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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내는 글
Ⅰ. 사건과 담론 1. 한국의 국가폭력과 '잊혀진' 91년 5월 투쟁/조현연 2. 권력은 주체를 슬프게 한다 - 91년 5월 투쟁 읽기/김정한 3. '6.3 외대 사건'에 대한 언론의 '상징폭력화' 과정/이유경 4. 91년 5월 투쟁, 그 열려진 '역사적 의미짓기'의 장으로 들어서기/김윤철 Ⅱ. 성찰적 반성과 희망의 모색 5. 80년대와 90년대의 결절점/김원 6. 죽음의 정치에서 삶의 미학으로 - 91년 5월에 대한 문화적 접근/권경우 7. 알리바이, 죽음, 공간의 복원/하승우 8. 서독 68과 한국의 91년 5월 - 폭력과 도발의 문제설정/유진홍 9. 91년 5월 투쟁과 민주주의 - 한국 민주주의 연구를 위한 시론/이승원 기억1. 유서대필 사건/이석채 기억2. 외대 사건/정원택 기억3. 10년이라는 시간이 이제 우리를 말하게 한다/김윤철 기억4. 그날들 기억5. 91년 5월, 독일에서/양영미 기억6. 91년 5월 투쟁 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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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청명한 하늘을 찢어 놓았던 한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91년 4월 26일 명지대의 한 학생이 백골단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그리고 거의 두 달 동안 '강경대는 싸우고 있다'는 깃발 아래 수십 만의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87년 6월 항쟁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를 전개했다. 이 책은 그 사건이 촉발한 60여 일간의 정치적 시공간에 '1991년 5월 투쟁'이란 이름을 붙인다. '항쟁'도 아닌 '투쟁'이라는 다소 애매한 명칭은 91년 5월이 갖고 있는 현재적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세상이 80년 광주, 87년 6월을 이야기할 때 91년 5월은 잊혀진, 혹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현대 정치사의 작은 에피소드일 뿐이었다. 아무도 91년 5월을 이야기하지 않았고, 대부분 그날들의 사랑과 분노, 절망과 슬픔을 꺼내놓길 주저했다. 역설적이지만 91년 5월엔 이름이 없다. '분신정국,' 아마도 이 정도의 표현이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유일한 언어일 것이다.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어쩌면 죽음이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닐지 모른다. 수많은 사람들이 학교와 공장에서, 거리에서, 혹은 밀실에서, 혹은 어디서인지도 모르게 죽음에 이르러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91년 5월 투쟁에서처럼 짧은 기간에 11명이 분신하는 등 모두 13명이 사망한 일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것은 그 자체로 투쟁의 참여자들과 지지자들에게 커다란 슬픔과 상처를 남겼다. 더구나 검찰이 조작한 '유서대필 사건,' 언론 권력화의 맹아를 드러낸 '외대 사건'은 현재까지도 살아 남은 사람들의 머리를 짓누르고 있는 아픈 기억들이다. 이 책은 91년 5월 당시 애써 두려움을 이겨내고 거리에서 슬로건을 외치며 작은 눈망울로 세상을 훔쳐보던 대학생들이 이제 서른을 갓 넘은 젊은 연구자가 되어 11년 전의 기억들을 복원하고, 때로는 내면적인 고백과 성찰을 통해, 때로는 역사적, 이론적 모색을 통해 한 시대의 슬픔과 분노, 공포와 절망, 그 이면의 기쁨과 희망을 올곧게 드러내려는 노력의 작은 결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