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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해설 Ⅰ. 왕자 Ⅱ. 전사 Ⅲ. 모험 Ⅳ. 연인 Ⅴ. 귀향 참고문헌 용어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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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는 한번 시작한 일은 반드시 끝내고야마는 의지를 지녔다. 일을 하다가 남겨두지 말라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동료들은 그에 대해 몹시 인내심이 많다고 평했는데 끈질기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그는 아가멤논과 가까웠는데 아마 결혼을 통해 맺어진 가족관계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알다시피 오딧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와 아가멤논의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사촌간이었다. 서로 가까운 사이라는 말은 다시 말해서 오디세우스가 전쟁기간 내내 아가멤논에 대해서 많이 참아야했다는 뜻도 된다.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상사인 아가멤논에게 한결같이 협조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그렇지만 오디세우스가 아가멤논을 좋아했다고 믿기 어려운 두어 번의 감정폭발이 있었다고도 전해진다. 그의 한결같은 협조의 대상은 왕이었지 아가멤논이라는 인간자체는 아니었던 것이다. 오딧세우스는 위계질서를 존중하는 사람이었으며, 아가멤논은 그저 운좋게도 오디세우스의 왕이었던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계급을 자연의 질서로 수호했다. --- p.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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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인 취향을 가진 생물학자라면 오딧세우스의 이기나긴 역정을 정자의 노래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무수히 많은 수의 정자가 사정되어서 난자가 기다리는 곳까지 헤엄쳐가는 과정이, 지아비를 기다리는 페넬로페를 향한 오딧세우스의 길고긴 여행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난자의 외벽을 처음으로 뚫는데 성공한 정자는 난자로 하여금 수정의 과정에 참여한 다른 경쟁자들을 모두 죽일 화학물질을 방출하게 만든다. 이게 바로 오딧세우스와 구혼자들의 이야기가 아니겠느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 p.2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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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딧세우스가 자신의 묘비명을 정할 수 있었다면 석수에게 어떤 말을 남겼을까? 현대인이라면 이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말했을까?
내면의 기쁨을 외면의 냉정함으로 가장한 자, 인간을 주관하는 힘을 겸손하게 이해하나 자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던 오만한 자, 누구에게나 사교적이고 품위 있게 대하면서도 결코 따뜻하게 동정하지는 않았던 자, 언제나 내밀하고, 육감적이고, 괴팍스러우며, 잔인하고, 교활하고, 진지하며, 기품을 갖춘 자, 오딧세우스는 고대세계에서 남성이 나타낼 수 있는 최고의 모범이었다. --- p.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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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오딧세우스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상영된 영화 <트로이>에는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 중에서 오딧세우스만큼 인구에 회자되며 그 존재를 각인시켜온 인물은 드물다. 그는 뛰어난 지략을 갖춘 책사였으며 신에 가까운 인간으로서 질투와 시기가 이어졌지만 한편 그가 보여준 인생 역정은 더 많은 사람들의 우상과 같은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호메로스의『일리아스』와 특히 『오딧세이아』에는 오딧세우스를 가장 잘 보여주는 긴 기록으로 지금까지 읽히고 있다.
그러나 지은이는 이 책에서 오딧세우스는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하면서 정작 아무 것도 드러내주지 않는 영원한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몹시 꼬인 사람이라고 한다. 이리 비틀고 저리 꼬고 언제나 생각하지 못한 답을 제시하며, 마치 바닷속 물고기처럼 혹은 풀숲에 들어간 뱀처럼 붙잡으려고 하면 피해가기 때문이다. 오딧세우스는 아들을 품에 안고 눈물을 흘리며 애틋한 부자간의 정을 보여주지만 자신의 아버지를 냉정하게 기만하고 시험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아내의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사랑에 빠진 요정이 제시한 영원한 생명을 뿌리치지만 또 다른 여인과는 잠자리를 같이 하려는 것을 동료가 간신히 말려야 할 만큼 호색한이기도 하다. 전쟁에 나가지 않으려고 미치광이 시늉을 했지만 남다른 지모를 갖춘 지휘관이자 뛰어난 용기와 힘을 가진 군인이었다. 어떤 이들은 그를 거짓말쟁이라고 부른다. 그를 숭배하는 이들은 이야기꾼 또는 작가라고도 한다. 많은 사람들의 증오하기도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며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더 호감을 갖는 듯한 참으로 다양한 색깔로 사람들에게 비춰지고 있다. 이렇듯 수천 년간 우리의 상상력을 사로잡은 오딧세우스가 탄생부터 죽음까지 일생을 다루는 ‘전기’의 주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 책에서 고전학자인 지은이는 청동기 시대의 신화적인 영웅 오딧세우스의 일대기를 뛰어난 상상력을 동원해 기록했다. 지은이는 오디세우스라는 기묘하고 모험적인 인물의 독특한 일생을 들려주고 있다. 대단한 재치와 통찰력으로 탄생에서부터 죽음까지 오딧세우스라는 인물의 성격을 묘사하고 있는데 오딧세우스의 생애는 오늘날 우리가 보면 참으로 놀랍다. 이 책의 이야기는 아버지의 궁에 살던 방종한 청년 시절부터 트로이에서 치른 10년간의 혹독한 전쟁, 그 뒤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다양한 존재(외눈박이 거인 키클로페스, 마녀 키르케, 요염한 여인 칼립소, 청순한 소녀 나우시카 등)와의 만남과 마침내 고향 이타카로 돌아와 아내 페넬로페의 구혼자들을 죽이는 극적인 장면에서 기묘할 정도로 평온한 말년에 이르기까지 전개된다. 하지만 지은이는 오디세우스의 생애에 일어난 사실 이상을 말해주고 있다. 그는 이 신비로운 인물의 심리적 복잡성을 파헤치고 그의 동기와 성격을 아주 낱낱이 조사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오딧세우스가 신화와 고대 사회의 풍습을 배경으로 우리가 사는 현대의 세계 안으로 들어와 있는 듯하다. 여기에서 우리는 양면적인 고대의 영웅 오딧세우스를 볼 수 있다. 지은이는 오딧세우스가 대단히 교활하고 꾀바른 면도 있지만 한편으론 뛰어난 용기와 지혜를 겸비한 인물이었음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은 한 인물에 대한 전기이지만 마치 한편의 현대 소설처럼 읽힌다. 게다가 이 책에는 기원전 2천 년의 삶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의 삶에 대한 고찰들도 담겨 있다. 독특한 유머와 해박한 지식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서양의 상상력이 탄생시킨 위대한 인물에게 새로운 빛을 던져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