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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상귀(無常鬼)
4. 검은군대 5. 또하나의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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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다. 제강은 아까부터 뱃속에서 꿈틀거리던 기운이 위로 솟구쳐오르는 걸 느꼈다. 뜨거운 불기운이었다. 그 불은 제강의 사지를 타고 불끈거리더니 마치 밖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찾은 것처럼 제강의 두 손바닥을 통해 분출되기 시작했다.
제강의 손바닥에서 붉은빛이 뿜어져나갔다. 마치 검이 수많은 인간을 도륙하고 지나간 것처럼 눈앞에 핏빛 운무가 뿌려졌다. 홀연 그 핏빛 운무 사이로 검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제강은 놀란 눈으로 자신의 두 손을 들여다보고는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진진부는 제강의 손에서 뻗어나간 붉은빛에 경악했다. "진진부! 여기서 빠져나가자! 서둘러!" 도홍경이 소리쳤다. 진진부는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았어요!" 그러나 빠져나갈 곳이 없었다. 잡목의 가지들은 쳐내는 대로 다시 새롭게 뻗어나와 이미 그들이 들어온 대문 쪽을 빽빽하게 가로막고 있었다. 석상의 수는 계속 늘어갔고, 목 없는 놈은 없는 대로, 팔 없는 놈은 또 없는 대로, 상처 입은 대로 바글바글하였다. 쿠르르르……. 돌조각들이 지붕 위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거대한 검은 몸집의 석상들이 지붕 위에 줄지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당 뒤쪽에도 검은 군대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진진부와 제강이 지붕 위를 쳐다보고는 동시에 낮은 신음을 토했다. --- p.1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