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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제1부 우주로 가는 길 제2부 지구는 푸른빛이었다 옮긴이 해설 - 러시아 우주개발사 부록 1 - 세계 우주개발의 역사 부록 2 - 한국 우주개발의 역사 부록 3 - 국내외 우주개발 연표 |
Yurii Alekseevich Gaga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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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4월 12일은 인류가 미지의 장소인 우주를 인식하고 연구하고, 또 개척해 온 이래 가장 극적이면서도 감격적인 날이었다. 이날 구소련의 한 우주비행사가 인류 최초로 지구의 대기권 밖을 벗어나 우주를 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인류는 이로써 본격적인 유인우주시대의 서막을 열었고 지구라는 한정된 세계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의 도약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이 우주개발사의 일대 혁명과도 같았던 사건의 중심에 바로 가가린이 있다. “그날”의 주인공, 즉 인간으로서 최초로 우주를 비행한 인물이 바로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1934~1968)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유리 가가린은 우주개발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구소련의 평범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콜호스라 불리는 소련의 집단 농장에서 목수 일을 했고 어머니 역시 가축의 젖을 짜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 역시 다만 열다섯의 어린 나이에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공장에서 견습공으로 일해서 받은 급여의 절반인 15루블을 고향의 어머니 앞으로 송금”하곤 했던, 사려 깊고 평범한 소년이었을 뿐이다. “짧은 기간 동안 우리는 무려 40회나 낙하했다. 한 회 한 회가 결코 같지 않았고 매번 다른 체험을 했다. 그래서 언제나 불안과 희열이 교차되는 감정을 맛보았다. 뛰어내리기 직전 온몸에 밀려오는 피로감, 내려오면서 느끼는 스릴과 쇼크, 그리고 바람을 찢는 소리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낙하훈련은 인격을 단련시키며 의지를 굳게” 했다는 등 구체적이고 생생한 훈련과정 역시 흥미롭게 읽히는 지점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1961년 4월 12일의 이야기를 가가린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책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러시아 우주개발사」 「세계 우주개발사」 「한국 우주개발사」 「우주개발 연표」 등의 부록이 함께 실려 있다. 미지의 세계에 보내는 한 인간의 뜨거운 애정 “우리는 우주비행에서 갖추어야 할 내용을 알게 됐다. 그것은 우주비행사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이론, 우주선의 설비와 장치를 익숙하게 다루는 능력 등 폭넓은 것이었다. 로켓공학, 기초 우주공학, 우주선의 구조, 천문학, 지구물리학, 우주의학 등이 우리가 배우는 과목이었다. 비행기의 무중력 조건에서 몸이 뜨는 일을 비롯하여 우주선실 모형, 인공적으로 소리를 차단한 방, 열기실 등 특별히 만들어진 밀실 속에 들어가거나, 원심력 장치와 진동 스탠드에 올라가는 등의 여러 훈련이 예정되었다. 말하자면 할 일이 태산 같았다. 우주비행의 준비완료 제1호라는 곳까지 도달할 일은 정말 까마득해 보였다.” 사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누구의 삶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우주비행사로서 가가린의 삶은 더욱 고되고 힘들어 보인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이겠냐만은, 아무리 그래도 배워야 할 것, 알아야 할 것, 준비해야 할 일 들이 지나치게 많아 보인다. 그의 매일 아침은 “날씨와 상관없이 밖에서 이루어”지는 “한 시간의 예비체조로 시작”되어, “체조, 구기, 뜀틀 넘기, 평행봉, 아령 들기” 등의 기초 체력 훈련으로 이어지고, “수영을 못하거나 무서워하는 사람은 우주비행사로는 낙제감이”기에, 그는 수영과 잠수 훈련은 물론이거니와 “강 옆의 비행장에서 이루어지는” 낙하산 훈련마저 감내해야 했다. 이 책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바로 그 지점이다. ‘인간의 우주비행’이라는 누구도 수행한 바 없는 두렵고 위험한 역할 앞에서 가가린은 결코 움츠러들지 않았다. 그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건 가족과 조국과 동료에 감사했고, 우주라는 거대한 세계에 자신의 모든 집념을 쏟아 부었다. 바로 다음의 고백처럼 말이다. “어떤 때는 몇 날 며칠을 계속하여 비좁은 장소에서, 그것도 격리된 상태로 놓여졌다. 이러한 독방생활은 우주비행사의 신경이나 심리적 강인함을 길러 줄 것이다. 외부세계와는 물론 완전히 단절됐다. 일체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공기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다. 말 상대도 없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예정표에 따라서 무선연락을 해야 한다. 연락 또한 일방적이다. 한 마디의 응답도 없다. 만일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누구 하나 도와주러 오지 않을 것이다. 혼자만의 완전한 고독. 의지할 곳은 나 하나뿐. ‘독방’은 괴롭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그곳에 발을 디딘 순간 도대체 몇 시간이나 있게 될는지, 오로지 혼자서, 내 자신을 마주보며 언제까지 앉아 있어야 할지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는 점이었다. (……) 완전한 고독에 접어들면 인간이란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고, 지난 인생을 다시 돌이켜보게 된다. 그러나 나는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려 했고, 주변의 신뢰를 한 몸에 받으며 우주로 날아가는 날만을 생각했다.” 이 책에 보이는 그의 뜨거운 열정과 무한한 노력에 읽는 이 모두는 깊이 감동하게 될 것이다. 푸른빛의 지구, 처음 인간의 눈으로 바라본 아름다운 우리 별 현대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주시대다. 우주에 쏘아 올린 위성을 통해 우리는 걸어 다니면서 전화를 하고 TV를 시청하고 막히지 않을 만한 길을 찾아 차를 돌린다. 그러나 유리 가가린이 살았던 시대만 해도 인간과 우주가 이처럼 가까워지리라고는 쉽게 단정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인간으로서는 처음,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았을 때 그가 느낀 감격을 지금의 우리는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으리라. “지평선을 바라보니 밝은 지구의 표면에서 시커먼 하늘로 바뀌는 대조적인 변화가 보였다. 지구는 선명한 색조로 아름다움이 넘쳐났으며, 옅은 푸른빛이었다. 이 옅은 푸른빛은 서서히 어두워졌고 터키색 같은 하늘에서 파란색, 연보라색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석탄 같은 칠흑이 되어 갔다. 이 변화는 정말로 아름다웠고 눈을 즐겁게 했다.” 우주 속에 펼쳐진 별들의 파노라마는 또 어떠했을까. “거기에는 별이라는 씨앗이 심어져 있었다. 이 별들은 밝게 빛나서 마치 금세 탈곡기를 빠져나온 새하얀 낟알 같았다. 태양도 놀랍도록 밝게 빛나 육안으로 아무리 가늘게 뜨고 본다 해도 직접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지상에서 보는 태양보다 몇십 배, 아니 몇백 배나 더 밝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동안 무심코 잊고 지냈던 지구와 우주의 존재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땅이 우리에게는 이미 너무도 당연하고 마땅하다 생각하기에 인간은 대자연 앞에서 그토록 오만한 것이 아닐지. “지평선 위에서 밝은 오렌지색이 빛나기 시작했다. 하늘색, 파란색, 연보라색, 검정에서 이제는 일곱 색깔 무지개의 서광이라! 도저히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색의 조화!” 이 책은 가가린이 경험한 최고의 순간을 통해 우리가 사는 아름다운 푸른 별에 관한 깊은 사색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것을 따라 가는 여정은 이 책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커다란 즐거움이다. 러시아 우주개발, 그리고 “내 생애 가장 놀랄 만한 하루”에 관한 아주 특별한 기록 역사상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스푸트니크 2호를 타고 우주로 간 최초의 동물 라이카, 가가린이 이룬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테레시코바, 최초의 우주유영, 최초의 우주정거장 살류트(이 우주정거장 장기 계획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우주선이 2008년 4월 8일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탑승하게 될 ‘소유스’로, 1967년 제1호기가 발사된 이래 많은 수의 소유스 우주선이 살류트와 도킹하여 여러 가지 우주실험을 행했다), 본격적인 우주정거장 미르……. 모두가 잘 아는바, 우주개발에 있어 러시아가 이루어 낸 성과는 한 자리에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놀라운 것들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상당히 유익하다. 함께 실린 「러시아 우주개발사」를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러시아 우주개발에 관한 이야기를 비교적 소상히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가린이 직접 회고하는 구소련 당시의 우주개발에 관한 이야기야말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우주비행사로 선발되기까지의 과정, 이후 훈련센터에서의 낯선 경험들과 생생히 표현되는 고된 훈련과정, 그의 곁을 지킨 구소련 우주개발의 핵심인물들에 이르기까지, 그 자신의 경험담인 만큼 가가린은 이 책에서 아주 현장감 있는 내용들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내 생애의 가장 놀랄 만한 하루”, 즉 1961년 4월 12일에 벌어진 일들을 가가린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책이라는 큰 의미를 지닌다. 그가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붉은 카펫이 깔린 연단 위에서 “소비에트 우주선 보스토크호에 의한 인류역사상 최초의 우주비행을 4월 12일 성공적으로 마쳤”음을 힘차게 보고하는 장면에선, 심지어 어린 시절 그가 다닌 어느 주물공장 반장의 말을 연상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불은 강하다. 물은 불보다 강하고 흙은 물보다 강하다. 그러나 인간이야말로 무엇보다 강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