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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란 누구인가
장원재의 배우열전
장원재
북앤피플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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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펴내면서-배우란 누구인가

1.『정도전』 에서 이인임 역으로 주목받았던 박영규
“이인임 역은 먼저 간 아들에게 내가 주는 선물”

2. ‘2인자의 미학(美學)’ 정진각
“버릴 건 버리는 게 좋은 연기”

3. 비현실적 카리스마의 배우 김학철
“좋은 배우란 남의 연기를 잘 받아들이는 배우”

4. 연극계의 차세대 에이스 한명구
“내게 연기는 삶, 숨쉬기와 같아”

5. 연극가족 이룬 전무송
“내 연극의 출발점은 허영”

6. 연극계의 영원한 파수꾼 이호재
“진하게 어울리기엔 연극이 최고”

7. 배우·라디오진행자로 맹활약하는 손숙
“연극은 ‘돌아온 옛사랑’”

8. 50년간 한 해도 공연 거르지 않은 박정자
“대사(臺詞)는 기도(祈禱)다”

9. 모든 연극 장르 섭렵한 김성녀
“배우는 긴 호흡으로 시간을 견뎌야”

10. 8년간 공직생활 마치고 배우로 돌아온 유인촌
“백성희·박정자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11. 쿠웨이트 박(朴) 최주봉
“배우(俳優)는 타인(他人)을 행복하게 해 주는 사람”

12. 마당극 30년 윤문식
“재주도 있고 싸가지도 있는 광대가 진짜 광대”

13. 뮤지컬의 최정원
“최고의 상업극은 최고의 프로페셔널리즘과 통한다”

14. 한 작품을 11년간 연속 공연한 이도경
“연극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15. 개그맨 하다 연극계로 돌아온 이원승
“연극을 하기 위해 피자를 굽는다”

저자 소개 1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연극학 석사학위를, 동 대학 로열할러웨이 칼리지에서 비교연극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극 및 공연 관련 분야의 강의 및 저술활동을 했으며 각종 프로젝트에도 참가했다. 오래전부터 열성 축구팬이었던 필자는 1991~2000년까지 영국에서 유학하며 세 차례의 유럽선수권대회와 두 차례의 월드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현장에서 관전하며 스포츠평론가로 활약했다. 2006 독일 월드컵 조선일보 독일특파 객원기자로 활동하였고, 각종 미디어에서 고정 패널 및 자문, 진행 등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연극학 석사학위를, 동 대학 로열할러웨이 칼리지에서 비교연극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극 및 공연 관련 분야의 강의 및 저술활동을 했으며 각종 프로젝트에도 참가했다.

오래전부터 열성 축구팬이었던 필자는 1991~2000년까지 영국에서 유학하며 세 차례의 유럽선수권대회와 두 차례의 월드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현장에서 관전하며 스포츠평론가로 활약했다. 2006 독일 월드컵 조선일보 독일특파 객원기자로 활동하였고, 각종 미디어에서 고정 패널 및 자문, 진행 등을 맡았다. 축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아이디어로 월드컵조직위원회 홍보자문위원, 대한축구협회 기획자문위원 및 기술위원으로 활약했으며, 현재는 대한축구협회 기획위원을 맡고 있으며 경기영어마을 사무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속을 알면 더 재미있는 축구 이야기』(2002),『Again 2002』(2002),『오태석 연극, 실험과 도전의 40년』(2002),『올림픽의 숨은 이야기』(2004),『한국 근대극 운동과 언론의 역할관계 연구』(2005),『김영수 희곡 시나리오 선집 4-7』(2006, 공편),『우리는 왜 축구에 열광하는가』(2006),『셰익스피어와 페미니즘 영화』(2007),『자유주의, 전체주의 그리고 예술』(2007, 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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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628g | 153*224*20mm
ISBN13
9788997871209

책 속으로

- 좋은 배우란 어떤 존재입니까?
“남들을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만드는, 깊고 넓은 화두(話頭)를 던지는 사람, 다양한 삶의 공통분모를 끌어내는 사람이죠. 인생의 가장 밑바닥에서 로 앵글(low angle)로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존재. 어느 분야의 사람과도 감정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 그 경지까지 가려면 철학과 연륜을 길러야겠지요. 사관(史觀)도 바로 세우고, 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도 하고, 정치가는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정치가 못지않은 기여를 할 수도 있는 존재가 배우니까요. 진정한 소통이란 내 생각과 상대방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토론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배우는 그 토론이 열릴 수 있도록 정서적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 p.38

현존하는 한국 연극연출가 가운데 가장 우뚝한 봉우리가 임영웅(林英雄·78)과 오태석(吳泰錫·74)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임영웅은 한국 신극사(新劇史)의 정통흐름인 리얼리즘 연출론의 계승자이며 오태석은 연극의 원초적인 놀이성과 신명을 우리 정서에 맞춰 되살리고 극대화시킨 창조적 파괴자다.
이 둘과 작업을 함께 했고 이 둘로부터 모두 극찬을 받는 배우, 놀이성과 지적(知的) 서사(敍事)와 진지함 같은 한 몸에 깃들기가 어려운 요소들을 두루 구비한 배우가 있다. 한명구(韓明求·54)다. 많은 연극평론가들은 한명구를 ‘차세대 한국연극의 에이스’로 꼽는다. ‘차세대’라지만 그도 벌써 50대 중반이다. 얼핏 보아 양립(兩立)하기가 쉽지 않을 듯한 두 거장(巨匠)의 연극세계를 누빈 한명구의 능력과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일까.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 p.90

대한민국 현대사는 격동의 역사다. 이 땅에 살던 사람들에게 주어진 건 불확실(不確實)과 불안(不安)이었다. 모두가 당장 내일의 끼니와 생존을 걱정해야 했다. 그래서 갈망했다. 누군가가 중심(中心)을 잡아주었으면, 어떤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어떤 역경을 만나도 묵묵히 자기 역할을 수행해 내는 그런 존재가 있었으면….
그래서 박정자(朴正子·71)다. 관객들은 그녀의 연기가 보여주는 견고함에 감탄하고 그녀의 경력이 증거하는 꾸준함에 탄복한다. 50년이 넘도록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공연을 계속하는 집요한 일관성(一貫性), 중성적(中性的)인 음색(音色)에 지나치리만큼 정확한 발음으로 낮게 깔리며 공연장 저 먼 구석까지 흘러가는 목소리, 절제와 자유로운 동작을 오가는 신체연기. 그렇다. 박정자는 ‘이 정도면 우리는 저 배우를 믿고 의지해도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묵중하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무대 위에서 연기처럼 내뿜는 배우다. --- p.204

유인촌은 세르반테스의 풍자소설 《돈키호테》에 나 오는 독백을 낭송했다.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이 대사가 자신의 인생모토라고 했다. 미소를 가득 머금은 그의 얼굴은, 예순이 넘었어도 여전히 청년처럼 반짝거렸다. --- p.284

최정원을 인터뷰하면서 그녀는 ‘행복 바이러스’의 만성 감염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슬픈 공연이라도 그녀의 연기와 노래를 거치면 ‘맛’이 달라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행복한 울음’, ‘즐거운 통곡’, ‘서러워서 신나는’ 같은 형용모순(形容矛盾)도 최정원에게는 얼마든지 합당하고 온전할 듯싶었다. ‘남편과 여동생을 살해’하는 주인공도 기괴하지 않고 오히려 산뜻하게 표현할 것 같았다. 마음 한편에서 ‘신선한 느낌을 충전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그녀의 뮤지컬을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솟아올랐다. 행복바이러스는 전염력이 강력했다.

--- p.361

출판사 리뷰

많은 사람들이 배우가 되기를 꿈꾼다. 배우의 삶을 동경한다. 대학마다 연기를 가르치는 학과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배우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대중매체의 콘텐츠를 가득 채운다. 우리는 배우들의 무엇이 부러운 것일까? 그들이 누리는 대중적 인기? 길을 걸을 때마다 쏟아지는 시선? 배우들이 일군 부와 명예? 그들의 신체적 미모?

배우들은 언제나 관심과 주목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우리 전통 사회는 배우들을 호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수 십 년 전만 해도, 그들은 ‘스타이기는 하지만 공동체 생활을 하기에는 튀는’ 사람이었다. 앞에서는 대우를 받지만, 돌아서면 험한 말을 들어야 했던 직군(職群)이었다. 조선시대라면, 신분제 질서의 가장 밑바닥에 자리한, 어쩌면 노예보다 더 ‘아랫것’으로 취급받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제대로 된 사회구성원의 지위를 획득하고, 사람들의 면전과 배후에서 상찬을 받는 존재가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그래서 묻는다.

배우란 누구인가. 어떤 존재인가. 우리 사회에서 ‘배우’라는 사람들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배우들 개개인의 삶은, 그들의 일상은 과연 어떤 것인가.

성리학적 신분제 사회는 배우들을 멸시했다. 대중들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대중들의 감정을 움직이는 일은 무엇이든 천하게 여긴 탓이리라. 다소 부정적인 관점에서 살피자면, 성리학은 ‘자제(自制)의 철학’이다. 한 사회가 구성원들에게 안락한 삶의 조건을 제공할 수 없을 때, 욕망(慾望)을 억제하는 것으로 물질의 부족분을 메우는 것이 성리학적 질서의 한 부분이라고 소생은 생각한다. ‘참아야 하는 것’은 의식주만이 아니었을 터이다. 기쁨, 슬픔, 환희, 비탄 같은 감정, 느낌도 억제의 대상이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배우들이야말로 성리학의 공적(公敵)이 아니었을까. 조선의 중세적 질서가 대한민국의 현대적 질서로 진화했다는 증거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우리의 느낌과 감정을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억압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닐는지. 대한민국 현대사는 기적의 역사다. 중세적 신분사회가 불과 100년 남짓한 시간 동안 근대성과 현대성을 획득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인류사적 기록이다. 무엇보다도 노비가 사라졌고 굶어죽는 사람이 없어졌다. 연극사라고 예외가 아니다. 배우들을 선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은근히 낮춰보던 관습이 거의 자취를 감춘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개성이 존중받는 시대, ‘집단’이나 ‘가문’보다는 ‘개인’이 더 중요한 시대가 도래한 이래, 사람들은 더 이상 배우들을 천민(賤民)이라고 하대하지 않는다.

배우들에 관해서라면 풀리지 않는 또 하나의 수수께끼가 있다. 운동경기는 객관적으로 등위가 정해지지만, 예술가에게는 누구나 납득할만한 순위결정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누가 왜 어떻게 ‘인기’를 얻었는지를 설명하기는 그래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우연’이 배우들의 삶을 전적으로 좌우하는 것도 아니다. 배우들의 인생을 탐색하다 보면, 이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를 한 두 가닥쯤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인터뷰를 시작한 이유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다. 우리 시대의 명배우들을 만나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공통적으로 던지고 싶었다.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만 배우가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러한 특성은 무엇인가. 특별한 재능 없이도 배우가 될 수는 없는가. 그렇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배우들의 삶은 어떤 방식으로 어떤 시기에 그들을 예술의 길로 인도하는가. 그들에게 연기란, 연극이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갑골문의 대가 시라카와 시즈카(白川 靜 : 1910∼2006) 교수는 배우(俳優)라는 글자를 이렇게 풀이한다.

‘優의 기원은 무녀가 신을 맞이하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 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신에게 바치는 춤은 후대로 내려오면서 차츰 사람들의 오락거리가 되었고 거기에 익살이나 교훈의 의미가 추가되면서 배우들이 벌이는 기예로 바뀌었다.’(《한자(漢字)의 기원》, 225쪽)

위 문장을 소생은 ‘배(俳)란 희극, 우(優)란 비극을 연기하는 사람’이라고 새겼다. 어쩌면 희극이나 비극적 상황을 맞았을 때,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샘물처럼 고이는 느낌이 俳이며 優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점은, 갑골문이 쓰여질 무렵부터 ‘배우’에 대한 개념이 생겨났다는 사실이다. 그렇다. 배우는 문명의 탄생과 역사를 같이 하는, 인류사의 중요한 부분이다. 세계적인 진화심리학자 서은국 교수의 견해도 인용하자. 서 교수는 《행복의 기원》에서 “행복은 결국 뇌가 느끼는 쾌감이며, 인간이 행복감을 가장 많이, 자주 느끼는 원천은 ‘인간’이다”라고 단언한다. 생존과 번식은 어느 누구든 결국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수행할 수 있는 일이기에, 타인과 정서적 교분을 나눌 때 ‘행복한 느낌’이 증가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는 이야기다. 타인과 관계를 맺는 첫 단계는 의사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이다. 인류의 커뮤니케이션은 몸짓언어로부터 음성언어, 문자언어를 거치며 진화해 왔다. 이 모든 소통방식은 지금도 우리 곁에서 살아 움직이며 ‘현역’으로 기능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사정에 따라 몸짓, 음성, 문자같은 여러 종류의 의사소통 방식을 섞어서 활용하며 다른 사람과 이해의 폭을 넓힌다. 그런 점에서도 배우는 소중한 존재다. 인류가 사용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한 몸에 체화(體化)하고, ‘다른 사람과 가장 잘’ 소통할 수 있는 샘플을 보여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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