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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
풍선 종소리 도두기니아의 사람 동물원 아기 손 도깨비 할머니 대추나무 새처럼 훨훨 미끄럼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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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어른들도 걸음을 멈추고 아이들 틈에 끼여 종소리를 듣고 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종지기 할아버지는 조그만 들창 틈으로 내다보고 섰다가, 아이들이 많이 모인 것을 보고는, 두루마기를 입고 외짝 문을 열었다. "나온다, 종지기 할아버지가 나와!" 한 아이가 외쳤다. 아이들은 저마다 울 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종지기 할아버지의 얼굴은 성난 듯한 얼굴이었다. 울틈으로 들어온 얼굴들을 본체만체, 통나무를 끌어안듯 두 손으로 힘있게 잡았다. "- 뎅뎅뎅뎅뎅뎅..." 아이들은 숨을 죽이고 종소리를 듣고, 종지기 할아버지의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이 오듯이 흘러내렸다. --- p.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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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의도
한국 아동 문학은 오늘날 풍성하고 다채로운 모습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이는 일제의 모진 탄압 속에서도 아동 문학의 정립을 위해 애쓰고, 6·25 전쟁으로 아픔과 혼란을 겪으면서도 아동 문학의 제 길을 찾으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았던 수많은 작가들이 만들어 낸 값진 열매입니다. 이번에 교학사에서는 우리 아동 문학의 밑거름이 되어 준 작가들의 대표 작품만을 모아 '꼭 읽고 싶은 우리 동화 동시' 시리즈를 펴내었습니다. 우리 아동 문학의 소중한 유산들을 공들여 엮은 이 시리즈가, 아동 문학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고 나아갈 길을 밝히며, 오늘의 어린이들에게 시대를 뛰어넘는 감동과 재미를 전하는 뜻깊은 기획이 되리라 믿습니다. 우리 동시와 동화의 틀을 만든 강소천 선생님의 저학년 대표 동화 『마늘먹기』, 고학년 대표 동화 『돌멩이』, 대표 동시 『지구는 누가누가 돌리는 팽이일까?』와 여전히 맑은 동심으로 어린이를 위해 글을 쓰고 계신 어효선 선생님의 대표 동화『종소리』, 대표 동시『그래서 장난꾸러기 너희들은』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표기는 되도록 오늘날의 맞춤법에 따랐고, 어법에 크게 어긋난 문장은 바로잡았습니다. 지금은 잘 쓰이지 않는 옛말이나 독특한 표현은 그대로 두었지만, 풀이말을 달아 작품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책의 뒤에는 화보와 연보를 실어 작가의 생애를 좀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책의 내용 『종소리』에는 어효선 선생님이 그 동안 쓰신 동화 가운데서 고른 아홉 편이 실려 있습니다. 바람개비를 돌리며 학교로 뛰어가거나 손자 손녀들과 함께 미끄럼틀을 타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에 절로 웃음짓게 되는『바람개비』와『미끄럼틀』, 갓 태어난 아기가 너무 예뻐 자꾸 만지고 싶어하거나 새처럼 하늘을 날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그린『아기 손』과『새처럼 훨훨』은 아이처럼 맑은 마음을 지닌 어른들과 순진 무구한 아이들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들입니다. 설날에도 추위에 떨며 풍선을 파는 할아버지를 위해 세뱃돈을 모두 털어 풍선을 사는 용아의 이야기『풍선』과 도깨비로 오해받는 외로운 처지의 할머니 때문에 눈물짓게 되는『도깨비 할머니』에는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날로 높아져만 가는 사람들 마음의 장벽을 꼬집는『도두기니아의 사람 동물원』, 할아버지를 앗아간 대추나무를 잘 길러 열매를 거두는 할머니를 통해 죽음과 삶을 화해시키는『대추나무』, 보신각종을 치지 못하게 한 일제에 맞서 우리의 정신은 결코 억누를 수 없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 준『종소리』에는 선생님의 올곧은 의지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아홉 편 모두 꾸밈없이 소박하고 정겨운 동화들로, 동양화풍의 아름다운 그림이 이야기에 감동과 힘을 실어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