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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골 2
또하나의 세계 (제2회 한국판타지문학상 대상 수상작)
조선희
북하우스 200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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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3. 무상귀(無常鬼)
4. 검은군대
5. 또하나의 세계

저자 소개 1

장편소설 『고리골』로 제2회 한국판타지문학상 대상을,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로 2015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아돈의 열쇠』, 『거기, 여우 발자국』, 『404번지 파란 무덤』, 『루월재운 이야기』, 『소금 비늘』, 『매구를 죽이려고』, 『부굴의 눈』, 소설집 『모던 팥쥐전』, 『모던 아랑전』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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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96g | 153*224*30mm
ISBN13
9788987871936

책 속으로

그때였다. 제강은 아까부터 뱃속에서 꿈틀거리던 기운이 위로 솟구쳐오르는 걸 느꼈다. 뜨거운 불기운이었다. 그 불은 제강의 사지를 타고 불끈거리더니 마치 밖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찾은 것처럼 제강의 두 손바닥을 통해 분출되기 시작했다.

제강의 손바닥에서 붉은빛이 뿜어져나갔다. 마치 검이 수많은 인간을 도륙하고 지나간 것처럼 눈앞에 핏빛 운무가 뿌려졌다. 홀연 그 핏빛 운무 사이로 검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제강은 놀란 눈으로 자신의 두 손을 들여다보고는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진진부는 제강의 손에서 뻗어나간 붉은빛에 경악했다.

"진진부! 여기서 빠져나가자! 서둘러!"

도홍경이 소리쳤다. 진진부는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았어요!"

그러나 빠져나갈 곳이 없었다. 잡목의 가지들은 쳐내는 대로 다시 새롭게 뻗어나와 이미 그들이 들어온 대문 쪽을 빽빽하게 가로막고 있었다. 석상의 수는 계속 늘어갔고, 목 없는 놈은 없는 대로, 팔 없는 놈은 또 없는 대로, 상처 입은 대로 바글바글하였다.

쿠르르르…….

돌조각들이 지붕 위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거대한 검은 몸집의 석상들이 지붕 위에 줄지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당 뒤쪽에도 검은 군대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진진부와 제강이 지붕 위를 쳐다보고는 동시에 낮은 신음을 토했다.

--- p.181

추천평

『고리골』은 도교 판타지라 할 수 있을 터인데,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그저 막연하게만 인식되어온 도교의 다양한 신성들을, 도교사적 맥락에 입각해 정확하고 또한 풍부하게 형상화해내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돋보였다. 도교의 신성들의 계보와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대립과 갈등의 드라마는 서구 신화의 다양한 신성과 영웅들이 펼쳐보여주었던 드라마를 연상케 해주었다. 이와 같이 『고리골』은 현재 한국의 판타지 장르가 자주 기대곤 하는 서구식 로맨스와 동양식 무협지의 복합이라는 정형적인 발상의 틀로부터 있을 뿐 아니라, 판타지 문학이 새로운 서사적 발상을 길어올릴 수 있는, 도교의 신화라는 풍요로운 원천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서영채(심사위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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