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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리 공주와 꼬꼬 왕자
2. 마고성 마고 선녀 이야기 3. 꽃술 공주와 석공 비추 4. 온수골 온복이네 이야기 5. 노은면의 여덟 마을 6. 김생과 유송리 벙어리 여울 이야기 7. 우륵의 가야금과 학바위 8. 탄금동과 복이 낭자 9. 아름다운 섬마을 사과와 쌍가마 샘 10. 도둑 바위 11. 다자구 할미 12. 보련과 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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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륵이 바위에 앉아 숨을 가다듬고 가야금을 뜯으면 우륵과 함께 새재를 넘어온 가야의 예인들은 학이 되어 여덟 소나무 아래서 청아한 울음으로 답하며 짙은 안개가 둘러싸고 그 둥근 안개 속에 오색 영롱한 무지개가 커다랗게 걸렸습니다.
사람들은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없었지만 청아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은 누구나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안개와 무지개를 감싸듯 밤새도록 떠날 줄 모르고 둥둥 떠 있는 구름 송이 사이사이로 눈부시도록 영롱한 빛과 소리가 새어 나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들리는 것은 가야금 소리고 보이는 것은 구름 안개뿐이라 세상의 소란스러움이 끼여들 틈도 없었습니다. 아침 햇살이 퍼지려는 어느 새벽녘, 신비로운 빛과 소리가 사라지고 안개가 걷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곳에서 보기에도 편안해 보이는 둥글넓적한 바위와 냇물이 가야금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바위에서 가야금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이후로 마을은 점차 윤택해지고 나라에 벼슬하며 충성하는 사람도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하늘의 신선들이 내린 음악일세. 하늘이 마을에 내린 복바위일세. 덩더꿍- 덩더꿍-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노래를 부르며 그 바위를 가운데 두고 즐겁게 어께춤을 추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바위를 하늘이 내린 마을의 '지킴바위'로 여기고 소중히 다루었습니다. 마을 촌장들은 이 바위에 맑은 물을 한 항아리 떠 놓고 새벽 세 시부터 일곱 시까지 개, 돼지, 염소, 닭 같은 짐승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모두 가두어 놓았습니다. ---pp.123~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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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잠에서 깨어난 마고성의 마고 선녀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우리 산천 이야기
『아리 공주와 꼬꼬 왕자』는 충주를 중심으로 충청도 지방에 전해오는 이야기들을 모아서 동화로 재구성하였다. 충주는 한반도의 중앙에 자리잡은 우리 민족의 생활 문화를 이해하는 중심 위치로 각 왕국들이 서로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각축전을 벌여왔던 곳이다. 그런 만큼 충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특히 사람들의 어려움을 보살피는 마고 선녀가 많이 등장한다.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마고 이야기는 대개 거대한 거인으로 손톱이 길고 코가 크고 귀가 유난히 밝아 천리 밖 소리도 들을 수 있는 할멈의 모습이 많은데, 이 책에서는 마고 선녀로 등장하는 점이 다른 점이다.
첫 이야기 <아리 공주와 꼬꼬 왕자>는 충주의 본산인 계명산에 전해 내려오는 지네에 물린 공주 얘기로 사랑하는 딸을 잃은 성주의 슬픔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계명산 이름에 있는 닭을 따라 병아리에서 병자를 빼고 아리와 꼬꼬라는 이름을 붙여 지네 여왕과 싸워서 성을 구하는 내용이 독특하다. <마고성 마고 선녀 이야기>는 사람들의 궂은일과 어려운 일을 보살피면서 고맙고 고마우신 마고할미로 거듭 나는 마고 여왕 이야기, <꽃술 공주와 석공 비추>는 절절한 기다림과 사랑으로 진정한 예술품을 탄생시킨 신비스러운 석공 비추 이야기이다. <온수골 온복이네 이야기>는 피부병, 특히 나병에 효험이 있는 약수 전설로 다른 사람 복으로 사는 할아버지가 그 복임자와 가족이 되는 훈훈한 내용이며, <노은면의 여덞 마을>은 여덟 마을 이름에 담긴 깊은 뜻을 풀어주며, <김생과 유송리 벙어리 여울 이야기>는 신라의 제일가는 명필인 김생이 공부에 방해가 되는 시끄러운 여울물의 방향을 돌린 이야기이다. <우륵의 가야금과 학바위>는 나라 잃은 슬픔을 가야금 연주로 달랜 우륵 이야기로 아름다운 산천, 계곡의 물소리와 어울려 선경을 이룬 가야금 소리가 청아하게 들려오는 듯한 내용이 이어진다. <탄금동과 복이 낭자>에서는 복이 낭자가 아버지에게 쫓겨났지만 타고난 복에 잘살게 되고, <아름다운 섬마을 사과와 쌍가마 샘>에서는 철없던 막내가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올해도 내년도 아니고 어제도 오늘도 아닌 날에 깊고 깊은 산 속의 작고 아름다운 섬마을에 있는 사과와 생수를 구해 오는 내용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도둑바위>, <다자구 할미>는 사람들을 괴롭히던 도둑 떼를 지혜로운 마고 할머니가 꾀를 써서 혼내주는 이야기, <보련과 장미>는 쌍둥이 오누이 장사가 서로 성쌓기 내기를 하다가 어머니의 뜻에 따라 누나가 져서 성벽 아래로 몸을 던지는 슬픈 이야기이다. 열두 편의 이야기 모두 풍부한 역사적 상식과 함께 은근한 교훈을 심어주는 이야기로 그동안 읽었던 전래 동화와는 사뭇 다른 새로운 느낌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