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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제1부 일본의 속셈, 한국인의 저력 '금 모으기 운동'의 서곡 - 국채보상운동 합법을 가장한 수탈 - 토지조사사업 농토를 농민에게 - 농지개혁 제2부 희망 그리고 좌절 국운을 건 모험 - 통화개혁 배보다 배꼽이 커 - 증권파동 제3부 나만 잘살면 돼, 모럴해저드의 극치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먹지 - 삼분폭리 재벌이 이래서야 - 사카린 밀수 제4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져 기대와 우려 - 8.3 경제조치 줄 세우기에 나서 - 석유파동 제5부 국가경제, 이렇게 허술해서야 한 여자의 손에 놀아나 - 어음사기 사취로 쌓은 모래성 - 명성 사건 제6부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아 우여곡절 속 시행 - 금융실명제 진정 우방은 없는가 - IMF 구제금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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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여인 어음사기 사건을 보면서 궁금한 점은 어떻게 그 많은 돈을 편취했을까 하는 점이다. 특히 남자도 아닌 여자의 몸으로, 그것도 여러 명이 아닌 남편과 짜고 순전히 혼자의 몸으로 수천억원대의 돈을 주무를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여기에는 우리 나라 기업구조 나아가 권력이라면 힘을 못쓰는 대출관행이 한몫 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나라 기업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 자기자본 비율이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다. 당시 기업들의 자기자본 비율은 평균 18%로 매우 낮았다. 자기자본비율이 18%라는 것은, 예를 들면 100원 중에서 18원만이 자기자본이고 나머지 82원은 빚(타인자본)이라는 얘기이다. 결국 빚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자가 높고 낮음을 가릴 것 없이 돈이 있으면 무조건 끌어다 쓰고 보는 것이 관행이었다. 담보가 없으니 이자율이 낮은 은행돈을 얻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보다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물론 담보가 없을 때 은행에 예금이라도 넣어둔 것이 있다면, 그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할 수도 있으나 한푼이 아쉬운 처지에 예금이 있을 리 없다. 따라서 믿는 구석이란 사채밖에 없었다. 장 여인은 기업들의 이러한 속사정을 교묘히 이용한 것이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찾아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환심을 산 후 뒤늦게 사정을 안 기업들이 거래를 끊으려 했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부도협박 등 온갖 압력을 가해 거래를 계속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미끼에 걸린 기업들은 할 수 없이 장 여인의 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따랃서 빌려준 돈의 10배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의 어음을 돌려받는 형식으로 편취를 했던 것이다. 장 여인은 이 어음 중 일부를 사채시장에서 할인 받기도 하고 어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도 하였다. 그 수법이 실로 교묘했다. 그러나 장 여인의 수법이 교묘했던 그 뒷면에는 기업이나 은행들의 행태에도 크게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 p.181~1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