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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별일 없는 날
검정 비닐봉투 아무 일도 없다 정들어서 좋다 꽃씨의 운명 동지섣달 꽃 본 듯이 표시 나지 않는 것 너에 대한 사용설명서 보험을 권유받을 때 쓰레기 버리는 날 몰래 시간과 시계 월요일 아침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면 아이스크림 신기루를 보았다 한눈팔다 흔적을 남기다 2부 이래야 할까, 저래야 할까 ‘주의!’라는 팻말을 보면 68 이래야 할까, 저래야 할까 71 멋지다 76 세상과 나의 속도 79 얼마나 필요할까 82 내게 재능이 있을까? 86 혼자 떠나는 여행 89 어떻게 살고 싶냐고요? 92 함께 살고 싶을 때마다, 함께 살고 싶지 않을 때마다 95 죄의식의 크기 98 불량식품을 먹고 싶은 날 101 직장을 옮기고 싶을 때 104 신발이 발에 맞지 않는다면 106 다시 돌아올 수 없다 해도 109 내가 틀렸다 112 혼자라고 느낄 때 118 3부 나와 참 다른 사람들 사소한 고백 상상 속의 그 사람 기억의 오류 내가 나를 몰라서 진심을 안다는 것은 그 사람, 어떤 사람일까? 내가 누군가를 비추는 거울이라면 어이없을 때 별것도 아닌데 사람들 앞에서 넘어졌다면 먼저 등을 보여야 할 때 우리가 멀어졌다고 느낄 때 말할 수 없는 비밀 익숙한 풍경이 낯설게 느껴질 때 나만의 아지트 나누지 못하면 4부 소심해서 그렇습니다 사랑에 대한 환상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이유 이해가 필요할 때 소심해서 그렇습니다 무관심보다 무서운 관심 과거가 발목을 붙잡을 때 충고를 해야 한다면 미안해요 준 것과 받은 것 서비스 뻔히 알면서 손해 볼 때 고마운 사람들 물거품처럼 사라진 사람들 키가 작아서 헤어질 때 모습 5부 가족이라는 말 콩깍지의 진실 결혼의 조건 맞추려고 노력하는 게 싫어 내 다리인 줄 알았지 이럴 줄 몰랐습니다 구름과 강처럼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자식이 부모를 생각하는 비중 아빠, 다녀오셨어요? 빵을 살까, 복권을 살까 나도 맛있는 거 먹고 싶었지만 여자의 가방 밥이나 먹자 그리움의 맛 관계와 관심 노인과 잘 지내는 법 지겨운 유언비어 ‘그냥’이라는 말 6부 아무렴,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을까 그까짓! 하면서 아무렴,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을까 반성하지 말아야 할 때도 있다 찾고 싶은 것만 찾는다 기억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오히려 잘됐다 밟힐수록 좋다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왜 노력해야 하지? 굳은살 괜찮다 꿈은 꿈일 뿐이라는 사람들에게 잘될 조짐 극복하다 허공의 줄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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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선택의 기준이 ‘이것’ 아니면 ‘저것’이고
질문의 답이 ‘예’ 아니면 ‘아니오’여야 한다는 것에 쉽게 수긍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고 저것이고 아무것도 선택하고 싶지 않고 예고 아니오고, 아무런 답도 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세상에는 있는 법입니다. 그는 어떤 선택이나 질문 앞에 두려움도 불안도 없이 자신만만한 사람이 오히려 이해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허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소심해서 더 상처 받고, 우유부단해서 더 손해 봅니다. 타인에게 상처 주고 손해 주느니 그게 더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 p.176 혹시 몰라 넘어질 때를 대비해 곁에 사람을 둔다 해도, 넘어질 때는 언제나 혼자입니다. 내 본성에 걸려 넘어지고, 다른 사람한테 차여 넘어지고, 희망을 헛디뎌 넘어집니다. 그러나 넘어지면서 배웁니다. 많이 넘어질수록 더 빨리 배웁니다. 그러니 일어서도 또 넘어질 거라는 유혹 따위에 쉽게 넘어가지 말고, 자신을 넘어지게 한 것에 대해서 어물쩍 넘어가지 말고, 넘어진 곳을 단호하게 짚고 넘어서야 합니다. 그리고 보는 사람이 많을 땐 아무렇지 않은 듯 툭툭 털고 일어서는 것이 좋겠지만 많이 아프면 남의 눈보다 자신의 상처를 돌보는 데 더 신경 쓸 일입니다. --- p.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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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이 아닌 그 어떤 것에 대한 이야기
사람이 많은 곳에서 넘어졌을 때 일어나야 할까 말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봐야 할 것은 다른 사람의 시선일까, 나의 상처일까?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까봐, 그래서 당장 다음날 친구를 못 보게 될까봐 걱정했는데 다음날 아침 아무 일도 없을 때, 어젯밤 고민은 진짜 아무것도 아닌 걸까? 길을 걷다가, 사람을 대하다가, 일상을 살다가 떠오르는 생각들이 너무 작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 세상에 온갖 중요한 것들이 넘쳐나서 이런 작은 생각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져서다. 그러나 어쩌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우리가 숨 쉴 구멍이란 이런 작은 생각들이 아닐까. 그래서 아무것이 아닌 게 아니라 우리 삶에 필요한 그 어떤 것이 아닐까. 이 책에는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넘기기 쉬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읽다보면 나만 그런 것 아니라고, 다른 사람도 그렇다고 소심한 게 잘못이 아니라 실은 남들보다 더 섬세하고 따뜻한 거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꽃이 없어서 이것으로 대신합니다][문득, 묻다]의 유선경 작가 신작 산문집 섬세한 시각과 공감능력으로 많은 사람의 아침을 감동으로 열어주고 있는 라디오 방송작가 유선경. ?소심해서 그렇습니다?는 열두 살 때까지만 소심할 것이라고 맹세한 뒤 그 뒤로는 무심한 척 보호색을 띄고 살아왔다는 작가가 오랜 기간 머릿속에서 품고 있던 보통의 느낌들을 짧은 글로 묶은 것이다. 짧은 글이지만 깊이는 짧지 않다. 작가 특유의 쉬운 말로 쓰여 있어 술술 읽히다가 어느 시점에서 탁, 하고 가슴에 와 닿는다. 일상에서 만나는 순간적 느낌을 섬세한 시각으로 담은 ‘별일 없는 날’, 누구나 사람을 대할 때 머릿속으로는 떠올렸으나 입 밖으로 꺼내기는 어려웠던 생각을 담은 ‘나와 참 다른 사람들’, ‘소심해서 그렇습니다’, 문득 아무것도 해놓은 게 없다고 느껴질 때 읽어보면 위안이 되는 ‘아무렴 아무것도 해놓은 게 없을까’ 등은 읽으면서 공감하고 덮고 나면 긴 여운을 남기는 글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