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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무어는 디스플레이 디자이너가 '윈도 드레서' 또는 '윈도 트리머'라 불리며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는 일을 하던 디스플레이 디자인의 초창기에 이 분야에 뛰어 들어 1998년 사망할 때까지 끊임없는 도전과 실험 정신으로 윈도 디자인을 독자적인 예술의 경지로 올려 놓은 미국의 디자이너입니다. 그가 50여 년간 작업한 5000개 가량의 윈도 작업은, 윈도 디자인 역사의 사료이면서 동시에 많은 예술가들이 그의 작업에 동참함으로써, 그의 윈도는 예술사의 한 흐름이 창출되는 진원지이기도 했습니다.
진 무어의 작업의 외양은 늘 상품과 함께 하는 것이었지만, 그는 상품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팔 것인가보다는 하나의 오브제로서 상품이 지닌 이상적인 이미지를 보여 주려고 노력했으며, 사람들이 품고 있는 꿈과 환상을 표현하려고 애썼던 휴머니스트적인 디자이너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지역사회와 디자인의 관계에 대해 항상 고민했으며, 당대의 사회적 사건이나 흐름을 자신의 윈도 작업 안에 끌어들여 윈도 디자인에 사회적 판단이나 가치를 부여할 줄도 알았던 드문 디자이너였습니다. 그릐 이러한 모든 성취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결손 가정에서 자라나 독학으로 대학에 진학해 화가를 꿈꾸다가 대공황으로 인해 꿈을 접고 노동자, 극장 안내원 등의 일을 하며 밑바닥 생활을 하다가, 단신 뉴욕으로 상경해 각고의 노력을 통해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본윗 텔러 백화점을 거쳐 마침내 세계적인 보석회사 티파니의 디스플레이 디렉터로 몸을 일으키는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감동적인 인간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독일의 유명한 디자이너 디터 람스는 '굿 디자인은 굿 비즈니스다'라는 말을 했고,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 톰 피터스는 '앞으로 기업의 핵심 역량은 디자인'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진 무어 윈도 디자인의 역사를 쓰다』는 진 무어와 티파니의 월터 호빙 회장과의 행복한 만남을 통해, 디자이너와 CEO, 디자인과 기업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 것인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