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내용개요
추천의 글 사상사 서술에 관하여 사상사의 서술 방법 1장 일반 지식과 사상 및 신앙 세계의 역사 2장 지식사와 사상사 3장 '도'와 ‘궁극적인 의거’ 4장 연속성 : 사로, 장절 및 그 밖의 문제 5장 그리지 않은 곳도 모두 그림이다 6장 역사기억·사상 자원과 새로운 해석 7장 사상사 연구에서 고고학과 문물 8장 '육경은 모두 역사이다'에서 ‘역사는 모두 문학이다’까지 - 사상사 연구 자원으로서의 포스트모던 역사학 옮긴이의 글 |
심규호의 다른 상품
|
‘사(史)’란 엘리트 사상이나 경전의 세계만이 아니다
"사상사가 각종 문학 부산물, 역서(曆書)연감, 신문평론, 순식간에 사라진 성공적 작품, 그 밖에 이름이나 성도 알 수 없는 무명씨의 작품 등을 분석하면서 사상사는 주로 그런 모든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사상, 모든 상대와 나 사이를 묵묵히 오가며 전달하는 재현 행위에 관심을 갖게 된다." - 푸코 『지식의 고고학』, '중국사상사 도론' 본문에서 재인용. 그동안 중국사상이나 중국철학에 관한 각종 연구서를 펼쳐보면 훌륭한 철인(哲人)이나 경전에 관한 기술이 연이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공자로부터 강유위(康有爲)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시경(詩經)』에서 『대동서(大同書)』에 이르기까지 거의 매 시대마다 일련의 천재적 인물들이 등장했고, 단지 '그들에 의해, 그들을 위한, 그들의' 사상과 경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전통적인 사상가들은 엘리트와 그들의 사상과 경전을 '시간순서'와 '영향력(유명세)'에 따라 안배한다. 대표적인 엘리트 사상가들의 문자 기록을 사상사적 맥락에서 파악하여 기술하는 것이다. 비중이 큰 사상가는 한 장을 할애하여 기술하고, 비중이 작은 사상가는 한 절에 배치한다. 사마천의『사기(史記)』처럼 옛날부터 이어져 온 역사전기문체(史傳文體) 혹은 목록학적 전통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 갈조광은 이럴 경우 사상의 박물관이 되어 그들의 사진만을 나열해 놓은 꼴이 된다고 비판한다. 이미 고인이 된 천재적 인물들의 생애와 저작을 마치 인명부를 편찬하듯 일일이 나열해 놓는가 하면, 공을 따져 상을 주거나 훌륭한 점을 평가하여 게시판에 공고하듯 열거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우리가 유가를 이야기하면서 언제나 공자부터 시작하는 데 익숙해져 있고, 탁월한 사상가가 부재했던 시대에는 사상 또한 부재했으리라고 생각하기 쉽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의문을 던진다. 공자 이전의 유가(儒家)집단은 공자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가? 이른바 탁월한 사상이란 것이 오로지 탁월한 사상가 개인의 탁월한 사고에 의해 이루어졌는가? 중국사상에는 '인(仁)' '의(義)' '도(道)' 등 궁극적인 근거가 존재하는데, 그렇다면 그것들은 처음부터 궁극적인 근거였던가?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중국사상사』와 기존의 다른 사상서가 가장 크게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갈조광은 '시경' '논어' '서경' 등의 경전 외에도 아날학파처럼 미시적 생활세계를 기록한 제명(題名), 비각(碑刻), 공문서, 족보, 아동 교과서, 사숙독본(私塾讀本), 일기, 방기(方技)와 수술(數術), 구비문학, 연극 등 여러 가지 일상적인 읽을거리와 당시에 유행되었던 책들에 주목해야 사상의 역사가 올바로 쓰여질 수 있다고 역설한다. 또한 검색분류도서인 유서(類書)에서는 당대의 지식담론의 권력구도를 알 수 있고, 각양각색의 시험 답안, 과거 시험장의 책문(策問)은 오늘날의 대학입시시험 답안처럼 일정한 이데올로기가 지식에 대해 어떤 규범을 지시하고, 사상을 통제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