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여는 글
서문 신문고 옥사가 일어나다 음모 급류를 벗어나 괴변 암투 그림 속의 그림 대마도 정벌 집현전 학사 마음의 병 애가 괴로운 인연 깨어진 거울 아, 훈민정음 |
|
노구(老軀). 늙은 몸이다. 그 몸에 후려치는 난장은 채찍처럼 몸을 휘감는 게 아니라 앙상한 뼛조각을 한순간에 바스러뜨릴 듯 사납게 몰아쳤다. 자신의 무고와 억울함을 호소하면 할수록 박은의 눈매는 가늘어지고 매 끝에 인정이 묻어나지 않았다. 옥사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누구 보다 마음 아파한 것은 상감이었다. 한나라의 지존이며, 한나라의 국모로서 힘 한 번 써 보지 못한 자신의 무능함을 상감은 뼈가 저리도록 안타까워했다.
“중전, 참으로 미안하오. 양위마마는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모르지만 우리만은 다른 생각을 하지 맙시다. 어떻게든 힘을 합해 어려움을 견뎌나갑시다.” 상감은 어떻게든 방책을 마련하려 했지만 자신의 미약한 힘으로는 장인을 구할 방도가 없었다. 근자엔 바람까지 거칠었다. 매서운 날씨에 몰아치는 찬바람은 감옥에 갇힌 이에게 혹독한 추위를 몰고 왔다. 심온은 바들바들 떨었다. 그가 수원으로 입송되어 가던 날 양위마마의 심부름을 나선 무수리가 형부의 일을 보고했다. “쇤네가 영상 대감이 떠나는 것을 보았사온대 추위에 몹시 힘들어 하셨습니다. 쇤네가 처네(어린아이를 업을 때 사용하는 작은 포대기)를 영상대감께 드릴 때 나졸들이 험상궂게 나무랬으나 금부진무(禁府鎭撫) 이양(李楊)이라는 분이 쇤네의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 p.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