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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절벽위에 서서
2. 내 가슴에 총검이 3. 중국군과의 대면 4. 고행의 5백리길 5. 화풍 포로수용소 6. 벽동 포로수용소 7. 도하 작업대 8. 평양 포로관리총국 9. 강동 제8포로 수용소 10. 휴전의 꿈도 잠시, 다시 수용소로 11. 천마 포로수용소 12. 개성에서 판문점까지 13. 판문점에서 용초도로 14. 용초도 수용소 15. 그렇게도 그리던 대구로 16. 원대복귀, 그리고 전속 17. 감격어린 검은 제대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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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밤에 일하고 낮에는 숙소에서 잠을 잤다. 잠이 안 오면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한 달이 지나니 서로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동지가 되었다. 포로들 중에는 경남 사람들이 많은 편이었다. 이들은 인정이 많았다. 그들 중에 경남 사천의 시장에서 장사를 했다는 김달구 형은 나이가 나보다 열 살이나 위였는데, 내가 대학생이라고 하자 일이 힘겹겠다며 나를 많이 거들어주었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는 결국 전쟁 이야기를 주로 했다. 물론 전쟁이 언제 끝날 것인가가 최고의 관심사였다. 낙관론이 우세할 때도 있었고, 비관론이 우세할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대체로 전쟁이 장기화 될 것 같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이았다. 전쟁이 장기활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오고갈수록, 내가 살아남는 방법은 탈출하는 길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몇몇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우리는 이제까지 있던 어느 수용소보다도 최남단에 와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긴박한 의견들이었다. 언제 다시 이런 곳에 오겠는가. ---p. 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