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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무리엘 비야누에바 페라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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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에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태어났다. 발렌시아 대학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했고, 지금은 바르셀로나 산 킨티 데 메디오나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면서 1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의 유명 문화 동호회 '바르셀로나 아테네우 창작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두 엄마: 거의 행복한 어느 가족 이야기』로 문단에 데뷔하였으며, 1997년에는 『리타의 눈: 여동생 입양을 위해 떠난 여행』으로 발렌시아 사군토 시 '고마 데 나타' 상을 수상하였다.
역자 : 배상희
1969년에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같은 대학 통역번역대학원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했다. 지금은 스페인어로 씌어진 좋은 어린이 책을 소개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동방박사의 선물', '오! 행복한 카시페로', '안녕, 캐러멜!', '내 주머니 속의 괴물', '난 좋아'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10g | 128*188*20mm
ISBN13
9788992997003

책 속으로

“서양의 가정은 아프리카의 가정과 같지 않아요. 또한 21세기의 가정은 15세기의 가정과 같지 않고요. 가정이라는 개념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죠. 왜 그렇게 두려워하는 거죠? 우리가 제도를 무너뜨리기라도 할까 봐서요? 우리가 당신들에게 게이와 레즈비언이 되라고, 그래서 결혼하라고 강요라도 하는 것 같네요. 동성 커플이 결혼한다고 해서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나요?”
--- pp.38
“아이들에게는 정체성의 모델이 필요해요.”
“정체성의 모델이 어떤 건데요?”
“남자와 여자요.”
“태도 말인가요? 바지와 치마? 힘과 부드러움?”
“소아과 의사로서 이건 이미 현실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이유로 동성 커플과 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연구에 따르면 그들은 올바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면 이제 정신과 의사들의 의견에 대해서 연구해야 되겠네요…….”
“그런데 왜 폭력적인 환경의 가정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연구하지 않죠?”
“그 말은 동성 커플 가정에는 어떤 폭력 문제도 없다는 걸 뜻하나요?”
“이제 미묘한 의미 차이를 살펴볼까요?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폭력 없이 사는 것? 아니면 엄마 아빠와 사는 것?”
--- pp.43
저는 언제나 이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히 인식해왔습니다. 제가 힘들었던 이유가 저를 세상에 내보내기로 결정한 우리 엄마의 성적 지향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다른 것들 때문이었습니다. 교회와 법과 사회적 억압. 바로 그것들이 제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언제나 저의 한 부분을 숨기도록, 더럽게 여기도록 했습니다. 그것들이 저를 그렇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제 다른 아이들에게는 그런 일이 절대로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냅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제가 이런 말을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군요. 저는 계속해서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까?
--- pp.49
“실례지만 이 아이는 마리아 선생님 딸 아닌가요? 우리 과일 가게 앞에 있는 학교에서 일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아이랑 같이 과일 사러 여러 번 왔거든요. 그렇지, 얘? 아줌마 기억하지?”
그런데 사라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고 한다. 평소에 엄마들이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일렀으니까. 누리아 엄마도 조금 놀라서 그냥 서 있었는데 그나마 옷 가게 아줌마가 이런 말을 해서 다행이었다고 한다.
“요즘 세상에 어디 엄마가 한 명만 있으란 법이 있나요?”
“정말 그렇게 말한 거 있지! 나이 드신 아줌마인데 말이야.” 하고 사라가 이야기를 끝낸다.
--- pp.53
나는 그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게 아니라 아예 말할 줄을 모르는 것이다. 한 번도 말해본 적이 없으니까. 말할 수 없으니까. 말할 수 없는 비밀이니까. 식사 시간에 누리아 엄마가 마리아 엄마한테 화가 나서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고, 그래서 나는 지금 가족 없이 혼자 남게 될까 봐 무섭다고 말하기 전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우리 엄마가 레즈비언이라고? 나한테는 엄마가 둘이 있다고? 설명할 수 없는 그 사실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테니 절대로 말하지 말라던 그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 pp.97~98

“저는…… 마리아의 파트너예요. 카를라의 엄마랑 같이 살고 있는……. 그러니까 사실 제가 온 이유는…… 엄마로서 아이의 교육에 막중한 책임을 느껴서요……. 그러니까 카를라를 딸로 여긴다는 말씀이에요. 게다가 오늘 마리아가 올 수 없는 상황이어서…….”
말해버렸다.
네우스 선생님은 4초 동안 거의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눈썹을 치켜세운 채 어딘가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아아!”
선생님이 다시 누리아를 보면서 외쳤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덧붙였다.
“네, 이제 이해했어요.”
선생님의 눈에 이해하는 빛이 역력히 보였다. 긴장이 풀리자 누리아는 울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야 했다. 그나마 조금 남아 있던 긴장감이 울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해하신다니 다행이네요.”
“카를라가 저한테 아무 말도 안 했거든요.”
“그럴 나이인 것 같아요…….”
“당연하겠죠. 두 분은 멋진 따님을 두셨어요…….”
바로 그 순간 누리아의 마음이 활짝 펴졌다. 교실이 아주 조그맣게 느껴질 정도로. 누리아는 그때까지 한 번도, 단 한 번도 멋진 딸을 두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사실 카를라가 두 사람의 딸이라고 말해준 사람조차 없었다.
--- pp.112~113
“엄마는 누리아가 참 좋아.” / “알아.”
“그리고 누리아도 엄마를 사랑해…….” / 말해야 할 순간이었다. /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야. 알겠니?”
“사랑하는 사이?” / “응.” / “남자랑 여자처럼?” / “응.”
“아! 알겠다! 그래서 둘이 같이 자는구나.” / 마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둘이 뽀뽀도 해?” / “응.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아아.” / 꼬마 카를라는 어깨를 으쓱했다.

--- pp.140

출판사 리뷰

2005년에 동성 간 결혼과 입양이 합법화된 스페인에서 화제를 모았던 소설. 레즈비언 커플인 두 어머니 밑에서 자란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성적 다양성과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낮은 목소리로 전하면서 인권과 가족에 대한 성찰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가족소설.
이야기는 2005년 가을, 두 엄마 마리아와 누리아가 마침내 결혼할 수 있게 된 바로 그날에서 시작되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를라의 친엄마인 마리아는 카를라가 두 살이 되었을 때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결심하고, 그때부터 카를라는 ‘두 엄마’와 함께 살게 된다. 그리고 엄마들은 피부색이 다른 두 명의 여동생을 입양한다. 카를라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부모’가 ‘두 명의 여인’이라는 것을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 핑계를 대거나 거짓을 꾸미지 않고서 자신의 삶과 가족에 대해 말하고 싶지만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은 그것마저 허락해주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이제 성인이 된 카를라는 드디어 자신의 이야기를, 그 흔치 않은 가족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기로 결심한다. 이 가족의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행복하면서도 행복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그 각별했던 순간들을.
작가는 동성 커플의 결혼과 입양에 관해 넘치는 여론, 특히 많은 경우 사실과 다른 여론에 분노를 느껴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면서 자신의 삶이 힘겨웠던 것은 레즈비언 커플인 두 엄마와 함께 살아서가 아니라 자기 가족을 정상적으로 바라봐주지 않고 차별했던 사회 때문이었다고 힘주어 말한다. 다행히 스페인에서는 동성 간 결혼 합법화 법안이 2005년에 통과되었고, 동성 커플의 입양도 허용되었다. 작가와 그 가족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법 앞에서 동등한 권리를 갖게 된 것이다.
편부모 가족, 혈연에 기반을 두지 않은 공동체와 같은 가족, 동성 커플 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는 어느 사회에서나 이미 존재해왔다. 그럼에도 그런 가족들은 존재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고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도 누리지 못하며 사회적 편견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작가는 ‘이성애 중심의, 혈연 위주의 가부장적인 가족만이 정상적인 가족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고 동성애자에게도 가족구성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따뜻하고도 차분한 어조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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