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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고암 이응로(1904~89) 화백. 우리에게는 특히 ‘군상’ 작품이 친숙하게 떠오른다. 이 책은 고암의 ‘군상’을 감상하는 방법의 하나로서 그의 다양한 사람 그림들을 하나 둘 감상하도록 했다. 이는 아이들을 위한 숫자 세기 책과 같은 방식이라 하겠다. 한 사람 그림, 두 사람 그림, 세 사람 그림 이렇게 열까지 세면서 열 사람 그림을 감상하다보면, 우리는 그의 필력과 그 속에 담겨 있는 밝고 리드미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그의 미공개 화첩에서 발췌된 그림들을 위주로 구성된 열까지의 사람 그림 속에는 한 인간의 탄생에서 짝을 이루고, 하늘을 우러러 제를 지내고, 춤추고, 노래하며, 가족을 이루는 등 온갖 기쁨과 환희의 춤사위와 같은 동작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제목이 ‘하나에서 만까지’이기 때문에 병풍의 한쪽을 차례로 넘겨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면, 자연스럽게 책을 뒤집어 다시 시작하듯 책 장을 또 넘기게 된다. 비로서 우리는 백 명, 천 명의 사람을 넘어 만 명이 추는 평화의 춤과 만나게 된다. 아무 뜻도 없이 떠도는 군중과 달리 고암의 ‘군상’은 이렇게 하나 하나 하늘의 기운으로 탄생한 소중한 에너지인 인간 한사람 한사람을 그려 온 필력과 집중에서 탄생한 것이다. “反전평화”로 모여든 ‘군무’를 감상하면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된다. 같은 이름으로 지난 3월부터 5월말까지 대전의 이응로 미술관에서 열렸던 ‘하나에서 만까지 - 이응노 평화의 몸짓(어린이 체험전)’전을 기념하는 책자이기도 하다.
이응노 화백의 대표작‘군상’속에 담긴 평화의 메시지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재해석한 어린이용 예술도서 생전에 이응노 화백은 어린이를 무척 좋아했다고 합니다. 어린이의 그 티 없이 맑고 천진난만한 마음을 사랑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어린이와 함께 그림 그리기를 아주 좋아했다는 것입니다. 이 책『하나에서 만까지』는 이응노 화백의 대표적인 작품 〈군상〉(1982, 1983, 1984, 1986, 1987, 한지에 수묵)과 〈염원평화적조국통일(念願平和的祖國統一)〉(1978, 한지에 수묵), 그리고 〈反戰平和-반전평화〉(1986, 한지에 수묵담채)를 텍스트로 하여 작품 속에 담긴 평화의 메시지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재해석한 예술 그림책입니다. 특히 책의 꾸밈(장정)이 유별나서 한 장의 기다란 인쇄물(375 × 3,000㎜)을 병풍처럼 접이식(모두 40면)으로 구분지어 먼저 표지를 펼치면 두 면에 걸쳐 ‘하나(한 명이 춤추는 모습)’, ‘두~울(두 명이 춤추는 모습)’, ‘세~에(세 명이 춤추는 모습)’ … 이런 식으로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여~얼’, ‘백’, ‘처~언’, ‘만’ 명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순서대로 벌여 놓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렇게 늘어나는 사람들을 직접 세어 보고, 또 그들의 움직임(율동)을 감상하면서 한 명 한 명의 몸짓에 녹아있는 평화로움에 저절로 빠져들게 구성하였습니다. 즉 그림 속의 사람들처럼 자유로운 몸짓에서 평화를 느끼고, 평화는 전쟁이 없어야 찾아온다는 것, 그 자연스러운 율동이야말로 평화의 메시지임을 이응노 화백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