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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희망의 은유'를 찾아서
1.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김명인 신경숙 소설 비평의 현황과 문제 2. 현학과 과잉, 그리고 '비평의 감옥'/권성우 황종연의 「소설의 악몽」비판 3. 메이저에서 상품화된 마이너들의 농담/고명철 은희경의 『마이너리그』의 비평에 대한 비판 4. '마녀'는 어떻게 부드러워지는가/이명원 전경린의 『열정의 습관』에 이르는 길 5. 비평의 유토피아, '총각 딱지 떼기'의 후광으로 빛나는 /홍기돈 김형중의 『동정(童貞) 없는, 혹은 동정(同情) 없는 세상』비판 6. 초월적 서정주의에 스민 파시즘적 탐미주의/김진석 서정주 시에 대한 초월주의적 비평의 비판 7. 성과 속/신철하 황지우와 그의 시를 위한 메모 8. 무덤 속의 비평/하상일 정과리의 『무덤 속의 마젤란』비판 9. 문학권력 논쟁에서 예술사회학으로/진중권 저자약력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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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탄생. 전경린의 소설을 두고 아마도 우리는 이런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여성의 운명의 형식에 대한 접근으로 요약될 수 있을 그녀의 소설에는 천사의 이미지 아래 혹은 여성다움의 미덕 아래 억눌려 있는 본능의 몸부림, 불온한 정열, 광기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그녀의 인물들은 인내와 희생을 통해 얻어지는 아름다움의 신화를 순종의 미덕을, 나약함을, 그리고 천사에의 칭송을 거부한다. 차라리 그녀들은 거친 야성의 들판에 혹은 어두운 강 깊은 곳에 숨겨져 꿈틀거리고 있는 욕망을, 그리움을, 분노를 불러모으며, 그 힘으로 펄펄 살아 있기를 기원한다. 그리하여 그녀들은 천사이길 거부하고 스스로 마녀가 되며, 순한 양의 외피를 벗고 늑대가 된다. (황도경, 「반란의 성, 반역의 삶」, 259쪽)
황도경이 이 평문에서 집중적인 관심을 피력하는 것은 전경린의 수사학, 그 이미지와 문체에 내포되어 있는 세계 인식의 내용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일종의 '문제론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여성적 글쓰기의 특징을 그 문체의 특이성에서 도출하고자 하는 일련의 여성주의적 비평 태도와 일치한다. 그는 전경린의 소설에서, 꽃 · 뱀 · 염소 · 고양이 · 모래(사막) 등의 이미지들이 어떻게 변주되고 있으며, 이것이 어떻게 전경린 소설의 의미 있는 특질로 드러나고 있는가를 설득력 있게 해명하고 있다. ---pp. 131~1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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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정신의 개화를 가로막는 일그러진 문학 - 제도에 대한 성찰
비평이란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작가의 의식 · 무의식을 읽어내는 한편, 작가로 하여금 그러한 작품세계를 테동하게 만든 사회 현실을 분석해 내는 작업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비평가는 문학 작품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가치를 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문학비평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는 심심지 않게 제기되어 왔다. 특히 출판자본의 영향력에 문학이 포섭되어가고 있다는 우려는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문학 - 제도의 물질적 토대와 직결되는 출판자본의 영향력이 자유롭게 비상하고자 하는 문학 - 정신을 사납게 부여잡고 있으며, 문학비평은 문학 - 제도와 문학 - 정신 사이에서 그 역할을 기꺼이 담당하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주례사 비평을 넘어서』는 이처럼 일그러진 문학 - 제도가 어떻게 문학 - 정신을 가로막는가를 살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 출간되었다. 결혼식 주례사는 새롭게 출발하는 한 가정의 앞날을 축복하기 위해 찬사로 일관하게 마련이다. 한 작가나 작품에 대한 비평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한 권의 책이 나올 때마다 비평의 과잉수사에 둘러싸여 마치 문학사의 한 축이 허물어지고 새로운 문학사 기술이 필요해진 것처럼 시끄럽기 그지없다. 출판자본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문학비평이 가진 한계, 주례사 비평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과잉수사의 인플레이션 속에서 물질논리가 부풀려낸 문학 - 정신의 현주소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