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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문혁’중에 나는 수성의 대발작을 충분히 보았으며, 언제나 조반파가 어떻게 ‘사람을 잡아먹는 호랑이와 늑대’가 되는지 사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그 피해를 입었으니 고발할 권리도 있고 탐구할 권리도 있다. 왜냐하면 문혁이 남겨놓은 후유증이 지금도 나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과 짐승이 뒤바뀌는 과정을 똑똑히 보았다.
--- p.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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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른 사람이 볼까봐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빗자루를 들고 문을 나선 이후, 힘이 다 빠질 때까지 청소하다가 집으로 돌아와 대문을 닫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만 때때로 그녀는 학교에 가는 꼬마들과 부딪혔고, 그 아이들은 그녀를 ‘바진의 구린내 나는 여편네’라고 욕했다. 나는 간혹 그녀가 빗자루를 들고서 돌아오는 것을 보았으나, 감히 그녀를 정면으로 바라보진 못했다. 나는 단지 가책을 느꼈을 뿐이지만 그녀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었다. 두 달도 안 되어, 그녀는 병으로 쓰러졌다.
--- p.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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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나는 진심으로 하루라도 빨리 환골탈태하여 정신 개조의 대업을 완성하고, 지식인에게 씌워진 오명의 작은 모자를 벗길 원했다. 나의 지식은 본래 제한되어 있는 데다 나의 마른 뼈는 연이어 이어진 운동의 커다란 기름 솥에서 푹 고아져서, 지식이란 지식은 죄다 없어져버렸다. 그러나 그들은 도리어 내게 반혁명분자라는 커다란 오명의 모자로 바꿔 씌우고, 나로 하여금 장장 10년 동안 ‘인간 아래 인간’이 되도록 했다. 그들은 나를 사람들이 마음대로 때리고 욕하는 ‘인간 아래 인간’으로 전락시켰다. 죄명은 다름 아니라 내게 그 얼마간의 지식이 있다는 것이었다.
--- p.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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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상록〉은 한 마리 비상하는 새이다. 새에게는 두 날개가 있으며, 그래서 날개를 펴고 높이 날아오른다. 나는 지금도 고리키 초기 소설 속의 ‘매’를 기억하고 있다. 그 새는‘가슴에 상처를 입고, 깃털에 피가 묻어’더이상 하늘로 날아오르지 못하자, 곧 벼랑 끝으로 걸어가 ‘날개를 펴고’바다로 굴러 떨어졌다. 고리키는 이 새를 칭송하며 말했다. “용감하고 굳센 사람들의 노래에서 너는 영원히 살아있는 모범이 되리라.”
나는 자주 ‘매의 노래’를 듣는다. 날아오를 수 없게 되었을 때, 나 역시 바다로 굴러떨어지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 p.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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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혁명을 고발하는 지식인의 목소리
그것은 바로 ‘좌’라는 외투를 걸친 종교적 열광이었다. 마찬가지로 사람과 짐승이 뒤바뀐 과정 역시 ‘혁명’이라는 외투를 걸친 봉건주의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본문 71쪽 문화대혁명에 대해 바진은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인민의 독초’를 생산해낸 반혁명분자로 몰려 악의에 찬 비난과 고된 육체노동을 견디며 10년 간 인간과 짐승이 뒤바뀌는 모습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목도했다. 한때는 그 자신도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은 채 조반파의 말에 이리저리 끌려다녔고, 문혁이라는 재앙이 자신의 아내를, 동지들을 어떻게 집어삼키는지 지켜봤다. 재난과도 같았던 그 시간이 지나고, 복권된 이후부터 죽을 때까지 문혁은 바진 노년의 최대 화두였다. 그는 문혁의 야만적 본질을 밝히기 위해 수년에 걸쳐 다섯 권의 수상록을 완성했다. 그 책들은 문화대혁명이라는 대재난을 폭로하는 박물관이자, 끝까지 창공을 비행하는 매로 살고 싶었던 노작가의 피맺힌 유언이다. 사람의 이성을 각성시키는 진실한 기록 사람들은 쉽게 과거를 덮어두고, 쉽게 그것을 잊는다. 바진이 지치지 않고 문혁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볼멘소리를 늘어놨다. 그러나 바진에게 문혁은 잊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잊을 수 없는, 인생의 뿌리 깊은 상처였다. 그는 문혁 기간에 얻은 병으로 병원을 드나들고, 끔찍한 악몽을 꾸다 침상에서 굴러떨어지면서도 그 고통의 진원지를 그냥 덮어둘 수 없었다. 사람과 짐승이 뒤바뀌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10년 문혁의 피비린내 나는 기억을 되새김으로써 우리는 반드시 맑게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본문 71쪽 방심은 금물이다.‘인간이 짐승으로 변하는’사태가 다시금 시작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 바진은 가까스로 봉합된 상처를 헤집고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까지 낱낱이 해부하며 글을 쓰고 또 썼다. 문혁을 고발하고 사람들을 각성시키는 그의 글들은 악몽 같은 시간들을 후세에게 대물림하지 않기를,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랐던 바진의 진실하고 절절한 외침이다. 세계를 바라보는 육중한 시선 문화대혁명이 일어난 10년 동안 수없이 많은 거짓들이 범람했지만 바진은 자기의 정신을 미혹시키는 조반파들의 본질, 그들이 내세웠던 인도주의의 실체를 꿰뚫어보았다. 사람들의 정신은 마비되었고, 온전한 지성을 포기하지 않던 수많은 동료 작가와 예술가들이 박해를 받으며 죽어갔다. 그것은 ‘혁명’이 아니라 ‘광란’이었다. 사람들의 인성과 문화를 철저히 파괴하는 한바탕의 대재앙이일 뿐이었다. 내밀하고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탐색하는 그의 시선은 자유가 철저히 봉쇄되었던 암흑기를 지나자 넓은 세계로 확장되었다. 바진은 문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그들이 잃어버린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정리했다. 그 기록들은 사회에서 한 지식인이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우는‘매의 노래’에 다름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