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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신평벌 고라니 봄꽃들 노루귀 나비 미천골 솔씨 어른들, 반바우 아저씨 복사꽃 나무찻잔 받침 숲에 나무 심기 숲 산행 새떼들 호랑지빠귀 소리를 들으며 참나물 쌈을 먹다 쥐들은 쥐약을 먹고, 소쩍새는 봄밤을 운다 연분홍 솜사탕 가은 봄날, 부둣가 산책 어미 돼지목매 또다시 후회한다 퉁퉁, 발을 구르다 여름 살피지 못하고 초롱꽃 우중산책 꼬마물떼새는 왜 울고 있었을까 저물녘 숲에는 길이 없다 장마 갠 날, 흐린 날 장맛비 타래난초 장마 한더위 칡 더위를 부추기는 것 길 민간입 출입 통제선에 들다 '말이야'아저씨 수간주사 300원짜리 새참 순덕이 연애이야기 황씨 아저씨 '울게 하소서' 그녀, 귀녀 털보아저씨 칡줄 제거 작업 질투는 늙지 않는다 육고점 주갑이 아저씨 가을 첫가을, 화진포 칠월 보름 혹은 늦은 백중 그예 막차를 놓치다 대팻집나무 그리고 연장 버섯 따고, 다래 먹고 큰산의 첫가을 버섯이 화제다 딴 생각을 하다 오래 머무르는 것은 없다 가을, 치악산 숲에서 즐거움 술 금자, 그니 "내 생각은 그래" 대포소리 들깨 만추, 화진포 연산홍을 심다 겨울 화진포 콘도 빙구 단풍잎 한 잎 폭설 혹은 첫눈 명태 개구리 반찬 사촌의 꿈 나는 오래 폭설을 기다렸다 겨울비 내리다 봉산재를 걸어 넘다 선암사 찔레 덩굴 열매는 붉고, 인동덩굴 열매는 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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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문 부재의 시대
아름다운 산문이 읽히지 않는 세상이다. 그러니 아름다운 산문을 쓰는이도 드물다. 김담의 『산책』은 그런 면에서 남다르다. 얼핏 그의 글은 사실 매일 거르지 않는 산책길의 단상을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의 글을 읽다보면 그의 글이 얼마나 오랜동안 훈련되어 있는지를 금방 눈치 챌 수 있따. 사라져가는 말에 대한 그의 사랑 또한 실감할 수 있어서 '사라새롭다' '쥐쥐하다' 등 책 아무 곳을 쳘펴도 정감어린 우리 말을 만날 수 있다. 그 말들은 강원도 최북단의 말을 살려놓는 의미가 있기도 하며 독자들에게는 쏠쏠한 읽는 재미를 준다. 그는 매일 길(길 아닌 길)을 걸으면서, 안방 드나들 듯 숲에 들어가면서 만나는 꽃과 나무와 숲 그리고 거기에 생계를 걸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한 필체로 옮겨놓았다. 산책길에서 저자는 자연과 사람에게 끝없이 말을 건다. 우리는 거기서 아름다움과 동시에 아픈 현대사를 만나게도 되고, 무너져가는 자연의 한 구석에 대한 연민과 알 수 없는 분노를 공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 말걸음은 저자 자신과의 대화와 성찰이며 그것의 독자에게도 마찬가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