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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사
초상화 살인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
Iain P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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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안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 지적인 우월감에 찬 비평가 윌리엄 나스미스와 재능도 배경도 내세울 것 없이 적당히 세상의 때가 묻은 화가 헨리 맥알파인이 청년 시절부터 중년까지 우정을 나눈다. 당연히 비평가가 화가에게 늘 조언하고 이끌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들 앞에 두 여인이 있다.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으나 그림을 선택함으로써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게 된 화가 에블린, 그리고 매춘부 겸 모델인 재키. 한 사람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도 담을 수 있는 초상화와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얽힌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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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들이여, 조심하시오!”
미국 화가로서 영국에서 활동하며 인상파의 선구자라고 불린 휘슬러가 1877년에 연 전시회에서 한 작품에 200기니라는 값을 매겼다. 이에 대해 비평가인 존 러스킨은 어릿광대가 관객의 얼굴에 물감 한 통을 내던진 대가로 200기니를 요구했다는 말을 듣게 될 줄 몰랐다고 했고, 휘슬러는 그를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서양미술사》에서 곰브리치는 ‘이 불행한 소송 사건의 원고와 피고, 양쪽이 모두 실제로는 공통점이 매우 많았다는 사실은 이상한 일이다. 양쪽 모두 주변의 추악함과 천박함에 깊은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이 사건이 화가와 비평가의 불화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로 기억될 뿐이다. 《초상화 살인》에도 이 사건이 언급되는데, 어쩌면 이 책의 주인공인 헨리 맥알파인은 소송보다 은밀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으로 비평가에게 복수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가 택한 방법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악성 댓글을 삼가자는 공익광고가 나오는 이 시대에는 꼭 비평에 노출된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헨리 맥알파인의 심정에 공감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처음엔 믿을 수 없어 하고 점차 그만 읽고 싶어하다가 결국은 끝까지 읽고 싶은 욕구에 이끌리거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냉정을 유지하려 애쓰지만 결국은 그런 방어 노력이 산산조각 나게 돼. 단어 하나하나, 은유 하나하나, 경멸적인 표현 하나하나가 읽는 사람을 집어삼키면서 고통은 점차 가중되지. 지금 자신이 읽는 평이 악의와 편견에 찬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니고 진실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어쩔 줄 모르게 돼. 그런 비난에 말로 맞선다 해도 소용없지. 아무도 그 말을 듣지 않고 아무런 반응도 없기 때문이야. 비평가는 결코 자신의 말에 책임지지 않아도 되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