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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하기
결혼의 이면 행복한 결혼, 불행한 결혼 결혼과 사랑, 그리고 자유 결혼과 시지프스 신화 2. 신뢰하기 결혼의 지혜 결혼의 수호신 환상적인 결혼이라는 미신 결혼과 침대 3. 수용하기 스트레스 없는 결혼 결혼과 새로운 삶 결혼과 정의 12월의 신부 4. 희망찾기 부부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 농촌의 부부들 결혼과 자아 부부와 유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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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떡장수 할머니는 고개 하나를 넘을 때마다 호랑이에게 하나씩 떡을 빼앗기다가 마침내 한 광주리의 떡을 다 빼앗기고 만다.
살면서 우리도 고개를 넘을 때가 많다. 기쁜 고개일 수도 있고 슬픈 고개일 수도 있다. 진학, 취직, 결혼, 출산, 사별 등등 고갯길은 많기도 하다. 고개 하나를 넘을 때마다 떡장수 할머니처럼 무언가 하나씩 넘겨주어야 고개를 넘을 수 있다. 관념적으로 보자면 한 고개에서는 순수를, 다음 고개에서는 낭만을, 그 다음에는 꿈을… 이렇게 넘겨주면서 허위단심 오누이가 기다리는 집으로 향해 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이 오누이는 마침내 호랑이를 피해 하늘로 올라가 해와 달이 된다고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는 사망에 이르러서야 겨우 우리는 고개 넘기를 멈추는 셈이다. 사람들이 어렴풋이 상상하는 천국이나 극락은 아마도 고개 없는 삶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결혼은 인생에 가장 큰 고개라고 볼 수 있다. 너무나 많은 변화가 결혼과 더불어 나타난다. 성공적인 결혼이 되려면 사소한 습관에서부터 대인관계의 네트워크까지 아주 많은 일들에 현명한 조절이 필요하다. ---pp.166~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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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시겠습니까
얼마 전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소설이 영화화되어 화제를 모았다. 아마도 그 제목에 사람들이 은근히 공감하는 부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한때 마음이 끌렸다는 이유로 남녀가 일생을 서로 담보 잡히려 든다는 점에서 본다면 결혼이란 미친 짓이라고 해도 유감이 없을 만큼 비합리적인 행동일 수도 있다. 신데렐라나 백설공주가 왕자님과 결혼하자마자 허둥지둥 이야기의 막을 내리는 이유도 그 뒤에 나타날 생활의 과로나 권태를 그리기 힘겨워 그랬을 것이라는 농담 섞인 추측도 있다. 그러나 결혼하는 것이 정말 미친 짓이라면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정상적인 것일까. 독신으로 혼자 돈을 세고 앉아 있는 스크루지나 책에 파묻혀 있는 파우스트도 말년에 이르러 삶의 무의미함을 느끼고 다른 삶을 추구하고자 한다. 화려한 파티가 끝난 후 혼자 앉아 있는 비올레타도 프로는 아름답다고 주장하며 독신을 고수하는 인기인도 그 이면에 쓸쓸함을 간직하고 있다. 결혼을 파기했던 사람들조차도 대부분 결혼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는 확신 아래 다시 재혼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 『결혼은 결혼이다』는 '결혼'이라는 배를 탔지만 나침반을 잃고 정박해 있거나 표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가가 보내는 마음 따뜻해지는 '프로포즈'이다. 이른바 적령기가 지나도록 결혼을 안 한 어떤 여자에게 주위 사람이 물었다. "결혼 안 하신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세요?" "사실은 내내 이상적인 남성을 찾고 있었거든요." "저런. 그런데 찾지 못하셨군요." "그런 건 아니예요. 찾기는 했었지요." "그런데......?" "그 남자도 이상적인 여성을 찾고 있더라구요." 이렇듯 저자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경험하게 만드는 위트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부부란 어쩌면 서로 깨어진 꿈을 위로하며 살아가라고 신이 맺어준 상당히 인도적인 시스템인지도 모른다고 '결혼' 문제에 대한 유쾌한 결론 하나를 내어놓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결혼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사람들마다 그 기준이 모두 다르니 참으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그래도 우리들이 결혼을 앞두고 골몰하는 고민거리나 결혼생활을 해나가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게 마련일 테니, 상담전문가인 저자가 따뜻하게 내미는 손을 맞잡고 그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여보는 것도 괜찮은 일일 것이다. 환상적인 결혼을 꿈꾸기보다는 결혼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만만치 않게 대두되고 있는 이즈음, 그런데도 우리는 결혼을 하고 또 그 결혼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쓴다. 작가는, 그것이 우리가 삶에서 얻고자 하는 사랑이나 신뢰, 수용이나 희망이 아직 결혼에 남아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결혼에 관한 지나친 환상이나 비판에서 벗어나서 "결혼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결혼 그 자체"라는 생각이 오히려 바람직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리라고 본다. 한편, 이 책에 실린 16편의 결혼 칼럼과 그에 따르는 48편의 에세이에는 결혼문제로 고민에 빠져 있는 이들을 마음 놓이게 하는 따뜻한 위안이 있는데, 우리 옛사람들의 결혼문제에 대한 독특한 비방 한 자락도 날선 마음을 다독여준다. "결혼했다고 해서 우리가 젓가락 두 짝처럼 꼭 붙어 다녀야만 하는 겁니까?" 혼자서 낚시 가는 걸 좋아하는 남편에게 분통을 터뜨리는 아내, 아내는 부부란 젓가락 두 짝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부부란 함께 살지만 혼자서도 기능할 수 있는 포크 정도라고 생각하는 이런 경우, 한 번은 같이 가고, 한 번은 혼자 가고,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내놓기도 한다. 배우자의 다른 기질을 서로 이해하고 한발씩 물러서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글을 읽어나가면서 저자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다 보면, "배를 탔으면 정박해 있지도 말고 표류하지도 말고 다만 항해하라"고 한 어느 철학자의 말대로 우리의 결혼생활이 힘차게 항해를 계속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 결혼을 앞에 둔 자아의 딜레마에 관한 격조 높은 지혜를 담고 있는 칼릴 지브란의 「사랑과 결혼의 시」를 인용하는 저자의 지혜를 배워봄직도 하다. 그러나 그대들이 같이 있음에 공간이 있게 하라. 하늘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로 춤 출 수 있도록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의 구속을 만들지 말라. 그대들 영혼의 해변에 출렁이는 바다가 있게 하라 상대방의 잔을 채워주되 한 잔으로 마시지 말라. 당신의 빵을 상대방에게 주되 같은 빵을 서로 먹지 말라. 같이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라. 그러나 각자는 혼자 있도록 하라. 마치 거문고의 줄이 같은 음악을 따라 움직이면서도 혼자 있는 것과 같이 너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주되, 상대방이 소유하지 않게 하라. 생명의 손만이 너의 마음을 완전히 소유할 수 있으니 같이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지 말라. 성전의 두 기둥은 서로 떨어져 있으며 전나무와 사이프러스 나무는 상대방의 그늘에서 자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