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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80년대에는…
2. 교실 풍경 3. 학교는 즐겁다? 4. 월요일 아침의 일들 5. 콩나물시루 교육 6. 체벌 7. 자녀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8. 얼룩진 상처 9. 흡연, 쫓고 쫓기는 이야기 10. 컵라면 하나로 버티는 하루 11. 찔러, 찔러 길게 찔러! 책 머리에 시대와 사회를 읽는 사진 / 김승곤(사진비평가, 순천대 석좌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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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사진가 엄상빈이 1980년부터 2000년까지 20년간 교직에 있으면서 카메라를 통해 기록해온 학교의 모습을 글과 함께 엮은 『학교 이야기』가 출간되었습니다. 총 70여 점의 흑백사진이 담긴 이 사진집은 비단 학교와 학생들의 모습을 관찰자적 입장에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당시 한국 사회의 위기와 변동이 교육환경에 미친 영향을 문제의식과 건강한 비판을 담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20여 년간 교육현장에서 목도한 우리의 교육현실에 대한 한 교사의 자성적 비망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가 엄상빈이 수학교사로 교편을 잡은 상당 기간 동안, 그는 학생 생활지도를 담당했습니다. 학생부장이라는 직책은 학생들의 학교생활 한가운데서 그들과 함께 부딪치고 고뇌하며, 때로는 가혹한 처벌까지도 내려야 하기에 다른 교사들이 꺼려하는 직책임은 물론 학생들에게는 언제나‘악역’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직책 덕분에 작가는 학생들의 문제에 대해서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단을 떠나기 전까지 20년간을 한결같이 학교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일출이나 운해 사진이라면 내일 찍어도 됩니다. 하지만 오늘이 아니면 영원히 찍을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나는 지금 이곳에서 내가 찍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져 버릴 것들을 찍습니다.”-엄상빈 작가의 이러한 기록정신을 바탕으로 한 사진집에는 고교시절이라는 단어만으로 누구나 머리에 떠올리는, 청춘영화의 한 장면 같은 사진이나 풋풋하고 뜨거운 젊음을 보여주는 사진은 없습니다. 그 대신 보통사람들이 볼 수도 없고, 보고 싶어 하지도 않는 학교의 어두운 단면들, 즉 특수한 환경에 놓인 일부 학생들의 갈등과 절망을 보여줍니다. 얼핏 보면 그의 사진이 체벌, 흡연, 가출 등 학생들의 부정적인 단면만을 담고 있지 않은가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진을 꼼꼼히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누구보다도 가까운 거리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본 사진가의 애정과 연민의 시선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진집의 마지막, 화생방 대피 훈련을 위해 비닐 한 장씩을 뒤집어쓴 학생들의 모습(140쪽)에서 작가는 “우리 아이들의 목숨을 비닐 한 장 뒤집어쓰는 것으로 지켜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서글프고 안타깝기만 했다”고 말합니다. 이 사진이 촬영된 지 10여 년이 흘렀지만 우리의 교육 현실은 이에서 얼마나 변화했는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