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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엮으면서
제1부 탐진강의 아침안개 유년 시절의 바람소리 첫번째 가출, 그 이후 객지에서 부르는 가난한 노래 제2부 세상 속으로 구로공단 '노작두'의 눈물 빛고을, 어둠 속으로 지고 사표내는 날 아침 제3부 준비된 사랑의 떨림 고시촌, 그 형극의 땅으로 토큰검사의 사랑계좌 추적 다시 틀어지는 운명의 물줄기 그리고 남은 뒷얘기들 새 세상을 위한 약속 |
盧官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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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게 고백하건대 나는 그때에도 멀찌감치 떨어져서 '그들의' 난상토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입장이었다. 누구의 말이 옳다 그르다 판단을 유보한 채 그들의 난상토론에 귀기울이며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경이로운 사실은, 그 시민군에 소속된 사람들 중, 자세히 보면 대학은 커녕 어디 시장바닥에서 추렴술에 쩔어살 것 같은, 동네 건달이었을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차분하고 조리있게 얘기할 수 있을까? 그 사람의 얼굴에 단호하게 깔린 저 확신에 찬 믿음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하는 것이었다. --- p. 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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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서에 근무하는 세무공무원 생활이 그렇게 신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당장 사표를 낸다든가 세무서의 잘못된 고나행에 당당하게 맞서서 고칠 용기는 없었다. 그럴만한 처지도 못 되었다. 나는 어영부영 질질 끌려가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힘들었다. 힘들었지만 식구들에게 내색을 할 수 없엇다. 식구들 중 그나마 내가 제일 안정적이고 편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그럭저럭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고, 나는 속으로만 끙끙대며 지쳐 있었다. 무엇이든 결심을 하고 결단을 내려야 했다. '이왕 세무공무원으로 길을 잡았으면 그 길로 끝을 보아야 한다.' 나는 조용히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 p. 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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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출 출신의 구로공단 직공에서 출발한 한 늦깍이 촌놈 검사의 자기성찰 기록
저자인 노관규는 조금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시골에서 '땅없는 농사꾼의 장남'으로 자라서 어렵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저자는 구로공단의 노동자를 시작으로 세무공무원을 거쳐서 34세에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검사가 되었다. 소위 명문 출신들이 즐비한 검찰 세계에서 촌놈 출신의 늦깍이 검사 노관규는 <한보사건> <김현철사건> <의정부 법조비리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진두 지휘하였다. 그러다가 지난 총선 때는 민주당의 만년 패배지역인 서울 강동갑 지구에 겁도 없이 출마하여 낙선의 쓴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렇게 특이한 이력을 가진 저자가 펴낸 <나는 민들레처럼 희망을 퍼트리고 싶다>는 그의 특이한 이력만큼이나 특이한 책이다. <나는 민들레처럼 희망을 퍼트리고 싶다>에는 저자가 살아오면서 겪어야 했던 기가 막힌 사연들이 때로는 우울하고 때로는 절망적으로 그러나 때로는 희극적으로 그려지고 있다.‘기가 막힌 사연’들이 희극적으로 그려진다는 것은, 그가 그 사연들에 풍덩 빠져 절망하다가도 끈질기게 거기에서 빠져나와 거리를 두고 그 사연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새 희망을 키워나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그 질긴 희망을 어떻게 키워갈 수 있었을까? 그는 무작정 떠난다. 외면하고 떠나는 게 아니라, 그 아픈 사연을 지긋이 안고 뛰어 넘는 것이다. 중학교를 진학할 때나 고등학교를 진학할 때에 저자는 진학할 수 없는 집안 사정과 더 공부하고 싶은 욕심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어떻게든 돈을 꿔서라도 진학을 시키겠다고 자존심을 굽히며 다니던 아버지가 결국 친척들과 의만 상하는 일이 벌어졌다. 저자는 그런 아픈 사정을 보고 이렇게 쓴다. “돈은 못 구했어도 자식교육 시키겠다고 분주하게 다니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저자는 문학에 심취하지만, 그에게 문학은 사치스러운 것일 뿐이다. 여동생이 갚아도 갚아도 줄지 않는 집의 빚과 오빠의 공부를 위하여 서울 공장으로 떠나자, 저자는 여동생을 생각하며 가슴을 친다. 차라리, 세상을 원망할 줄이라도 알았더라면 차라리, 소리쳐 울 줄 알았더라면 누이야, 헐벗은 가슴 두드리며 몸부림이라도 칠 줄 알았더라면 누이야, 열여섯 어린 나의 누이야 어쩌겠다는 것이냐 … 절대 용서하지 말아라 이 오빠를 아아! 어쩌겠다는 것이냐 낯선 서울거리의 그 차가운 바람을… ―<서울로 가는 누이에게> 일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상경한 저자에게 서울은 맵고 차다. 구로공단에서 공장에 다니던 저자는 하루 앞이 보이지 않는 생활을 하면서 절망한다. 그러나 그 절망에서 빠져나오면서, 저자는 '어느 하나도 주위 사람의 도움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라고 깨닫는다. 그 깨달음은 그가 세무공무원을 거쳐서 검사생활을 하고 그리고 지금 정치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는 지금도 그의 생활 신조가 되었다. 저자가 세무공무원 사표를 내고 사법고시 준비를 한다도 했을 때 '송충이는 솔잎 먹고 살아야 한다'고 만류하는 어머니에게 저자는 이렇게 외친다.“어매, 나 송충이 아녀요. 송충이가 아닝께 사람잉께 솔잎 안 먹고 밥 먹고 살라요. … 우습기는 뭐입네 하는 인간들 중 송충이도 많고, 찌들게 살아도 당당한 사람 많습디다.” 사법고시에 합격해서 검사생활을 하면서도, 저자는 어려울 때 만났던 사람들보다 나은 것도 없는 자신이 사회적으로 이득을 누리는 계층에 있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한다. 불치에 가까운 병인 애반스증후군을 앓아서 사경을 헤매는 있는 아들의 손을 잡고 저자는 간절하게 기도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 아들에게 주신 병은 고통스럽고 가슴이 터질 듯 아프지만, 그 병은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아니 저에게 보내주신 은총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 아픔과 고통을 스승 삼아 하느님의 뜻대로 살겠습니다. 하느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의 책, <나는 민들레처럼 희망을 퍼트리고 싶다>는 그가 ‘그에게 오는 고통과 아픔을 어떻게 감사의 기도로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저자의 자기성찰의 기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