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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회의 8
악마들 30 실험실 50 숨은 가치 86 돌아올 수 없는 길 124 전세 역전 148 소모전 166 황금알을 낳는 거위 178 보이지 않는 올스타 220 지리학 실험 236 투수전 260 마법 같은 하루 286 에필로그 - 끝나지 않은 싸움 318 감사의 말 336 참고문헌 3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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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팀은 야구장에 야수 아홉 명을 배치한다. 그중 두 명, 즉 투수와 포수는 위치가 고정돼 있다. 하지만 나머지 일곱 명의 위치는 정해져 있지 않으며, 원칙적으로는 경기장 어디에 서도 상관이 없다. 야구가 처음 시작됐을 때부터 야수들은 항상 비슷한 위치에서 수비를 해왔다. 내야수와 외야수는 타구가 가장 자주 날아오는 곳에 서는 게 아니라 동료 야수들과 등거리에 선다. 외야수들이 특정한 위치에서만 수비를 하는 바람에 외야의 잔디를 보면 유난히 마모가 심한 곳을 볼 수 있다. 야구장의 평균적인 넓이가 12000제곱미터라는 점을 고려해서, 필드의 어느 한 곳을 텅 비워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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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대학교의 교수인 앨런 M. 네이선Alan M. Nathan은 2012년에 발표한 물리학과 야구에 대한 논문에 이렇게 썼다. “PITCHf/x는 공의 속도와 공이 홈플레이트를 통과한 위치를 정확하게 기록한다. 유례없는 일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이로써 예전엔 수량화되지 않았던 데이터들이 이제 우리 손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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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프레이밍 이란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에 걸쳐서 들어오는 공을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이끌어내는 포수의 기술을 말한다. 타자와 구심은 시속 144킬로미터의 속도로 날아오는 속구가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왔는지 빠졌는지 0.5초 안에 판단해야 한다. 이때 포수가 공을 받으면서 손을 교묘하게 움직여 구심의 눈을 속이면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에 걸쳐 들어온 공을 스트라이크로 인정받을 수 있다. 감독이나 코치, 선수들은 피치 프레이밍의 중요성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피치 프레이밍이 실제로 수량화된 적은 없었기 때문에 통계 분석가들은 피치 프레이밍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볼 판정을 스트라이크로 바꾸어 놓는 기술이 존재한다면 그 기술에 엄청난 가치가 있다는 건 분명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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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의 루징 시즌
1992년 이후 어떤 저주에 걸렸는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한 번도 승률이 5할 이상으로 올라가본 적이 없다. 당연히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2010년 11월 클린트 허들 감독이 새로 부임했지만, 2011년 시즌도, 2012년 시즌도 전반기에 반짝하는 성적만 올리고 여전히 루징시즌을 거듭했다. 구단주는 파이어리츠에 큰 돈을 쓸 생각이 없다. 그렇다면 빅스타 영입도 없이, 현재의 연봉(메이저리그에서 아래로부터 4위다)만 가지고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더 이상 감독 자리는 허들의 것이 아니었다. 그때 허들은 한 중대한 손님을 맞이한다. 파이어리츠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닐 헌팅턴 단장이다. 그도 역시 이 시즌을 제대로 못 넘기면 단장 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는 처지다. 하지만 단장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바로 빅데이터다. 메이저리그에 불어 닥친 빅데이터의 시대 야구에는 어떤 스포츠보다 많은 숫자가 등장한다. 타율, 승률, 출루율 등이 그것이다. 장타율, OPS, ERA 등등, 보통 사람이 들으면 알 수 없는 숫자도 많다. 게다가 첨단 장비가 등장하면서 다뤄야 하는 숫자가 기아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여기서 진실의 수를 찾는 팀이 승리한다. 예를 들어 투수를 평가할 때 보통 구속을 측정한다. 시속 150킬로미터가 넘는 공을 던지는 투수라면 모두가 선호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과연 현재도 그것이 진실일까? 최신 측정장비인 트랙맨은 투수가 던진 공의 구속은 물론, 투수의 팔 길이와 투구판에서 얼마나 멀리 다리를 뻗어서 공을 던지는지까지 측정한다. 투구판에서 더 먼 위치에서 공을 던질수록, 즉 타자에게 더 가까지 다가가서 공을 던질수록 공은 빨라 보인다. 140킬로미터로 던지는 투수라도 어디서 던지느냐에 따라 위력은 달라보인다는 뜻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이 진실의 수를 찾고자 통계학자를 프런트로 받아들였다. 파이어리츠에서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포수였다. 그러나 타격을 잘하고, 도루 저지율이 높은 포수를 스카우트할 만한 여력이 없었다. 이때 통계학자는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피치 프레이밍을 수치화한다. 피치 프레이밍이란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날아오는 공을 포수가 얼마나 능숙하게 받아서 스트라이크로 이끌어냈는가를 말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포수의 잔기술 정도로만 여기던 것을 수치화함으로써 누가 투수에게 힘을 실어주는 포수인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이 수치를 기반으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러셀 마틴이라는 포수를 스카우트한다. 결론은? 대성공이었다. 러셀 마틴과 짝을 이룬 투수들은 모두 방어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통계와 믿음이 내리는 작전 그렇다면 통계학자가 데이터만 분석하면 모두 승리할 수 있는 것일까? 그건 그렇지 않다. 통계학자는 야구계에서 외부인이다.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밟아보지 못한 사람을 선호하지 않는다. 이들의 말을 직접 작전으로 연결하는 사람은 선수이고 사람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최초로 통계학자를 선수들의 성역인 라커룸으로 불러들였다. 선수와 통계학자와의 신뢰가 쌓이고, 이를 감독이 작전으로 펼쳐놓으면서부터 결과가 나온 것이다. 현대를 빅데이터의 시대라고 한다. 빅데이터는 성능 좋은 컴퓨터만 있으면 누구든지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예에서 교훈을 찾을 수 있다. 그 수많은 데이터 중에 어떤 숫자가 ‘진실’로 우리를 이끌어주는지 찾아야 하고, 또한 결국 사람이라는 변수가 작전을 실행해야 우리의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게, 바로 그 교훈이다. 하지만 빅데이터 같은 어려운 말을 던져놓더라도, 메이저리그의 이면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야구광의 필독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