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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문학의방법적모색 2) 21세기 문학의 동양시학적 모색
최승호 저
새미 200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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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선시의 범주와 그 전통/오세영
2. 동아시아 자연시와 동서의 교차점-비분리의 시학을 위하여/최동호
3. 도의 전일성과 본원성의 시적표현/최동호
4. 정경교융의 시학과 생태학적 문학론/정재서
5. 관물정신의 미학의의/정민
6. 제유적 세계인식과 서정적 대응방식/최승호
7. 시와 시선/구모룡
8. 동아시아 서정 미학의 존재론적 토대/이성희
9. 용사시학과 패러디시학 비교론/고현철
10. 시적 주체와 우주율-자연의 재문맥화와 전위성/홍용희
12. 이육사의 시학과 주리론의 미학체계/박현수

저자 소개

저자 : 최승호 외 10명
고현철 문학평론가, 부산대 교수

구모룡 문학평론가, 한국 해양대 교수

김영석 시인, 배재대 교수

박현수 시인, 재능대 교수

오세영 시인, 서울대 교수

이성희 시인, 한국 해양대 강사

정 민 한양대 교수

정재서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교수

최동호 시인, 문학평론가, 고려대 교수

최승호 시인, 대구대 교수

홍용희 문학평론가, 경희대 강사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8쪽 | 431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352471

출판사 리뷰

비트켄슈타인의 말처럼 모든 시학은 윤리학이다. 시학이란 사람살이의 올바른 방법(道)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것은 사물들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를 설정하거나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적 상상이란 현실 속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상태에 놓여 있는 사물들 사이의 관계를 소망스런 상태로 전이시키고자 꿈꾸는 정신행위이다. 모든 사물들이 소망스런 상태에 놓여 있고 행복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 시학은 그것으로 끝이 나고 말 것이다. 유토피아에 이르면 이미 시는 그 역할과 생명을 다하고 말 것이다. 어쩌면 이 세상의 시학이란 그 행복한 죽음을 위해 질주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근대 체험 이후 동·서양에는 수많은 시학들이 허구적 운명을 간직한 채 그 시대 마지막 대안들로 떠올랐다. 각자 자기가 꿈꾸는 이 세상의 마지막 종점을 향하여 장렬한 최후를 예감하고 있었다. 이 '마지막 대안'이라는, 죽음과도 맞바꿀 수 있는 심각함 때문에 시학들 사이의 대화는, 흔히 하는 말처럼,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모두가 자신의 시학만은 허구가 아니라고 믿어버리기 때문이다. 사실 허구 없이 인간은 한순간도 살 수가 없다. 이 세상 모든 허구가 없어지면 인간은 미쳐버리고 죽고 말 것이다. 그것은 꿈이자 이념이기 때문이다. 아니, 음료수이며 공기이기 때문이다. 이 허구가 인간을 만들어간다.

서정시의 위대한 기능은 거부와 통합에 있다. 현실의 부정성을 거부하고 해체된 삶을 통합하는 것에 있다. 특히 근대 체험 이후 서정시의 그러한 기능은 이데올로기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서정적 이념, 곧 사물들 사이의 행복한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하는 열망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왔다. 그런데 앞으로도 계속 그런 인간적 꿈은 가능할까. 행복한 허구가 가능할까. 이미 우리 사회는 인간의 힘만으로는 버틸 수도 없을 정도로 해체되어 있다. 이 극심한 해체화 현상 때문에 문단에는 두 개의 극단이 자리잡고 있다. 한쪽에서는 해체를 통한 사물들 사이의 '민주적 관계'를 내세우나 통합을 위한 형이상학적 구심점을 부정함으로써 허무주의에 빠지고 말았다. 다른 한쪽에서는 서정적 통합을 말하나 진정한 통합을 위한 반성이 부족하다. 그들이 말하는 정신적 차원에서의 통합이란 결국 시적 자아의 마음 고쳐먹기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그 마음 고쳐먹기의 물질적 기반이 함께 고려되지 않는다면, 그 속에 들어 있는 허구성이 또 한번 우리의 삶을 어렵게 만들지도 모른다.

사물들 사이의 행복하고 바람직한 통합을 어렵게 만드는 두 극단. 어쩌면 이 두 극단은 근대의 부정성이 낳은 쌍생아일지도 모른다. 너무 쉽게 물아일체에 이르고 마는 것은 진정한 시적 통합을 포기하는 것과 동전의 양면이다. 사실 김소월 이래로 우리는 그 행복한 통합이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서정적 동일성을 위한 김소월의 열망과 좌절은 우리 근대문학의 원형이 될 것이다. 시학이 지속되는 한 통합을 위한 소월적 고뇌가 되풀이될 것이다. '소월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몸부림, 그게 '근대시'의 운명이자 매력이다. 21세기 들어 동양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동양학을 하되 동양학적인 방법으로 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지난 세기 많은 진보적인 학자들에 의해 동양학이 왜곡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동양학을 Hegel 식으로 해석하려는 변증법적 논자들에 의해 어쩌면 더 깊은 문화적 식민화가 이루어졌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가 꿈꾸어오는 바람직한 근대가 더 크게 왜곡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동양학을 동양만의 것으로 분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동·서양을 함부로 뒤섞어버리는 것도 위험하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잘 되지도 않았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모든 학문은 그 스스로 '최후의 대안'이라는 자기 최면에 걸려 있어 장렬한 죽음을 예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근대의 부정성을 극복하기 위한 동양시학적인 모색들이 담겨 있다. 각자 그 분야에서의 최고의 글들을 정선해 놓았다. 전통적 방법으로 시적 통합을 꿈꾸는 이들에게 하나의 가이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염려되는 것은 이 책이 그저 무분별한 동양학적 유행을 부추기지나 않았으면 할 따름이다. 바람직한 시적 통합, 시적 구원에 이르기 위한 꿈을 접어버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인간이 지구상에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한 그 시적 통합을 위한 열망은 계속될 것이다. 그 열망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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