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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말을 거는 신비한 그림 없는 책
감각과 상상을 일깨우는 말의 힘을 신선하게 보여 주는 전위적인 책 아이들은 옹알이를 시작으로 22개월 이후가 되면 말하기를 즐거워하고 감정 표현이 다양해진다. 뜻과 음을 알아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 안 되지만 말하기를 즐긴다. 말을 내뱉고 소리를 지르는 것은 유아기의 본능이면서 즐거움이다. 유아기의 가장 좋은 육아법은 아이에게 말 걸기이며, 가장 좋은 부모는 아이에게 말을 많이 해 주고 들어주는 부모다. 그런 면에서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는 것은 아이에게 또 다른 말 걸기이다. 여러 목소리와 여러 이야기로 말을 걸고 나누는 것, 이것이 유아 독서의 포인트이다. 그런 면에서 《그림 없는 책》은 유아들에게 말을 걸고 말을 하게 한다. 기존 책들이 어른이 읽어 주는 책을 아이가 가만히 듣고 있게끔 한다면, 이 책은 어린 독자들을 상당히 능동적인 독자로 만든다. 예기치 못한 내용과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이야기들은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반응을 하게 만든다. 글자를 모르거나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 혹은 글자가 지루하고 어려운 아이들에게 책의 텍스트는 ‘읽어야 하는 글’이 아닌, ‘들어야 하는 한 편의 이야기’가 된다. 더욱이 이야기를 문자의 시각적인 디자인으로 강약 있게 전달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글자를 모르는 유아기에 아이들은 글자를 그림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유아들의 눈높이에 맞춤한 이 책은 사실은 ‘그림이 대단히 많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정말, 아주, 대단히,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원숭이 이야기로 유아들의 카타르시스를 자극하는 흥미로운 책 이 책에는 아주 개성적이고, 아주 웃기고 재밌는 원숭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머리가 블루베리 피자로 만들어져 있다고 하고, 혼자 책을 읽을 줄 안다고 젠체하고, 게다가 로봇 원숭이라고 우긴다. 펑 퍼어즈먼 펑덩이라는 이름을 가진 하마가 친구인 이 원숭이는 아침마다 개미를 냠냠 먹는다는 노랫말이 담긴 노래를 불러댄다. B.J. 노박은 희극배우라는 작가 본연의 정체성을 이 책에서 크게 활용하면서 대단히 개성적인 원숭이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더욱이 유아 독서에서 책 읽어 주는 어른을 한 명의 희극배우로 탈바꿈시켜 어린 독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 준다. 유아들에게 큰 존재인 어른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뱉는 원숭이’로 변신시켜 평소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가르치는 어른의 이미지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어 버린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 선생님 등 어른들이 읽어 줄 때마다 깊은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 있다. 온 가족이 함께 읽고 다양하게 볼 수 있는 패밀리 책 《그림 없는 책》의 흥미로운 점은 읽을 때마다 새롭다는 점이다. 그것은 ‘책에 나오는 말을 몽땅 다 큰 소리로 읽어야 한다’는 책의 규칙 때문이다. 책 읽는 이에 따라 책의 느낌이 달라진다. 다양하게 읽고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재밌는 이 책은, 본문 속 원숭이를 ‘사자’ 혹은 ‘생쥐’로 바꾸어 읽을 수도 있다. 또 가족끼리 역할극을 하면서 나누어 읽을 수도 있다. 아이가 읽고, 어른이 들을 수도 있다. 두 명이 의성어, 의태어 등의 효과음과 대사를 나누어 읽을 수도 있다. 때와 장소에 따라서, 사람에 따라서 다양하게 적용해 볼 수 있는 《그림 없는 책》은 온 가족이 함께 읽고, 함께 웃고, 함께 놀 수 있는 패밀리 책으로 제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