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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종말
다섯 가지 이야기 문명 깨끗한 물 파멸 폭력 구제 불능의 문명 반폭력 땅의 소리 듣기 부양능력 자연계의 요구 약탈자와 먹잇감 선택범위 학대 점령의 문화 문명이 세계를 죽이는 이유 1 문명이 세계를 죽이는 이유 2 문명 허물기 1 폭력의 역사 증오 사랑은 비폭력이 아니다 도망갈 때가 되었다 용기 희망 문명인들은 웃으면서 당신을 찢어죽인다 그들의 정신병은 고질병이다 낭만적 허무주의 철저한 부정 행동으로 옮기기 지레 받침 폭력 지속 가능성을 위한 소비활동 감정이입과 타자 반격할 것인가? 스타워즈 주 참고문헌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
Derrick Jen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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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국내에 소개된 <거짓된 진실The Culture of Make Believe (2004)>에서 증오와 폭력으로 물든 문명의 모습을 지독하도록 파헤쳤던 저자가 2년 후인 2006년 6월에 출간한 책이다.
두 권에 걸친 1100여 쪽 분량의 이 책에서 저자는 여전히 ‘구체적’이고, 따라서 잔혹하다. 게다가 이번에는 불편하기까지 하다. 도덕적인 이유에서건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에서건 분명히 말하기 꺼리는 문제를 저자는 면전에서 정색하고 묻는다. 다시 말해, 끝까지 간다. 문명의 막장 서양장기 체스의 진행에서 승부를 가르는 마지막 국면을 ‘엔드게임’이라 일컫는다. 저자가 보기에 지금의 문명은 파국을 향해 거침없이 치닫는 엔드게임에 다름 아니다. 이 엔드게임에 어떻게 제동을 걸어야 할까?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문명의 문제를 책머리에 20개의 전제로 ‘테제화’ 한다. 숨기거나 얼버무리지 않고 곧장 자신의 주장을 말해버린 후 하나씩 풀어간다. 지독히 솔직한 저자의 이런 대화법은 특유의 구체적 사례와 경험을 근거로 묘하게 힘을 얻는다.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의 행간이 막힘없이 넘어가는 이유이다. 책의 1권은 ‘문명의 문제’라는 부제에서 보듯이 문명이 생긴 이후 경과해 온 족적이 착취와 폭력에 기반한 점령의 문명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라는 사실을 밝히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가 보기에 문명은 발생적으로 도시문명인데, 도시의 주변 나아가 지구적 범위에서 인간과 비인간(생물과 무생물을 아우르는)에 대한 착취를 통해서만 스스로를 버틸 수 있는 문명이다. 그 착취를 지속하기 위한 방법은 폭력이다. 이 폭력은 체계적으로 단계화(hierarchy) 된 문명의 구조를 타고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그 폭력의 결과 이미 환경은 절멸의 벼랑에 다다랐고, 전통사회는 절멸되었거나 절멸되는 과정이고, 그 구성원은 ‘미쳐서’ 생명을 파괴하고자 하는 ‘죽음의 충동’에 충실하다. 저자는 여기서 묻는다. 이 폭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뭘 더 기다려, 형제? 자, 가자구 국가와 기업, 그리고 학대자의 폭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곤혹스럽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거나, 당연한 것이거나 혹은 도덕적(!)으로 부당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우리는 그 점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저자는 줄기차게 질문한다. 단계의 저 위쪽에서 흘러 내려오는 폭력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책의 1권과 2권에 걸쳐 ‘문명이 세계를 죽이는 이유’를 23가지 얘깃거리에 담아, 저자는 삶의 근거인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토지(비인간)를 파괴하는 문명에 왜 또 어떻게 저항할 것인가 밝힌다. 재치 넘치는 문장을 오가며 태연히 그러나 진심으로 ‘문명 허물기’를 얘기하는데, 특히 비폭력주의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저자는 비폭력주의에 상당히 비판적이다. 그것은 눈앞에 벌어지는 폭력에 대한 대응으로 비폭력이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오히려 저자는 반폭력(counterviolence)의 입장을 지지한다. 저자의 이 무모해 보이는 저항이 과연 성공할까? 어떤 사람은 ‘정말 이 사람이 그렇게 할까?’라고 질문을 하기도 하겠지만,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아마도 실행 될 ‘한반도대운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한 번 읽고 싸움에 나선다면 어떨까? 꼭 책의 말미에 있는 ‘옮긴이의 말’을 읽어 보기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