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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엄마에게 남자가 생겼다
엄마 연애해 열 살, 애어른 엄마, 연애해? 사랑의 결정체 온몸에 눈을 달아 엄마 냄새 사소하고도 질긴 예의 없는 나날들 결국 거기에서 거기인 에필로그-엄마로서의 나보다 여자로서의 내가 우월하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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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겐 사내가 필요하다. 이 말은 오해의 소지를 담고 있는 말이다. 분명하게 짚어서 다시 말하겠다. 엄마에겐 남편이 아닌 남자가 필요하다. 아빠가 재혼을 했다고 해서 엄마까지 재혼을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그저 연애를 했으면 하는 것이다. 엄마에겐 남편이 아닌 남자가 필요하다. 그게 내 생각의 전부다. .... 엄마에게 남자가 생겼다. 축하해야 마땅하고 옳은 일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가슴 아래가 아려왔다. (태극, 10살 아들)
사랑은 순식간에 불이 붙기도 하지만 순식간에 꺼지기도 하죠. 완전히 소등을 했다 해도 그 여진이 남아 있어서 온기는 한동안 가잖아요. 그 온기가 추억이라는 것으로 대체될 수 있다면 추억을 모두 식힌 다음에 사랑을 해야 옳아요. 하지만 불이 활활 타오르는 와중에도 그 불로는 내 몸을 데울 수 없어서 다른 불을 더 지피는 경우가 반드시 있었거든요. 물론 사랑이 어떻게 불로 치환될 수 있겠냐고 물을 수도 있죠. 그럴 수 있다가 내 대답이었어요. 결과론적으로는 양다리, 세 다리, 문어다리를 걸친 게 되지만 동기가 선하다면 거기엔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요? (정완, 이혼녀) 당신은 재혼 같은 거 하지 마. 해서 좋은 건 결혼이지만 해서 안 좋은 건 재혼이야. 이혼까지는 어쩔 수 없이 했다고 쳐. 바보 같은 짓은 거기서 끝내는 게 좋아. 똑같은 결혼인데 너무 달라. 생각 같아선 때려치우고 싶은데, 그런데 처음 이혼은 상대방에 문제가 있는 게 되지만 두 번 이혼하게 되면 내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 되더라구. 나한테 문제가 있다는 걸 세상에 공표하고 싶지도 않고 내 주위 사람들에게 문제 있는 사람으로 규정되고 싶지도 않아. 그래서 나는 어떻게든 잘못된 걸 바로 잡고 살 거야. 웃기지? 그리고 내가 밉지? 당신이랑 살 때 이런 노력을 했더라면 우리... 헤어지는 일 없이 지금보다 몇 배는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준모, 전 남편)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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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연애해
신열에 앓는 밤이면 남편의 손길이 그립다. 이제 남의 사람이 된다고 하니 어쩐지 놓쳐버린 것 같아서 아쉽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랑이 남아 있는 것도 같다. 남편은 내내 그리운 사람이었던 것도 같다. 이런 마음이 드는 내가 참 고약하다. (정완, 이혼한 엄마) 아빠의 재혼소식을 들은 태극은 엄마도 하루빨리 연애해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무엇이든지 다 해 주고 싶을 정도로 예쁜 여자친구 예원을 만나면서 엄마와 헤어진 아빠가 점점 더 야속해진다. 남편의 재혼소식을 들은 정완은 떠나간 남편이 아쉽다는 생각을 하던 중 친구 지현의 미용실에서 우연히 도영을 만난다. 열 살, 애어른 사랑이 아닌데도 전화를 기다린다면 그것은 자존심의 문제다. 남편만큼 행복한 척하려면 남자가 필요하다. ‘이래 봐도 나 남자 있어. 쿨하게 축하해줄게.’ 하면서 턱을 치켜들고 싶었다. 거울 속 나를 향해서라도. (정완) 태극은 새엄마가 될 사람을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자신을 싫어한다는 그녀의 말에 상처받는다. 정완이 재혼하는 남편을 의식하며 연애를 하는 척이라도 해볼까 생각했을 즈음, 도영은 지현(정완의 친구)을 통해 알아낸 핸드폰 번호로 정완에게 접근하고 그들의 데이트는 시작된다. 엄마, 연애해? 다시 말하지만 엄마에겐 남자가 필요하다. 아빠가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2월 18일 토요일, 엄마는 날 붙들고 심란한 표정으로 아침 술을 마실게 아니라 남자와 보란 듯이 데이트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미리 남자를 만들어놓아야 한다. (태극) 태극으로부터 엄마에게 남자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준모(전남편)는 정완이 못마땅하다. 그럴수록 정완은 더욱 적극적으로 연애를 해야겠다는 오기가 발동한다. 같이 일하는 파트너 오감독과 충동적으로 잠자리를 갖게 된 날 도영의 몸도 받아들인다. 사랑의 결정체 엄마가 연애를 산다는 사실은 거울 앞에 앉아 있는 횟수가 증명해준다. 옷을 입는 게 한층 젊어졌고 아줌마처럼 틀어 올리던 머리는 귀여운 단발로 바뀌었다. 단발머리의 엄마는 제법 귀엽다. 엄마가 예뻐졌다는 게 나는 무엇보다 좋다. 지금 엄마의 모습을 아빠가 봤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뚱뚱보, 돼지, 마녀 같은 그 아줌마와 결혼한 것을 후회할 것이다. (태극) 준모의 결혼식에 태극을 데려다 준 정완은 축의금만 전달한 채 바로 돌아선다. 선미(정완의 친구)에게 자신의 연애담을 고백하러 갔지만 결국 말도 꺼내지 못하고 오히려 이혼남과 연애하는 선미의 소식을 듣게 된다. 3학년이 되자 반이 갈리며 예원과 헤어지게 된 태극은 슬프다. 온몸에 눈을 달아 오 감독과 도영의 조건을 도마에 올려놓고 재는 날들이 생겼다. 내 마음의 저울은 오 감독과 만날 때와 도영과 만날 때마다 바뀌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누구 한 사람 포기하지 못하고 만나고 있다. (정완) 도영과 오감독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던 정완의 마음은 점차 도영에게로 기운다. 태극은 데이트코치가 되어 엄마의 연애를 돕지만 한편으로는 서운하다. 태극은 한 달에 한 번 새엄마가 있는 아빠의 집으로 가는 것이 불편하고, 예원이에 대한 사랑은 커져만 간다. 국제결혼 후 다른 연인들과 자유로운 사랑을 하던 지현은 처음으로 남자 때문에 가슴앓이를 한다. 엄마 냄새 엄마냄새는 코로 맡아지는 게 아니다. 마음으로 습관으로 맡아지는 엄마냄새. 나는 요즘 엄마냄새 속에 여자냄새가 간헐적으로 끼어드는 것을 느낀다. 바랐던 일인데도 엄마와 나 사이에 거리가 생기는 것 같다. 엄마와 나 사이엔 아빠도 끼어들 수 없는 작은 틈새의 간격도 없었다. 간격이 느껴지는 건 슬픈 일이 아니다. 그저 심술이 날 뿐이다. (태극) 오감독은 정완의 마음을 사기 위해 노력하지만 정완은 도영에게 점점 더 빠져든다. 예원이와 사귀는 줄 알면서도 슬기는 태극이에게 접근하고 태극은 이런 상황이 어색하다. 화장품가게 이혼남과 사랑에 빠진 선미는 결혼 발표를 한다. 사소하고도 질긴 술김이었다. 술이 마음을 무장해제하게 했다. 그래서 주저리주저리 시작한 이야기에 도영도 자신의 삶을 열어 보여주길 바랐다. 그런데 뜻밖이었다. 순식간에 도영으로부터 떨어져나온 기분이 들었다. 그 마음을 알았는지 도영은 어깨를 잡아 안더니 사람들의 시선에 상관없이 입을 맞췄다. (정완) 정완은 도영과 더욱 가까워지고 싶고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지만 도영은 현재를 즐기기만 할 뿐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감독은 지난날 섹스를 사람들에게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정완에게 만남을 강요한다. 슬기는 태극에게 노골적으로 호감을 드러내고 예원이는 태극을 슬슬 피하다 마침내 차버린다. 결혼한 사실에 관계없이 자유로운 연애를 하던 지현은 이혼하고 새로운 연인과 결혼하고 싶어 하지만, 바람남은 가정을 깨면서까지 지현을 만나고 싶지 않다. 현주는 남편의 외도에 상처받는다. 모든 것이 새엄마 위주로 돌아가는 아빠의 집에서 태극은 찬밥 신세다. 예의 없는 나날들 상상 속에서 그렸던 엄마의 연애는 달콤한 거였다. 내가 뿌듯할 만큼 엄마의 연애는 보고만 있어도 신나는 일이었다. 실제로 엿본 엄마의 연애는 이상하게 가슴 아래께가 아렸다. 괜히 심통이 났고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나 아닌 다른 남자한테 웃어주는 게 싫다. (태극) 새로운 연인에게 버림받은 지현은 먼저 떠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태극은 엄마가 연애하는 것이 못마땅하고 좀더 엄마가 자기 옆에만 있기를 바란다. 태극은 슬기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결국 거기에서 거기인 만나면 몸을 섞고 마음을 섞고 말을 섞는 관계. 내 아이를 보자는 말도, 자신의 아이를 보여주겠다는 말도, 자신의 이혼에 대해서도 도영은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오로지 나를 보고 싶어 하고 나를 사랑한다. 나를 사랑한다면서 내 주변의 것들까지 사랑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연애의 목적은 연애를 하는 것에 있다. 단지 그뿐, 진도가 나가지 않는 관계란 어떤걸까. (정완) 태극은 슬기와 만나면서 이별과 새로운 만남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선미는 화장품가게 남자와 결혼한다. 도영과 결혼까지 생각하는 정완, 단지 현재의 만남만 자유롭게 즐길 뿐 그 이상의 관계는 원치 않는 도영의 마음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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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겐 남자가 필요해>는 엄마와 아이가 각자 일기 형식으로 일상을 써내려가는 새로운 스타일의 소설이다. 베스트셀러 작사가 한경혜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있는 이 소설은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자가 살아가는 이야기이며 부모의 이혼 후 엄마와 둘이 사는 10살 남자아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주인공 정완은 이혼 후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하며 아들과 함께 산다. 그녀는 스스로를 이혼녀라고 하지 않고 룸메이트(아들 태극)가 있는 싱글이라고 한다. 아들은 1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아빠와 만남을 가지는데, 아빠가 10살 어린 여자와 재혼한 후에는 아빠와 함께 하는 것조차 즐겁지가 않다. 엄마도 빨리 연애해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막상 엄마가 남자를 만나게 되자 늘 나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웠던 아이도 변하기 시작한다. 이혼녀에게 갑자기 찾아 온 두 가지 사랑, 열 살 아들의 나름 심각한 사랑, 재혼하고도 아내를 구속하려는 전남편의 이기적인 사랑, 이혼을 입에 달고 사는 친구의 색다른 사랑, 국제결혼한 친구의 자유분방한 사랑, 영리한 친구의 순박한 사랑 등 다양한 사랑의 모습이 7개월간 쓰여진 엄마와 아들의 일기에 담겨 있다.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모든 여성들이 ‘엄마’로서의 ‘나’보다 ‘여자’로서의 ‘나’가 우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