었다. 저고리 사이로 살짝 엿보이는 가슴도 풍만했다. “내일이 민씨의 생신입니다. 소인이 모시던 주인이라… 약간의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감고당의 여인」 중에서 “물러가라. 너는 방으로 들어가 내가 눈 속에 혼절해도 나오지 마라. 내 말을 듣지 않으면 기필코 너를 죽일 것이다.” 동이의 단호한 말에 애순은 놀라서 처소의 무수리 방으로 돌아와 문틈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동이는 눈이 자욱하게 내리고 있는데도 뜰에 앉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대체 왜 저러는 거야? 얼어 죽으려고 작심을 했나?’ 애순은 동이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눈이 점점 자욱하게 내리기 시작했다. 동이의 머리와 어깨에도 눈이 하얗게 쌓였다. 숙종이 밖으로 나온 것은 새벽이었다. 그는 눈 속에 기절해 있는 동이를 보고 경악했다. “이게 무슨 일이냐? 누가 너에게 석고대죄를 하라고 했느냐?” 숙종이 황급히 동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내의녀들이 달려오고 내관들이 불을 지피느라고 한바탕 법석을 떤 뒤에야 동이는 깨어났다. “네 어찌 석고대죄를 하였느냐?” 숙종이 노기 띤 음성으로 물었다. “중전으로 책봉한다는 말씀을 듣고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동이 눈물을 흘리면서 아뢰었다. “농으로 한 말이었다. 어찌 그 말을 참으로 듣느냐? 네가 정녕 사심이 없구나.” 숙종이 탄식을 한 뒤에 동이를 더욱 총애했다. ---「감고당의 여인」 중에서 그때 궁녀들이 정신을 잃고 축 늘어진 동이를 업고 달려왔다. 아아,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동이는 온 몸이 땀으로 후줄근하게 젖어 있었다. “어서 방으로 눕히고 어의를 부르라.” 숙종이 영을 내렸다. 쎱녀들이 황급히 동이를 방으로 눕히고 어의를 부르러 달려갔다. 동이의 얼굴은 발갛게 익어 있었다. “어디서 찾았느냐? 어찌하여 사람이 이 꼴이 되었느냐?” 숙종이 감찰상궁을 추궁했다. “수라간 뒤뜰의 항아리에서 찾았습니다. 숙원마마는 포승줄에 묶이고 입에 재갈이 물린 채 항아리에 덮여 있었습니다.” “항아리로 덮어 놓았다는 말이냐?” “예. 마침 옷자락 하나가 밖으로 삐져나와 있는 것을 수라간 무수리가 발견하여 찾았습니다.” 감찰상궁이 몸을 떨면서 숙종에게 아뢰었다. 숙종은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누군가 동이에게 재갈을 물리고 포승줄로 묶어 항아리를 덮어 놓은 것은 질식사 시키려고 한 것이다. 날이 점점 더워지기 시작했으므로 조금만 지체했더라면 숨이 막혀 죽었을 것이었다. 다행히 어의가 달려오고 내의녀들이 팔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하면서 동이는 간신히 의식이 돌아왔다. “전하.” 숙종을 본 동이의 얼굴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오 깨어났구나. 누가 이런 짓을 했느냐? 누가 너를 죽이려고 했느냐?” “신첩은 잠이 들었었기 때문에 보지 못했습니다.” ---「감고당의 여인」 중에서 “대궐 밖에는 오라버니 밖에 믿을 사람이 없으니 오라버니가 나를 위하여 연잉군의 호위를 맡아주시오.” 동이는 검계 생활을 하고 있는 이철주를 불러 은밀하게 말했다. 이철주는 이때부터 연잉군의 호위무사로 활약했다. “오라버니는 나를 보호해 왔으니 내 아들의 안위도 맡아주시오.” 동이는 장붕익에게도 연잉군을 보호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제 명줄을 놓으려는 것인가. 동이는 지난밤부터 잠깐씩 의식을 잃고는 했었다. ‘참으로 긴 세월이었어.’ 장붕익은 이현궁의 안채를 바라보면서 가슴이 타는 것 같았다. 평생을 그녀의 그림자로 살아왔는데 이제 그녀가 하늘 저 멀리로 떠난다고 생각하자 가슴이 아팠다. 그녀를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뿌듯하고 황홀했다. 가슴 속으로나마 그녀를 사랑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가슴 속에 안타까운 사랑 하나 없었다면 인생이 더욱 허망했을 것이다. “내가 궁녀가 되지 않았다면 오라버니에게 일생을 의탁했을 거예요.” 지난 밤 동이는 비로소 자신의 속내를 장붕익에게 고백했다. ---「희빈이 사약을 받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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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이루지 못한 야망, 죽어서 꿈을 이룬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 그녀의 사랑과 눈물의 이야기 숙빈 최씨에 관해서 전해져오는 이야기나 기록은 많치 않다. 아무래도 신분계급이 엄격했던 조선시대여서 평민출신인 그녀의 기록은 많치 않았을 것이다. 숙종시대를 다룬 지금까지의 책이나 TV드라마에서도 인현왕후나 장희빈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많았으나 숙빈 최씨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없었다. 역사 속에서는 인현왕후나 장희빈이 더욱 파란만장하고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 간 것처럼 느껴지나, 사실 숙빈 최씨의 삶도 기다림과, 눈물, 사랑, 야망의 역사였다. 조선 시대에서도 가장 당쟁이 치열했고, 숙종 역시 양대 당파들의 힘을 이용해 왕권강화와 이를 위해서라면 왕비와 후궁들조차 희생양으로 삼았던 상황에서 일개 평민 출신으로 양대 당파 세력의 지원을 받던 인현왕후와 장희빈 사이에서 어떻게 끝까지 살아남았고 끈질긴 집념과 야망으로 자신의 아들을 보위에 오르게 했는지는 실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어쩌면 숙빈 최씨는 오늘을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하나의 롤 모델일 수 있다. 평범한 출신으로 주어진 상황과 여건을 활용하고 극복하여 마침내는 자신의 꿈을 이루는 모습이 그러 하다. 실제로 영조가 보위에 올라 펼친 여러 정책들을 보면 그 시대 민초들을 향한 이해와 애정이 담긴 것들이 많았다. 이는 어쩌면 평민 출신인 어머니와 그의 자식이라는 본능적인 출신에 대한 애정과 열등감이라는 모순이 낳은 긍정적 효과 였으리라. 조선 최고의 성군 영조를 낳은 생모, 숙빈 최씨의 삶은 독자들에게 훌륭한 이야기 거리와 읽는 즐거움을 전해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조선의 성군으로 잘 알려진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에 대한 소설이다. 평민 무수리 출신으로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궁중암투, 서인과 남인의 처절한 당파투쟁 속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이 낳은 아들을 보위에 오르게 한 숙빈 최씨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역사소설을 읽는 재미를 한껏 선물할 것이다. 역사적 사료의 충실함과 저자 특유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시공을 뛰어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생생한 현실로 느껴진다. 소설에 등장하는 장붕익은 실존인물로 영조시대에 포도대장으로 명성을 떨치고 영조를 암살하려는 자객들을 막아주기도 했다. 검계 인물 이철주는 사료에 나오는 표철주가 모델이다. 표철주는 영조가 잠저에 있을때 호위무사를 한 인물이다. 숙종시대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당쟁이 치열했다. 그만큼 사건도 많고 이야기도 많을 수밖에 없다. 그 시대 한복판을, 천인으로, 여성으로, 아들을 왕위에 오르게 하기위해 치열한 모정으로 살아낸 숙빈 최씨의 사랑과 눈물, 그리고 야망의 역사는 그래서 독자들에게 생생히 살아있는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또 그 시대를 살았던 숙빈 최씨와 인현왕후, 장희빈 세여인의 돌이킬 수 없는 운명과 인간적 면모들은 여전히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등장인물 동이(최숙빈) 무수리 출신으로 숙종의 총애를 받아 숙빈의 자리까지 오른다.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암투사이에서 현명한 처세로 이를 극복하고 그의 아들 영조를 왕위에 오르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숙종 조선의 19대 왕이다. 당파투쟁 속에서 각 세력을 적절히 이용하여 왕권을 강화하고 왕비와 후궁마저도 자신의 보위를 위해 이용한다. 장희빈을 총애하지만 나중에는 그 사랑을 동이에게 쏟는다. 장옥정(장희빈) 장안의 갑부인 역관의 딸로 남인들의 세력을 등에 업고 궁녀에서 희빈이 된다. 뛰어난 자색과 염기로 숙종의 마음을 사로잡아 총애를 받지만 포악한 성격 때문에 숙종에게 외면당한다. 민 규수(인현왕후) 병조판서 민유중의 딸. 성품이 어질고 총명하여 중전으로 간택되나 숙종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후사 또한 없다. 장희빈과의 암투에서 모함을 받고 페위되지만 동이와 서인세력의 노력으로 다시 복위된다. 민유중 민규수의 아버지로 병조판서를 지내고 성품이 곧고 어질다. 동이의 아버지를 다시 장악원에 넣어주고 동이가 부모를 잃고 떠돌아 다닐 때 우연히 만나서 다시 만나서 민규수의 여종이 되게 해 준다. 이철주 동이가 떠돌아 다닐 때 만나 오누이로 지내게 된 오라버니이지만 은근히 동이를 좋아한다. 그러나 동이는 끝까지 마음을 열지 않는다. 장붕익 이철주와 비슷한 시기에 동이를 만난다. 동이도 장붕익을 좋아하지만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해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애를 태운다. 훗날 포도대장이 되어 영조를 암살 하려는 자객을 막아준다. 최효원 동이의 아버지. 한양의 조직폭력배 검계의 조직원이다. 자신의 아내 안씨를 차지하려는 최필제의 모함으로 체포되어 고문으로 사망한다. 최필제 한양저자거리의 상인. 동이어머니 안씨에게 흑심을 품고 동이의 아버지를 음모로 제거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나중에 동이에게 붙잡혀 죄값을 치룬다. 장희재 장옥정의 오빠. 동생 장옥정의 덕분으로 포도대장을 거쳐 한성부 판윤까지 오른다. 동생을 이용하여 출세를 꾀하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된다. 숙정 장희재의 첩. 수시로 궁궐을 드나들며 장옥정에게 간언을 한다. 인현왕후가 복위하자 인현왕후를 제거하기 위하해 궐내에서 몰래 저주굿을 해야 한다고 장옥정을 부추긴다. 오례 숙정이 데려온 무녀로 장옥정이 궐내에 몰래 신당을 차리자 인현왕후가 빨리 죽고 장옥정이 복위되기를 기원하는 저주굿을 집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