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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샘에서 시작되는 큰 강물 이야기
아주 깊은 산속, 작은 물방울이 하나둘 모여 조그마한 옹달샘을 이룹니다. 샘물은 더 낮은 곳으로 흘러 작은 개울물로 탄생하고, 작은 개울물은 또 다른 개울물을 만나 개천을 이루며, 개천은 또 다른 개천을 만나 큰 강물로 다시 태어납니다. 작은 물방울 하나가 큰 강물을 이루기까지, 물방울의 기나긴 여정은 아주 오랜 기다림과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계곡 사이를 종종걸음 치며 흐르던 조그만 물방울들은 또 다른 물길을 받아들일 줄 알게 되면서 더욱 넓어지고, 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동식물과 사람들의 수많은 사연들을 품어주며 더 묵묵히 깊어집니다. 깨끗한 물과 더러운 물, 부유한 삶과 가난한 삶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며 흐르는 강물의 이야기는 그렇게 더 넓고 큰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한반도 문명의 젖줄, 한강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강에서 먹을거리를 얻고, 농사를 지었으며, 물길을 통해 여러 가지 물자와 문화를 교류해 왔습니다. 그래서 인도의 인더스 강, 이집트의 나일 강, 아라비아 반도의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 중국의 황화 강 등 인류 문명의 발상지도 모두 큰 강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지요. 우리나라에도 오랜 세월 한반도의 역사와 함께 해 온 강이 있습니다. 바로 한반도의 중심을 흐르는 큰 강, 한강입니다. 길이 514킬로미터, 유역 면적 26,219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한강은 우리나라의 허리를 감싸고 흐르는 가장 중요한 하천입니다. 강원도 태백시 금대산 북쪽 검룡소라는 샘에서 발원하여 송천, 조양강, 동강 등 수많은 지류를 합쳐 흐르다가 경기도 양수리(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합쳐진 한강은 북서 방향으로 흐르며 경기도와 서울의 지류들을 합하고, 하구에 이르러 북쪽의 임진강과 압록강, 대동강과 청천강을 만나 마침내 먼 서해바다에 다다릅니다. 한강, 역사의 중심을 흐르다 한강은 늘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 정치와 경제의 중심 배경이 되어 준 강입니다. 한강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때는 구석기 시대부터인데, 특히 서울의 강동구 암사동 일대에는 6천 년 전 정착 생활을 시작한 신석기 인들의 집터와 유물이 발견되어 고대인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지요. 한강은 토지가 비옥해 농사짓기에 적합하고 물자와 사람이 오가는 교통로로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한강 일대를 차지한 나라는 한반도의 주도권을 쥐고 세력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고구려, 백제가 차례로 한강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누렸고 이후 신라가 한강을 차지하며 삼국 통일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개경에 수도를 두었던 고려 또한 한강 일대를 지방의 서울로 삼으며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지요. 조선은 한양을 수도로 삼아 한강의 지리적 여건을 충분히 활용했는데, 전국의 세곡과 물품들이 한강의 물길을 통해 유통되면서 한강은 경제적으로 더욱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지요. 오늘날까지 한강은, 주요 섬인 여의도 일대에 국회 의사당과 언론사, 기업 등 여러 기관들이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정치, 경제, 문화 발전의 든든한 밑바탕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