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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방송사 1924~1948
이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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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보이지 않는 세계가 열리다
2. 전파, 한반도에 상륙하다
3. 일본말 방송 다음에 조선말 방송
4. 이중방송, 당장 방송을 차단시켜라!
5. 방송에 울고 방송에 웃고
6. 민족 해방을 알린 감격의 목소리
7. 미국식 방송이 시작되다
8. 마침내 우리 나라 우리 방송 시대가 열리다

저자 소개

저자 : 이내수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신문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신문방송 고위과정을 마쳤다. KBS PD를 거쳐 KBS 라디오 정보센터 편집위원, 충주방송국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겸임 교수와 KBS 연수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방송프로그램 개발론』(1995)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795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8803585

책 속으로

일본 천황의 무조건 항복방송이 나간 후 일본인 방송인들은 무엇을 어떻게 방송할지 몰라 7시간 동안 침묵을 지킨다. 방송을 어떻게 다시 시작할 것인가? 한마디로 절망적이었다. 그들은 숙의 끝에 일본군의 보호 아래 방송을 다시 결행하기로 결정을 본다.

일본어 방송을 다시 한다는 결심은 섰지만, 막상 내보낼 프로그램이 없었다. 항복 후의 프로그램을 미리 준비해 둔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종전처럼 도쿄방송을 그래도 중계할 처지도 못되었다.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경성방속국 독자적으로 일본어 방송을 내보내야 하는 입장이었다. 레코드 음악과 뉴스를 생각해 보았으나, 이미 동맹통신이 그 기능을 잃고 있어서 더 이상 뉴스가 공급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때마침 총독부 경무부장으로부터 시국을 수습하기 위한 방송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화가 방송국에 걸려 온다. 일본 방송인들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저녁 7시 20분에 일본어 방송을 재개한다.(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한국어 방송은 중단 없이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어 재개방송의 말문을 연 것은 다카하시 방송원이었다. 그는 방송이 오랫동안 중단되어 죄송하다는 것과 전쟁종결이라는 예측할 수 없는 사태발생으로 방송 방향을 잡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했음을 알렸다. 그리고 일본어 방송이었던 제1방송 채널에 조선어 방송을 혼합해서 방송하겠다는 회유책까지 제시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조선어 방송을 제2방송으로 보내드렸는데, 이 시간 이후부터는 제1방송, 즉 일본어 채널에서 함께 방송합니다. 일본어와 조선어가 교대로 방송되는 혼합방송 형식이 되겠습니다. 차후로는 일본어 방송을 차츰 줄이고 조선어 방송을 늘려갈 것입니다."

그들은 패전국 국민으로 갑자기 전락되자 살길을 찾아 헤매고 있음이 역력했다. 어제까지 기세 등등하던 모습은 찾을 길이 없었고 꼬리 내린 미친개처럼 보였다.…

--- pp.247~248

연희송신소가 들어선 자리는 공동묘지 터였다. 묘소가 많은 곳에는 어찌된 영문인지 구렁이가 많았다. 이 구렁이들이 종종 송신기가 설치된 기계실로 산책을 나왔다.

하루는 기술인 한 명이 기계실로 들어섰다가 '악!' 하는 비명 소리와 함께 기겁하며 밖으로 뛰쳐나왔다. 바로 눈앞에 커다란 구렁이 한 마리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하마터면 밟을 뻔한 것이다.

사람만 놀란 것이 아니라 구렁이도 놀랐다. 구렁이는 송신기 뒤로 도망쳐 몸을 숨겼다. 잠시 후 이번에는 구렁이가 온몸을 뒤틀며 펄펄 뛰었다. 고압전류에 감전된 것이다. 그 곳은 들쥐들이 종종 감전사한 곳이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우선 구렁이 침투부터 막아야 했다. 그래야만 방송도 사람도 안전할 수 있을 것이었다. 각 창문마다 철망이 쳐지고 구렁이 소동은 잠잠해졌다.

--- p. 134

출판사 리뷰

우리 방송의 역사를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정확하고도 재미있게 쓴 생생한 기록!
현대 문화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방송! 찬란하게 개화한 이 꽃이 봉우리를 맺기까지의 숨은 이야기들을 엮었다.

우리 나라에 방송이 처음 시작된 시절, 모든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대중들은 환호했고 방송인들은 새로운 창조 작업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이 처음의 열정과 과정의 시행착오들, 그리고 그 속에서 숨쉬던 인물들의 구체적인 움직임들, 이 모든 것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우리 방송의 기틀을 다잡아 나갔다.

방송의 역사는 곧 우리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우리 나라에 무선 라디오 방송이 들어온 것은 일제 식민통치가 날로 가혹해지던 1924년. 우리 방송은 시작부터 식민통치의 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억압과 간섭을 단적으로 말해 주는 것이 이중 방송(일본말과 조선말 방송을 따로 하던) 시대의 방송차단기이다. 초창기 방송사에서 빚어졌던 이러한 조선말 방송에 대한 검열과 단속은 책 속의 한 에피소드이자 이 책의 부제인 "당장 방송을 차단시켜라!"로 표현되었다. 이렇듯 자주적인 우리 민족의 삶은 끊임없이 일제에 의해 훼방되었다. 그러나 일제의 간섭 속에서도 방송인들은 민족의 애환을 방송을 통해 표현했고, 민중들 또한 방송에 귀를 기울이며 울고 웃었다.

이 책은 방송관련 인물들과 사건들의 생생한 이야기이자 동시에 훌륭한 자료집이기도 하다. 즉 이야기와 어우러진 신문·사진 자료의 적절한 인용과 주석, 그리고 재미있는 설명은 이 책을 빛나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이다.

방송을 만드는 사람에게도 방송을 듣는 사람에게도 각양각색의 사연들이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초창기 방송이라는 특별한 상황이 자아낸 에피소드들은 신선하고 새롭다. 지은이는 이런 이야기들을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내었다. 읽어 가다 보면 옛날 이야기에 빠지듯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책갈피를 넘기게 되고, 이어지는 글들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듯 커다란 재미와 기쁨을 준다.

현 KBS 연수원의 교수인 이내수 씨는 이 책을 집필하는 데에만 2년이 넘는 시간과 공을 들였다. 그래서 10여년간 모은 수많은 신문 자료와 사진 자료들, 방송관련 물품들, 각종 사건과 방송인들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정리하면서, 그간에 잘못 알려져 온 사실들을 확인하고 바로잡는 데 애를 썼을 뿐 아니라 우리 나라 근현대사와 함께한 방송의 역사를 생생하고도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방송관계자들뿐 아니라 방송에 관심있는 모든 사람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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