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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1
빅터 데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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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렛의 깊은 맛과 야자수의 투명한 향
'김형준의 FM POPS’ 작가 소승근
앨범의 주인공 빅터 데이비스(Victor Davies)는 서인도 제도가 고향인 흑인 아버지와 영국의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으로 지난 2001년에 발표한 데뷔앨범
10대 때부터 클래식 기타를 배운 그는 기타 선생님이 “넌 소질이 없으니까 다른 걸 배우는 게 좋을 것 같다” 라는 충고성 해고를 당하게 되는데, 그것이 지금의 빅터 데이비스를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그 말에 오기가 생긴 이 소년은 그때부터 혼자 힘으로 기타는 물론 베이스, 드럼, 피아노를 마스터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프로듀싱과 편곡까지 일인다역을 거침없이 이행했다. 한마디로 영국의 프린스가 된 셈이다. 이후 성인이 된 빅터 데이비스는 크리설리스(Chrysalis)와 버진 레코드(Virgin Records)의 작곡가로 취직해 에이스 오브 베이스(Ace of Base) 등을 포함한 여러 뮤지션들에게 곡을 주었지만 안타깝게 주목받지 못했다. 전의를 상실한 그는 재충전을 위해 태국으로 건너가 무에타이 학원에 들어가 태국의 전통 무예를 배우게 된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무에타이를 연마하는 10세 미만의 꼬마들을 보면서 빅터 데이비스는 그동안 자신을 쌓고 있었던 음악의 각질을 벗어 버렸다. 오직 사랑타령만이 가사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인생의 고통과 사회적인 균형감각, 그리고 정치적인 시각 모두가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노랫말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이번 세 번째 앨범에서도 'If I Ruled the World'와 'Missing World'를 통해서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설파한다. 첫 음반 [Victor Davies]는 올뮤직 가이드(All Music Guide)에서 별점 4개 반을 선사해 네오소울의 신성이 도래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고, 2집에서는 싱글 'Fire'가 일본 싱글 차트에서 2주간 1위를 차지하며 국제적인 입지를 다지는데 초석이 되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물결을 타고 3년 만에 공개한 세 번째 결과물 [Hear The Sound]는 욕심이 넘쳤던 전작들에 비해 조금 더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음악을 담고 있다. “정감 있고 부드러운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우선 제가 편한 자세로 녹음했습니다. 그래야 듣는 사람들도 제 음악을 편하게 들을 테니까요” 라고 말한 이번 앨범은 그의 말대로 편하고 아늑하다. 마치 연인을 애무하고 부드럽게 달래듯 은은하게 부르는 그의 보컬과 여유로운 멜로디는 마치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에 몸을 푹 담그고 있는 것처럼 모든 근육을 이완시킨다. 기본적으로 그의 음악은 네오 소울이다. 앨범 전체에서 그가 존경하는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 People Get Ready의 원작자)나 형제 그룹 아이슬리 브라더스(Isley Brothers) 같은 위대한 소울 아티스트들 외에도 맥스웰(Maxwell)이나 에릭 베넷(Eric Benet) 같은 어반을 기반으로 한 네오 소울 싱어들의 잔향이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그 위에 조지 벤슨(George Benson)이나 알 재로(Al Jarreau) 같은 재즈의 감성과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 )이나 카에타노 벨로소(Caetano Veloso) 같은 남미 스타일 그리고 제임스 테일러(James Taylor)와 트레이시 채프만(Tracy Chapman) 등 포크의 향기도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어 마치 화려한 병풍을 펼친 듯 여러 가지 사운드 스케이프를 펼쳐 보이고 있다. 수려한 수록곡들 중에서도 70년대의 훵크와 소울을 되살린 'Would You Believe in Me'와 'One More Time', 가벼운 깃털처럼 애인에게 속삭이듯 관능적 음색으로 달팽이관을 간질이는 'Gold & Diamonds' 그리고 1급수 물처럼 투명한 'Girl'과 'End of Time'이 인상적인 트랙들. 특히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함께 브라질 보사노바의 아버지로 불리는 주앙 질베르토(Joao Gilberto)의 딸인 베벨 질베르토(Bebel Gilberto)와 듀엣으로 부른 'Comigo (With Me)'는 분명 빅터에겐 영광이었을 터. 그러나 베벨 질베르토는 오히려 "저는 'Comigo'를 듣자마자 빅터와 함께 녹음하고 싶었죠. 그와의 작업은 아주 편하고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재능이 많은 빅터의 앨범에 참여한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라고 이야기한다. 이 노래는 빅터 데이비스가 처음으로 시도한 듀엣 곡이다. 빅터 데이비스의 [Hear The Sound]는 현재 국내에서 확실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월드뮤직과 리듬 앤 블루스를 포함하고 있어 음악에 관심 있는 분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빅터 데이비스, 그가 내뿜는 배기량이 결코 만만치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