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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아리스토텔레스
쉽게 풀어낸 어려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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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글 1 : 아리스토텔레스라는 거인과 떠나는 ‘철학 소풍’_ 천병희/ 4
추천의 글 2 : 행복한 삶을 위해, 모두가 읽어야 할 책_ 안광복/ 7
옮긴이의 글 : 아리스토텔레스, 2400년을 비춰온 인식의 빛_ 김인수/ 13

책머리에/ 23
서문/ 25

1부 : 철학적 동물, 인간〔Man the Philosophical Animal〕
01. 분류, 질문, 그리고 철학/ 35
02. 인간의 사유 대상/ 42
03. 인간의 세 가지 차원/ 49

2부 : 만드는 자, 인간〔Man the Maker〕
04. 아리스토텔레스의 크루소/ 55
05. 변화와 영속/ 63
06. 네 가지 원인/ 73
07.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 85
08. 제작적 관념과 노하우/ 94

3부 : 행하는 자, 인간〔Man the Doer〕
09. 목적과 수단에 대한 사고/ 107
10. 사는 것과 잘 사는 것/ 116
11. 두 가지 욕망/ 124
12. 행복을 추구하는 법/ 135
13. 좋은 습관과 좋은 운/ 145
14. 사회에 대한 우리의 의무/ 156
15. 국가에 대한 우리의 권리/ 166

4부 : 아는 자, 인간〔Man the Knower〕
16. 마음으로 들어오는 것과 마음에서 나가는 것/ 179
17. 논리학의 작은 단어들/ 190
18. 진실 말하기와 진실 생각하기/ 204
19. 합리적 의심 너머/ 214

5부 : 어려운 철학적 질문들
20. 무한성/ 225
21. 영원성/ 230
22. 마음의 비물질성/ 234
23. 신/ 240

에필로그/ 246
: 아리스토텔레스를 읽었거나 읽기를 원하는 독자들을 위하여

저자 소개

저자 : 모티머 애들러
이 책은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자였던 모티머 J. 애들러(Mortimer J. Adler : 1902-2001)가 쓴 《Aristotle for Everybody : Difficult thought made easy》를 번역한 책이다.
애들러는 콜롬비아 대학과 시카고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쳤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을 교육의 기조로 삼았다. 그리고 철학과 교육에 관한 많을 책을 썼다.
그러나 그의 저술들은 상아탑 안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많은 동시대인들과 달리 나는 동료 교수들이 읽을 책은 쓰지 않았다. 나는 상아탑 안의 청중들이 아닌, 거리의 보통 사람들을 위해 썼다. 나의 책은 오직 그 보통의 독자들을 위한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애들러의 그런 관점이 이 책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그는 “제목을 《모두를 위한 아리스토텔레스》라고 했지만, 여기서 ‘모두’는 전문적 철학가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즉, 아카데미적 사고의 복잡함과 전문성의 때가 묻지 않은, 보통의 경험과 평범한 지성을 갖춘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1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90g | 146*220*20mm
ISBN13
9791195327713

책 속으로

라파엘로가 바티칸 박물관 ‘서명의 방’ 벽에 그린 《아테네 학당》에는 음악과 조화의 신 아폴론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조각상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서 있는 아래에, 60명쯤 되는 ‘현자(賢者)’들이 다양한 포즈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두 사람 중 왼손에 《티마이오스》를 들고 오른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사람이 플라톤이고, 왼손에 《윤리학》을 들고 오른손을 펼쳐 땅을 가리키고 있는 사람이 아리스토텔레스죠. 자세히 보면 플라톤은 왼발이 살짝 들려진 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두 발은 대지를 굳게 딛고 있습니다. 게다가 플라톤은 공기와 불을 상징하는 붉은 옷, 아리스토텔레스는 물과 땅을 상징하는 푸른색과 진황색 옷을 입고 있죠. 그렇습니다. 플라톤은 천상 어딘가에 있을 걸로 여겨지는 이데아(Idea), 관념의 세계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상에 펼쳐진 자연, 현실의 세계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읽힙니다. 이 그림 하나만 보아도 우리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이 어떻게 다른지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죠.
---「옮긴이의 글」중에서

오래 전부터 나는 모든 사람이 철학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세계와 사회,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해 정보를 더 많이 얻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런 목적을 위해서라면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 혹은 역사를 배우는 게 훨씬 낫습니다. 철학이 우리에게 유용한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철학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우리가 현재 이해하고 있는 것을 지금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철학적으로 생각하기를 배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서문」중에서

이 목적을 이루는 데 아리스토텔레스보다 좋은 스승은 없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철학 공부의 시작을 도와줄 스승으로 나는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그를 추천합니다. 또 다른 스승으로 플라톤을 들 수 있지만, 내 생각에 플라톤은 차선입니다. 플라톤은 우리가 직면해야 할 거의 모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에 대한 더욱 분명한 대답까지 제시했습니다. 플라톤은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말 그대로 청출어람〔靑出於藍〕이었습니다. 그는 우리 모두를 위한 더 좋은 스승이 되고도 남을 만큼 플라톤의 수업을 훌륭히 배웠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가장 좋은 철학 스승은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 p.26

상식은 우리의 일상적인 공통경험, 즉 우리가 의식적인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경험, 우리가 단순히 깨어만 있으면 하게 되는 그런 경험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개념들입니다. 또 이 공통개념은 우리의 일상대화에서 공통의 언어로 표현될 수 있는 개념들입니다.
--- p.28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유는 상식에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그의 사유는 더 멀리 나아갔습니다. 그의 사유는 상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결코 공통적이지 않은 통찰과 이해의 지평까지 나아갔습니다. 사물에 대한 그의 이해는 우리의 이해보다 훨씬 더 깊으며, 때때로 더 높은 곳까지 솟아오릅니다. 한마디로 그것은 비범한 상식이었습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위대한 공헌입니다. 이 책에서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그 비범한 상식을 조금 이해하기 쉽게 풀어보려 합니다. 이를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그 비범함이 조금이나마 덜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 p.30

인간의 세 가지 차원이란 만들기〔making〕, 행하기〔doing〕, 그리고 알기〔knowing〕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세 종류의 생각을 구별 짓는 차이점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는 만드는 자로서 갖는 생각을 묘사할 때는 “제작적 사고”라는 말을, 행하는 자로서 갖는 생각을 묘사할 때는 “실천적 사고”라는 말을, 그리고 아는 자로서 갖는 생각을 묘사할 때는 “이론적 사고” 혹은 사색적 사고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 p.50~51

1. 재료적 원인 : 그것으로부터〔out of which〕 무엇인가가 만들어진다.
2. 운동적 원인 : 그것에 의해〔by which〕 무엇인가가 만들어진다.
3. 형상적 원인 : 그것 속으로〔into which〕 무엇인가가 만들어진다.
4. 목적적 원인 : 그것을 위해〔for the sake of which〕 무엇인가가 만들어진다.
--- p.77

당신이 모든 신발, 즉 모든 모양, 모든 크기, 모든 색깔의 신발에 공통되는 것에 대한 관념을 떠올릴 때, 당신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신발임이라고 부른 그 형상을 파악하게 된 것입니다.
--- p.78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도토리는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도토리나무입니다. 도토리나무로 되는 것이, 도토리가 도토리나무로 자라는 변화의 목적적 원인이자 형상적 원인입니다. 도토리가 자라 그것의 완전한 성장에 도달했을 때 나타내는 그 형상이, 도토리가 단지 도토리라는 사실로 인하여 도달하도록 예정되어 있던 목적인 것입니다.
도토리 안에 있는 잠재성〔잠재태〕과 옥수수씨 안에 있는 잠재성의 차이가, 도토리는 도토리의 방식으로 성장하게 하고 옥수수씨는 옥수수씨의 방식으로 자라도록 하는 것입니다.
--- p.81

철학은 과학에 비해 전혀 쓸모가 없을까요? 그렇습니다. 쓸모가 없습니다. 단, 우리가 지식이나 이해를 물건의 제작을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우리 자신을 제한한다면 말입니다. 철학은 빵을 구울 줄도 모르고 다리를 건설하는 법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식이나 이해는 물건의 제작에만 사용되는 게 아닙니다. 그것과는 다른 사용법이 또 있습니다. 지식과 이해는 우리 삶과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쁜 삶이 아닌 좋은 삶이 되도록, 나쁜 사회가 아닌 좋은 사회가 되도록 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지식과 이해의 제작적 사용이 아닌, 실천적 사용입니다. 그것은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용입니다.
인간 삶의 그 차원에서라면 철학은 매우 유용합니다. 과학보다 훨씬 더 유용합니다.
--- p.104

실천적 사고는 목적과 수단에 대한 사고이며, 당신이 도달하려는 목표와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 이루어야 하는 일에 대한 사고입니다. 그것은 목적적 행동에 필요한 그런 종류의 사고입니다.
--- p.108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가장 중요한 책 중의 하나〔《형이상학》〕를 이런 첫 문장으로 시작했습니다. “인간은 본성상 알기를 욕망한다.”? 이 문장을 통해 그는, 지식에 대한 욕망은 음식에 대한 욕망만큼이나 자연적인 필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식에 대한 필요와 음식에 대한 필요 사이에는 흥미로운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음식이 결핍되었을 때 대부분의 인간은 배고픔의 고통으로 그 결핍을 의식하게 되지만, 지식이 결핍되었을 때는 모든 인간이 그 결핍을 의식하게 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배고픔의 고통은 잘 느끼면서도 무지의 고통은 잘 느끼지 못합니다.
--- p.127

아리스토텔레스가 모든 좋은 습관을 지칭하여 사용한 그리스어를 가장 잘 번역한 단어는 “탁월함”〔excellence〕입니다. 그런데 그 그리스 단어는 라틴어 번역을 거친 형태로 우리에게 더 자주 전해졌고, 그래서 “덕”〔virtue〕이라는 단어가 좋은 습관을 가리키는 더 일상적인 말이 되었습니다.
위에서 이러저러한 기술로 예시된 종류의 좋은 습관은 마음의 덕, 혹은 지적인 덕입니다. 선택 혹은 결정에서의 단호한 기질로 예시된 종류의 좋은 습관은 한 사람의 성격을 옳게 구성하는 것이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도덕적 덕이라고 불렀습니다.
--- p.143

타인은 우리가 그들의 행복 추구에 간섭하거나 방해할 어떤 일도 하지 않기를, 그들 자신을 위한 좋은 삶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진정한 좋음의 획득 및 소유에 우리가 개입하거나 방해할 어떠한 일도 하지 않기를 기대할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그 권리를 주는 것은 이 진정한 좋음에 대한 그들의 필요이며, 우리가 그것을 존중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그들의 권리입니다.
우리는 항상 정의롭지 못할 수 있습니다. 혹은 적어도 완벽하게 정의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정의와는 정반대인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은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습관을 갖기는커녕 습관적으로 그 반대방향으로 기울곤 하며,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타인의 권리를 함부로 짓밟곤 합니다.
이것이, 국가의 성원들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미리 규정함으로써 서로가 서로를 정의롭게 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법률을 만든 이유입니다.
--- p.163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국가가 이바지해야 하는 목적은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들의 행복이라고 반복하여 말했습니다. 즉, 국가는 개인의 행복 추구를 증진할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의 발로에서 몇몇 타인을 위해 직접적으로 행하는 그 일을, 그 나머지 모두를 위해서는 그들과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복지를 위해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법률에 따름으로써, 간접적으로 행합니다.
--- p.164~165

인간의 삶에 대한 그의 궁극적 질문이 우리 각자가 영위할 수 있는 최선의 삶에 대한 것이었던 것처럼, 사회에 대한 그의 궁극적 질문 역시 우리가 영위할 수 있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최선의 사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보기에 가장 좋은 국가는 시민에 의한 행복의 추구를 증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국가였습니다.
--- p.174

좋은 국가와 좋은 정부가 개인들의 행복 추구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은, 그 개인들이 그들 자신의 실수의 결과가 아닌, 나쁜 운이나 불행의 결과로 겪게 되는 결핍을 극복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즉, 국가와 정부는 개인들이 자신을 위해 선택이나 노력으로는 할 수 없었던 일을 해주어야 합니다. 이 방향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국가요, 가장 좋은 정부입니다.
--- p.175

사고의 규칙으로서 모순의 법칙(모순율)은 주로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지시합니다. 그것은 모순에 대항하는 법칙이며, 말하거나 생각할 때 우리 스스로가 모순됨을 피할 것을 명하는 법칙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동일한 질문에 예와 아니오 둘 다로 대답해서는 안 된다고 지시합니다.
다시 말해, 그것은 단일한 명제를 긍정도 하고 부정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시합니다. 만일 내가 플라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이었다라고 말하거나 생각했다면, 나는 플라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이 아니었다라고 말하거나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말하거나 생각하는 것은 내가 긍정한 것을 부정하는 것이 되니까요.
--- p.190~191

모순, 반대, 소반대인 진술들은 서로 공존할 수 없는 관계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이 규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 규칙을 지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진술에서 불일치를 피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진술에서 불일치를 찾아내 그가 말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 p.194

만약 그것이 자명하게 참인 것이 아니라면, 그것의 진실성은 논증이나 추론를 통해 확립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어떤 진술의 진실됨은 이 방식으로 입증될 수 있습니다. 어떤 진술의 입증 또는 증명을 위해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하나는 추론에 사용되는 전제의 진실성이고, 다른 하나는 추론 자체의 정확성 혹은 타당성입니다.
--- p.209~210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적이 아닌 잠재적인 두 가지의 무한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는 끝없이 더해가는 잠재적인 무한성, 다른 하나는 끝없이 분할해가는 잠재적인 무한성이었습니다.
끝없이 더해가는 잠재적인 무한성의 대표적인 예는 정수의 무한입니다. 1, 2, 3, 4 등으로 나아가는 정수의 연속에서 마지막 정수란 있을 수 없죠. 주어진 어떤 정수가 아무리 큰 수라 할지라도 그것보다 큰 다음 정수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한 수에서 다음 수로 끝없이 나아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가능할 뿐이지, 그 더함의 과정을 실제로 수행하지는 못합니다. 그렇게 하는 데에는 무한한 시간, 끝남이 없는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 p.227~228

아리스토텔레스는 여기서 더 나아갔습니다. 그는 시간이 끝이 없다고 생각했을 뿐 아니라, 이 세계 역시 끝과 시작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세계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것이라면, 시간은 양방향으로 무한합니다. 시간의 순간에는 이후의 순간이 없는 순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 시간의 순간에는 이전의 순간이 없는 순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 p.230~231

존재하기를 그칠 수도 있는 이 세계를 변함없이 존재하게하는 그것은 무엇일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었고, 마주친 적도 없었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그는, 우주를 변함없이 존재하게 하는 원인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가는 그의 길을 추론했을 것입니다. 우주를 변함없이 운동하게 하는 원인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가는 그의 길을 추론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도달한 결론은, “창조자”라는 말이 갖는 의미의 미세한 이동에 의해, 제1운동자로서의 신의 개념으로뿐만 아니라 창조자로서의 신의 개념으로도 이어졌을 것입니다.

--- p.244

출판사 리뷰

옮긴이의 글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을 배우고 펼쳤던 그리스에서는 5월에 “아리스토텔레스 2400년”이라는 세계대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철학의 분과라 할 형이상학, 논리학, 윤리학은 물론 문학, 미학, 역사학, 정치학, 생물학, 심리학, 천체물리학, 신학 등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적 세례를 받은 수많은 연구자, 학자들이 모여 그의 철학에 대해, 그의 사상에 대해, 그의 학문과 이론에 대해 밤을 밝혀가며 숱한 말과 글과 생각들을 나누겠지요.

24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와 그의 학문적 동료〔學友〕들이 아테나이의 뤼케이온 숲길을 걸으며 토론하며 지혜의 길을 밝혔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만큼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적 영향력은 240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깊고도 넓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한 인간의 정신적 광휘가 이토록 오래, 그리고 이토록 광범하게 퍼졌던 적이 있었던가요.

그가 남긴 책은 수백 권을 헤아리거니와, 24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 책들에 담긴 체계성과 과학성은 빛을 잃지 않고 있죠. 단지 철학에 국한된 얘기가 아닙니다. 철학 및 그 인접학문은 물론 자연과학, 사회과학, 예술학 등 인간의 탐구력이 미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에 그의 족적은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말 그대로 그는 ‘만학〔萬學〕의 아버지’입니다.

하지만 전문 연구자가 아닌 사람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을 직접 읽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그의 《형이상학》은 일반인들이 한 페이지를 제대로 넘기기가 어렵고, 전문 연구자들도 “절망적으로 난해한 작품”이라며 고개를 젓는다고 하죠. 중세 페르시아의 이븐 시나〔Ibn Sina〕 같은 석학도 이 책을 마흔 번이나 읽었는데도 이해를 못했다고 하니, 그 어려움의 정도를 알 수 있죠. 모티머 애들러가 서문에서 언급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비범함”이라는 말 속에는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경외감뿐 아니라 그와 같은 난해함의 의미도 당연히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책, 《모두를 위한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애들러는 그 어렵다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이론의 전모를 참으로 쉽게 풀어서 독자들 앞에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열두어 살 이상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썼다는 말은 살짝 과장이라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전반을 이 정도로 쉽게 정리하여 소개한 책은 없거나, 있더라도 희귀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비록 30년도 더 전에 씌어진 책임에도 불구하고 역자가 망설임 없이 번역에 착수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런 판단이 컸습니다.

모쪼록 이 책이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추천의 글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전반에 대해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라는 거인의 무동을 타고 철학 소풍이라도 가는 것마냥, 재미와 이해를 동시에 얻게 됩니다. 결코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술술 읽다 보면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마지막 페이지에 도착해 있게 되죠.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인, 질료와 형상, 예술, 덕〔德〕과 행복, 사랑과 우정과 정의, 정치, 감각과 관념, 논리학, 그리고 형이상학까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 대한 일관된 파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아마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동안 읽기 힘들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들을 훨씬 쉽게 읽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형이상학》이든 《시학》이든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든 《정치학》이든 말이죠. 이 책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함께 즐거운 철학 소풍을 떠나보시기를 권합니다.
(천병희/ 단국대 인문학부 명예교수)

이 책의 저자 모티머 애들러는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등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저명한 인문 교육자이자 철학자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심사는 무척 방대해서 자연학, 생물학에서 천문학, 지리학, 윤리학, 정치학에 이르기까지 무척 넓은데, 애들러는 그 방대한 저서와 자료를 샅샅이 뒤져 고갱이를 추려냈다. 그리고 ‘제대로 사는 삶’이라는 방향에 맞게끔 내용을 정리하여 쉽고 분명한 언어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모두를 위한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야말로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 [처음 만나는 서양철학사] 저자)

아리스토텔레스의 탄생 2400년이 되는 올해에 독자들에게 그의 철학 사상이 현대에 갖는 의미를 짚어보고, 인문학적인 사고를 갖추게 하는 데 손색이 없는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
(김진성/ 서울대 철학박사,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 등 번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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