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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이 잠에서 깨어났다네. 밤하늘 위에 별들이 있는 것을 보고는 세상이 아주 아름답다고 생각했다네. 신들은 이 아름다운 세상을 자신이 만들었다고 생각하면서 떠났다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밤을 만든 게 누구였는가? 바로 훌륭한 결정을 내리고 그것을 실천한 사람들이었다네. 하지만 신들은 그 사실을 몰랐다네. 왜냐하면 그때 신들은 잠에 곯아떨어져 있었고, 자신들이 모든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 안타깝게도 신들은 밤과 별들이 태어날 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네. 그 밤과 별들은 바로 진실한 남녀들이 스스로 만든 밤의 지붕이었네. 그렇게 밤과 별들이 생겨났다네.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를 빛나게 하기 위해 스스로 어두워져야 한다네. 그러나 사실 빛나는 이들은 빛을 끈 이들로 인해 밝게 빛나는 것이라네.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 그 누구도 빛날 수 없다네. --- <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 p.56 이 도시는 병들었어. 이 병은 절정에 달해야만 치료될 수 있을 거야. 이 거대한 고독의 집합체는, 고독이 더해져 몸뚱이가 더욱 더 커진 이 고독은, 결국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고 나서야 자신이 왜 그리도 무기력한지 깨닫게 될 거야. 그래야만, 오직 그렇게 해야만 이 도시는 자네가 본 음울한 잿빛을 떨치고, 작은 마을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오색찬란한 리본으로 단장되겠지. 이 도시는 거울의 냉정한 게임 속에서 살고 있어. 그 게임의 목표는 유리를 발견하는 거야. 그러니 유리가 없다면 게임을 해봤자 아무 소용없겠지. 이 점을 이해하고, 누군가의 말처럼 투쟁하여 더 행복해지기 시작한다면 난 그걸로 충분하다고 봐. 나는 다시 파이프에 불을 붙이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네. 산초, 자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 <딱정벌레기사 돈두리토> pp.113~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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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의 《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와 《딱정벌레 기사 돈 두리토》가 완역되다!
멕시코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마르코스의 우화소설 《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와 《딱정벌레 기사 돈 두리토》가 완역되었다. 검은 스키마스크와 별 세 개가 박힌 낡은 모자를 쓰고 파이프 담배를 즐겨 피우는 것으로 유명한 마르코스는 이미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는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수많은 문학 작품들을 통하여 세상에 눈을 떴으며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부터 정치를 배웠다는 그는 이 책들을 통해 남미 문학과 마야 문명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문체와 기지 넘치는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는 2001년에 한국어판이 발간되었으나, 발췌번역본이었고 원서와는 다른 그림이 들어 있었다. 이 책은 원서의 편집자와 일러스트레이터의 동의를 얻어 원래의 삽화들이 담겨 있는 수정증보판을 완역한 것이다. 마르코스가 책을 썼다고 해서 드러내놓고 현실만을 거칠게 비판할 거라고 단정한다면 오산이다. 이미 그간 발표한 글들을 통하여 명성을 얻은 마르코스는 이 책들에서 찬란한 남미문학의 유산을 계승해 보이고 있다. 현실참여적 내용과 함께 삶과 세계의 기원에 대한 사유를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환상적이고 다채로운 상상력으로 구성하여 문학작품으로서 탁월한 성취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